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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월호 | 작가 리뷰 ]

이달의작가 현존에 대한 기록을 담아낸 서사 임의섭,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편집부
  • 등록 2021-06-30 16:37:54
  • 수정 2021-06-30 17: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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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작가

 

현존에 대한 기록을 담아낸 서사

임의섭,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글.안준형 여주시청 주무관, 문화행정가

 

시류에서벗어난기능에바탕을둔생김새

임의섭 작가의 작업을 처음 마주한 것은 십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세기의 끝자락, 새로운 세기의 도래를 앞둔 당시를 돌이켜보자면 각 대학에서 공히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 잡은 공예, 도예, 디자인을 전공한 일련의 ‘작가’ 혹은 ‘디자이너’들이 생활도자기 시장에 발을 내디디고 활발히 활동하기 시작한 무렵으로 기억된다. 이는 소득이 늘고, 서양 문화의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시장에서 생활도자기의 탈 규격화, 고급화, 다종다양화, 서구화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던 당시 상황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동시에 절묘하게 부합하는 것이기도 했다. 지금이야 학생 개개인의 자율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 비교적 다양한 장르를 다룰 수 있다지만, 당시에는 전통을 충실히 계승하거나 전통에 기반을 두고 현대적 변용을 모색하는 이들, 반대로 탈 공예적 관점에서 흙을 단순히 질료로 여기거나 사유를 조형적으로 구현하는데 몰두하는 이른바 현대도예 즉 도조陶彫에 천착한 이들이 극단적 다수를 이루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창조를 업으로 삼는 작가와 후학을 양성하는 교수가 구분되는 외국과는 달리 국내 대부분의 대학 교수진이 스스로 작가를 천명하는 이들로 구성된 데다 도제식 교육방식이 고착화된데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일군一群의 작가와 디자이너들은 직접 빚거나 디자인한 생활도자기의 수공예적 가치와 예술, 디자인적 가치를 주체적으로 강조했으며 작가주의를 표방했다. 이들은 과거의 것과는 확연히 다른, 그 이전에는 본 적 없는 새로운 생활 도자기에 열중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한 일이지만 해외에서 통용되는 기법이나 디자인을 국내에 도입해 스스로 “처음으로 시도해 이뤄낸 창조적 결과물”이라고 주창해도 주목받을 수 있던 시절이기도 했다. 군웅할거群雄割據를 방불케 했던 수많은 작가와 그들이 창조한 생활도자기는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했으며 이는 한국 도자 산업의 중흥中興을 이끈 원동력의 한 축이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도자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늘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던 그들이 어느덧 4050세대가 되었다. 이들 중 일부는 작업을 끊임없이 이어와 중견작가로 안착하기도, 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기도 하다. 임의섭 작가 역시 지금껏 작품 활동을 지속하는 동시에 잠시나마 대학에서 강의를 맡기도 했으며, 자본력을 갖춘대형 도자기업과 공존의 길을 모색하기도 했다. 다시 돌아와 많고 많은 작가와 작업 중에서 십여 년 전 마주한 임의섭 작가의 작품을 비교적 또렷이 기억하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앞서 서술했던 유행처럼 번진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려는 시류에서 한 발짝 벗어나 서두르지 않고 오랜 고민 끝에 도출한 정서가 온편히 담겨있기 때문이었다. 프랭크 윌레트Frank Willett는 장식이 기술의 발달과 함께 생겨난 형식이자 기능에 바탕을 둔 생김새라고 부르며 시간이 흐를수록 단순성을 띤다고 했다. 작가의 작품이 개성 강한 여타의 작업에 비해 독창적이지 않아 시장성이 부족하다는 견해는 지속해서 수요가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반박되고, 오히려 실생활에서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쓰임에 충실한 형태와 만듦새가 임의섭의 그릇이라는 정체성을 담보하게 된 것이다. 처음 마주침 이후 수년의 시간이 흘러 다시금 마주한 작품 역시 첫인의 연장선에 있었으며 최근 몇 년간 전시를 함께하면서도 이러한 인식은 지속됐다. 그 때문에 작가의 작업방식에 대해 천편일률적으로 구획 짓는 것이 마뜩잖기는 하지만 작가를 생활도자 작가로 내심 규정한 것도 사실이다. 포털 사이트에 작가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이미지, 전시 활동보다는 온라인 스토어가 앞서 검색된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얼마 전 산산이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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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1년 5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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