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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9월호 | 작가 리뷰 ]

김영수-라쿠의 섬세한 매력
  • 편집부
  • 등록 2020-10-06 11:59:15
  • 수정 2024-06-27 16: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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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ING

라쿠의 섬세한 매력
김영수
글. 이수빈 기자 사진. 편집부

‘라쿠Raku’는 900~1,100℃에 번조 중인 기물을 꺼내 급랭시키는 기법으로, 톱밥, 나뭇잎, 종이 등 가연물에 의해 발생하는 요변 효과가 다채롭다. 김영수 작가는 불로 구현하는 감각적이고 세밀한 표현의 라쿠에 매료돼 작업에 정진하고 있다. ‘네이키드 라쿠’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발휘해 온 그의 작업을 살펴보았다.

라쿠의 즐거움樂에 디테일을 더하다
네이키드 라쿠Naked Raku는 일반적인 라쿠에 흙물을 바르는 과정을 더해 그을음의 유무에 의한 효과를 강조 하는 기법이다. 번조 후 바른 흙을 벗겨내면 연기의 영향을 받은 정도에 따라 질감·색감 차이가 두드러진다. 김영수 작가는 시유방법을 세분화해 작품을 세 구역으로 나눈다. 초벌 기물에 라인테이프를 붙여 구획을 나누고 부분적으로 얇게 흙물을 바른다. 그 다음 기물 전체에 유약을 바른 후, 테이프를 떼어내고 패턴을 조각한다. 번조 과정을 거치면 유약만 단독으로 시유한 부분은 그을음 없이 불에 의한 색상변화와 빙열이 강조되고, 흙물과 유약을 바른 면은 그을음이 스며들어 번짐 효과가 나타나고, 라인테이프와 조각에 의해 무시유로 표현된 부분은 연기를 직접 입어 검은색을 띤다.
그는 직접 축조한 작은 가마로 번조한다. 드럼통, 내열벽돌 등으로 제작한 라쿠가마에 비해 열효율이 좋기 때문이다. 가스로 온도를 조절하고, 상부의 불구멍으로 온도를 확인할 수 있어 섬세한 환원 분위기 조절이 가능하다. 전면 개방으로 재임·해임의 편의성을 더했다.

불과 흙에 대한 애정
불의 흔적이 강렬한 찻그릇, 포크를 휘어 손잡이를 만든 위트 있는 찻주전자, 25개의 도판으로 구성한 벽면 조형 등 다양한 작품은 지속적인 라쿠번조를 통한 불과 흙에 대한 작가의 애정을 보여준다.
김영수 작가는 2005년 경덕진 도자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중 다양한 기법에 대한 관심으로 라쿠번조를 시작했다. 대학 시절 번조법 강의에서 배운 기억과 도서 「도예가를 위한 라쿠」 (유미자, 태학원, 2000) 가 도움이 됐다. 그는 라쿠 특유의 요변이 가진 무궁무진함에 주목했고, 가마 설계부터 번조까지 전 공정을 혼자 할 수 있다는 특징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 그 길로 라쿠 표현에 매진한지 15년, 그는 라쿠만이 발휘할 수 있는 독특한 결과에 대한 많은 경험을 쌓아 왔다. 반복을 통해 특유의 요변을 조절하는 노하우를 체득하고, 유럽을 중심으로 다뤄지던 네이키드 기법을 연구해 국내 라쿠 작품의 다양화를 일구었다.

그가 전하는 꿈과 희망

작가는 ‘꿈’을 주제로 작업 중이다. 그는 자녀의 성장을 지켜보며 인간의 희망과 꿈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고민 은 곧 작품 주제로 이어졌다. 그의 작품에는 주로 눈을 감은 여성이 등장한다. 단발머리 소녀는 전쟁을 겪으며 꿈을 포기해야 했던 어머니 세대의 어제를, 긴 얼굴형의 여성은 자유로이 꿈을 펼치지 못하는 오늘의 여성을 상징한다. 평온한 미소는 꿈에 대한 희망이며, 그들에게 보내는 응원이다. 머리칼을 연상시키는 반복적인 패턴은 하늘의 구름을 은유한다. 꿈은 하늘의 구름처럼 덧없어 보이지만, 언제나 우리 주변에 있다는 의미이다. 라쿠 번조의 그을음이 작품 전반에 몽환적인 느낌을 더한다.

라쿠의 매력
그는 국내·외 워크숍에 꾸준히 참여하며 라쿠의 매력을 전하고 있다. 경기 국제도자비엔날레, 남이섬 국제도 예페스티벌, 태국 실파콘대학교, 미국 팔로알토 아트센터, 아르헨티나 오베라 아트스쿨 등에서 독창적인 표현의 네이키드 라쿠기법을 소개했다. 해외 여러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성인 키 높이의 대형 기물을 라쿠 번조하는 등 새로운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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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9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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