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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1월호 | 작가 리뷰 ]

김대용·타카노 에리
  • 편집부
  • 등록 2021-01-29 12:06:40
  • 수정 2021-01-29 15: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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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흙의 본질, 자연의 움직임을 만드는 도예가 부부
김대용·타카노 에리
글. 박진영
객원 에디터 사진. 편집부

경기도 이천 도자예술마을 예스파크에 살며 작업하는 도예가 부부 김대용과 타카노 에리. 작업 방식과 스타일은 서로 전혀 다르지만 도예가로서 같은 비전을 공유하며 한길을 천천히 동행하고 있다.


“도자는 작가의 의도가 100% 적용되지 않는 예술이다. 머릿속으로 미리 그린 형태가 막상 가마에서 나오면 전 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생도 도자 를 닮았다” _ 김대용 작가노트 중에서

작가의 말처럼 도자도 인생도 예기치 않은 길로 나아갈 때가 많다. 일본에서 작가로 활동하던 부부도예가 김대용·타카노 에리도 한국에 정착하게 될 줄 몰랐다. 2010 년 즈음 김대용 작가의 부모님이 계시는 남해에 왔다가 경기도 광주에서 열린 장작가마 축제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어 부부가 함께 도자기 회사 광주요에서 전속 작가로 일하게 되었다. 지금은 각자 개인 작업을 하고 있지만(김대용 작가는 서울과학기술대 도예과 교수이기도 하다) 여전히 광주요와 연을 이어가며 컨설팅을 하고 있 다. 몇 년 전에는 이천 도자예술마을 예스파크에 직접 설계한 작업실과 집을 지었다.

“광주요에서 5년 정도 일하면서 도예가로, 생산자로, 디렉 터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웠습니다. 그 전에는 내가 좋아하는 작업을 위주로 했다면 이제는 소비자를 먼저 염두에 두게 되었어요. 그릇 같은 경우에는 그립감부터 세척-세척기로 씻을 때 그릇 뒷면에 물때가 고이지 않는 형태 등-까지 자연스레 고민하면서 도자를 제품으로써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생산성이나 단가에 대한 고민도 마찬가지고요.”
타카노 에리 작가가 요즘 몰두하고 있는 연리문 작업도 광주요에서 연구 디자이너로 일할 때 처음 시도해본 것이다. 백토와 흑토, 회토를 섞어 대리석 무늬를 표현한 연리문은 작업 과정이 까다롭고 생산성이 낮아 대량 생산 에는 적합하지 않고 ‘아티스트 라인’으로 소량 생산했다. “2017년에 미슐랭 가이드 서울이 나오면서 셰프들이 식기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어요. 광주요에서 많은 셰프들과 협업해서 각자의 요리에 맞는 그릇을 개발하고 판매하기도 했는데, 그러면서 많이 배웠죠.”
작년에는 춘천 구봉산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의 한 벽을 채우는 도자 작업을 함께 했다. 부부의 유일한 공동 작업이다. “스타벅스에서도 아티스트와 협업해서 아트월을 만든 건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우리 스타일대로 진행 할 수 없어서 아쉽기는 했는데, 광주요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바에 맞추면서 작업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김대용 작가는 주로 분청 작업을 해오고 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개인 작업을 많이 할 수 없는 요즘 에는 제품으로서의 식기보다는 큰 오브제 작품에 중점을 둔다. 2층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 놓은, 표면의 문양 과 질감이 독특한 큰 접시와 항아리가 그런 작업들이다. “작업이 끝나고 결과물에서는 과정이 안 보이는데 코일링 기법으로 한 줄씩 쌓으면서 과정을 기록한다는 의미 를 담아냅니다. 흙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품는 것이죠. 그 리고 화장토를 바르고 나서 물을 뿌리면 물이 화장토를 녹이면서 자연스런 문양이 남게 됩니다. 물이 튀는 대로, 흐르는 대로 의도치 않은 문양이 완성되는 거죠. 이를 ‘수 水박지문’이라 이름붙였습니다.” 김대용 작가에게 도예 는 ‘자연’이다. “내가 하는 일이 반이면 자연이 하는 일이 반”이며 “흙이 가진 성격을 컨트롤하기 보다는 그 자체 를 보여주는” 일이다. 장작가마를 사용하면 더더욱 그렇 다. 장작가마는 “번조를 마무리해주는 선생님 같은 존재” 다. “일본에서는 장작가마를 한 달에 두 번 뗄 정도로 작 업을 많이 했습니다. 작업 건조하는 동안에는 후배랑 나무하러 다니고요. 요즘에는 장작가마를 못 떼니 흙이 가진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보여주려고 합니다.” 타카노 에리 작가도 장작가마 떼던 시절을 “힘들지만 작가로서 좋았던 시절”이라고 기억한다. “작업을 100점 넣어 한두 개 성공할 때도 있었어요. 어떤 가마는 작가랑 호흡이 잘 맞 아서 큰 나무통을 넣어도 꾸역꾸역 잘 먹고 어떤 가마는 나무를 잘게 쪼개 줘도 퉤퉤 뱉어버리거든요. 아무리 시 대가 달라져도 도예가라는 직업은 천천히 갈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비효율적일지 몰라도 그것이 우리 직업인 것 같아요.” 늘 장작가마에 대한 목마름을 갖고 있는 김대용 작가는 학교에서 학생들과 장작가마 만드는 수업을 한다. 학생들 각자가 디자인한 용, 낙타, 신발 등 기발한 모양의 가마는 다완 하나 정도의 작은 기물만 구울 수 있는 소박한 크기지만, 학생들이 불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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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1년 1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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