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2020.11월호 | 작가 리뷰 ]

빛과 흙을 잇는 작가 김민선
  • 편집부
  • 등록 2020-12-01 13:53:03
  • 수정 2020-12-01 14:01:40
기사수정

 

YOUNG ARTISTS

2020월간도예가 주목한 도예가 ⑩
작은 사물에 담은 예리한 시선
빛과 흙을 잇는 작가 김민선
글. 이소현
미술사·예술학 연구자

온양 박물관이 주최하는 《제2회 공예열전》에서 은상을 수상한 김민선 작가는 도예가로서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세라믹 스튜디오 <선과 선분>을 운영하는 그는 코스메틱 브 랜드 SKⅡ 온라인 캠페인 영상 및 2016 FISITA World Automotive Congress 오프닝 영상, 2015년 제9회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 특별전 오프닝 영상 등의 제작에 참여하며 영상 디자이너로서 활발히 활동했다. 과감한 선과 밝은 색채를 사용하며 기존 도자의 관념에 도전하는 그의 남다른 감각은 영상 디자이너로써의 미감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김민선의 작품은 색과 형태에 의해 서구의 것을 추구하는 듯 보이나 전통에 대한 깊은 내적 성찰을 쌓으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도자가 단순 사물로 존재하지 않고 우리의 삶 속에서 친숙함을 발휘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작업에 임하는 그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스크린의 변주
조약돌처럼 둥근 외형과 무광의 부드러운 색채를 지닌 「Flat Vase」(2017)는 김민선의 초기 작품이다. 화병의 입구와 발에 해당하는 부분이 크기가 비슷하며 배가 불룩한 형태는 전통적인 도자기의 일종인 호壺와 닮았다. 그러나 납작한 형태는 마치 평면을 보는 것 같은 시각적 혼란을 야기한다. 2차원적 이미지를 생성하는 「Flat Vase」는 작가의 독특한 이력에 따른 초기 제작 방식에 기인한다. 영상 디자이너에서 도예가로 돌아온 당시의 김민선은 작품을 제작하기 전 결과물의 연출을 먼저 설정한 후 물레에 앉았다고 한다. 완성된 공예품의 ‘쓰임’ 보다는 그것이 공간에 위치했을 때의 이미지를 먼저 고려한 것이다. 때문에 초기 그의 작품은 외관이나 질감이 사진 혹은 그림과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기물의 장식적 효과에 집중했던 것에 비해 2019년 「Tall Vase & Shadow」는 좀 더 진화한 양상을 보인다. 쉽게 쓰러지지 않으면서 작가의 개성이 오롯이 반영된 실린더 모양의 화병 시리즈는 도자와 철제의 조합으로 이루어졌 다. 「Tall Vase & Shadow」는 마치 폴 세잔의 회화 속 세상, 이브 클라인의 푸른색을 연상시킨다. 단순한 원기둥의 형태이나 물리적 세상의 모든 것이 원과 선으로 구성 되어 있다는 점을 되새긴다면 작은 사물에 그가 담으려 했던 자연의 이치를 깨닫게 된다. 병의 무게중심을 잡아 주는 ‘그림자’로 명명된 철제 받침은 공예품의 사용가치를 높이고, 나아가 빛에 대한 작가의 탐구가 심화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영상 디자이너로 지냈던 김민선의 ‘빛’에 대한 남다른 시각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초 단위로 나누어 각각의 프레임을 수작업으로 수정하는 영상 디자인의 작업이 마치 공예의 작업 과정과 닮아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러나 그는 영상이 현재성이라는 시간을 다룬다는 지점과 상영 당시의 쾌감만큼 휘발성이 강한 특성으로 인해 지속 가능한 예술에 갈증을 느꼈다고 한다. 이 같은 이유에서 도예가로 돌아오게 되었으며, 그는 자신의 작업이 타인과 만나 생활 속에 살아 있을 때 진정한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인지 미적 가치뿐 아니라 일상에서의 친숙함을 유발하는 기물 사용의 측면까지 고려한 ‘공예’에 대한 그만의 고심이 작품에 녹아있는 듯하다. 스크린은 물레 위의 작업으로, 재생과 동시에 증발하던 쾌감은 타인의 삶에서 오래도록 숨 쉬는 감성으로 변주되었다.

.
.
.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11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0
비담은 도재상_사이드배너
설봉초벌_사이드배너
산청도예초벌전시장_사이드배너
월간세라믹스
전시더보기
작가더보기
대호단양CC
대호알프스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