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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4월호 | 작가 리뷰 ]

자르고 포갠 섬세한 미학 <이보미>
  • 편집부
  • 등록 2020-05-16 22:14:37
  • 수정 2020-08-19 03: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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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ARTIST

2020월간도예가 주목한 도예가 ③
자르고 포갠 섬세한 미학<이보미>
글.김은선 기자 사진.편집부

 

지난 11년간 활동한 독일을 뒤로하고 2018년 끝자락에 한국으로 돌아와 작업을 시작한 도예가 이보미. 등장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이보미 작가는 종이를 접은 듯한 독특한 구조와 강렬하면서도 차분한 푸른색감, 간결한 디자인으로 작업을 완성한다. 그간의 생활과 독보적인 작업방식에 관한 스토리를 듣기 위해 이보미 작가의 합정동 스튜디오를 찾았다.


독일에서 시작한 세라믹
이보미 작가는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했다. 작가는 도자와 금속을 아울러 배울 수 있었던 환경에서 당시 이색적으로 다가왔던 금속을 선택했다. 수업은 주로 장신구와 기器를 제작하는 기술을 배웠는데, 쓰임 있는 생활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흙’이 실용기 구현에 적합한 재료라고 생각한 작가는 흙에 대한 배움이 필요했다. 대학생활을 마치고 캠퍼스 커플이였던 남편과 결혼을 한 후 두사람은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그는 ‘독일 국립 할레 예술대학교Burg Giebichenstein Kunsthochschule Halle 산업디자인과 도자·유리디자인전공에 입학했다. 생산의 편리성에 중점을 둔 캐스팅 기법과 생활기를 연구하고 싶었던 작가의 뚜렷한 목표에 부합하는 최적의 학습환경이었다. 그는 6년간의 학·석사과정을 마치고, 2015년 독일 베를린에 첫 작업실 ‘포슬린 스튜디오 보미 Porcelain Studio Bomi’를 오픈했다. 여느 작가들과 다를 바 없이 페어, 공모전, 전시 등에 참여하며 차근히 경력을 쌓았다. 안정기에 접어든 스튜디오 운영 4년차에 그는 한국행 을 결심했다. “오랜기간 독일에 머물며 생활방식에 적응했기 때문에 사실 사는 것에 전혀 문제는 없었어요. 다만 이방인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었어요. 갤러리 관계자와의 미팅과 같이 대면해야하는 상황에서는 행동이 더욱 조심스러워졌어요. 디자인 회사에서 유일한 외국인이자 동양인이였던 남편도 마찬가지였어요.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로 쌓이더라고요.” 휴가차 한국에 방문할 때 느꼈던 심리적 안정감과 의지할 수 있는 가족들이 있다는 것 또한 귀국으로 이어진 이유였다.

 

 

컷앤폴드cut and fold, 역상감 등 참신한 기법 결합
작가의 주요 작업군은 머그컵, 주전자, 저그, 화병 등 쓰임에 가치를 둔 테이블웨어와 오브제이다. 그는 직육면체, 원기둥을 바탕으로 표면 일부를 가공하여 형태를 재구성하는데, 이는 ‘자르고 겹치는’ 방식 이라 하여 ‘컷앤폴드cut and fold’라 이름 붙였다. 그의 시그니처 기법으로 활용하게 된 계기는 독일에서 3일간 진행된 학부 워크숍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실린더 형태의 캐스팅 기물을 자유롭게 변형해보는 수업이었다. 흙을 전부 해체해 형태를 재조합하거나, 조각을 내어 쌓아올리는 등 거침없이 조형하는 학생들과 달리 작가는 원형原形 안 에서 변화를 시도했다. “기器면을 오려보고 구부려보고 겹쳐보며 발견한 기법이에요. 이 수업이 제 작업의 기반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됐어요.” 학부에서는 컷앤폴드를 활용한 다량의 주전자를 만들며 캐스팅 기술을 익혔고, 대학원에서는 기법을 심층적으로 연구했다. 당시 논문 주제는 –포 르멘 운트 데포미어렌Formen und Deformieren-으로 한국어로 직역하면 ‘성형 그리고 해체’이다. 석고몰드를 이용해 성형하고 자르고 변형하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 작가는 실용성을 배제하고 실험적인 구조변형을 탐구했고 기법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감을 찾았다. 이 과정이 있었기에 그의 테이블웨어와 오브제가 아름다움 이상으로 용도와 알맞은 기능을 갖출 수 있었다. 그의 작업은 꼭짓점과 선 등 잘려진 두 면이 맞닿아 생기는 조형요소와 돌출, 함몰 등 접착방향에 따라 형성되는 양감이 어우러 져 감각적인 조형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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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4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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