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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월호 | 작가 리뷰 ]

허상욱
  • 편집부
  • 등록 2019-08-01 11:41:36
  • 수정 2019-08-05 11: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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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분청에 대한 새로운 시선

도예가 허상욱

 

글_박진영 객원에디터 사진_편집부, 갤러리 완물 제공

 

「은채 찻잔」 각 Ø11.5×5(h)cm

 

20여 년간 분청, 그 중에서도 박지분청에 매진해온 도예가 허상욱은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시도를 해오고 있다. 얼마 전 갤러리 완물에서 선보인 ‘은채화기(銀彩畵器)’도 그 일환이다. 다양한 시도의 바탕에는 물론 분청이 자리한다. 그의 말대로 도예가 허상욱의 진짜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일지 모른다.

 

두 손 안에 살포시 들어오는 잔 안쪽이 은빛으로 반짝인다. 옆면에는 백토를 분장한 귀얄 자국이 보인다. 분청과 은채의 조화로운 만남. 은채는 일삼아 굳이 닦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반짝임을 잃고 변색될 것이다. 그러면 분청과 더 고르게 어우러질 것이다. 허상욱이 은채 작업을 시작한 것은 2년 전쯤이다. 학부 3학년 때부터 분청, 그 중에서도 박지분청에 완전히 매료된 그는 오랜 기간 전통에 기반을 둔 일관된 작업을 해왔다. “그 때에는 박지분청의 전통을 지키고 이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 같은 걸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작업 시작한 지 10년 정도 된 시점에 새로운 작업에 대한 갈증을 많이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분청도 박지도 워낙 좋아하는 작업이라 계속 하고 싶긴 한데 21세기에 이를 어떻게 나만의 작업으로 만들어 나갈까 고민이 많았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변해야할 지 혼란스러웠지만 조금씩 새로운 작업을 시도해보면서 찾아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은채도 그러는 과정에서 찾게 된 겁니다.”

 

허상욱 작가

 

2016년 개인전 〈스타카토Staccato〉에서 선보인 작업은 좀더 모던하고 절제된 형태로 재해석한 박지분청이라 할 수 있다. “원래 바탕을 긁어내는 박지 작업에서 긁는 행위 자체를 좋아합니다. ‘스타카토’는 이 즐겁고 재미있는 행위에 초점을 맞춘 작업이에요. 화장토를 길게 긁거나 짧게 끊어 긁어서 작은 점이나 빗살무늬를 규칙적으로 만드는데(완전히 규칙적이지는 않고 강약 조절을 한다) 그 소리가 리드미컬해서 음악적이에요. 처음에는 이 소리를 의식하지 못했는데 언젠가부터 들리기 시작하더군요. 그때부터는 긁는 소리를 즐기게 됐습니다.” 긁는 행위와 이에 동반되는 소리를 상상해보면 ‘한 음 한 음씩 또렷하게 끊어 연주하는’ 스타카토 기법이 연상될 것이다. “반복적으로 같은 문양을 긁다보면 어느 순간 생각이 없어져요. 스님이 백팔번뇌를 없애려고 염주를 돌리듯이 수행하는 것 같습니다. 큰 작업을 할 때에는 꽤 오래 긁어야 해요. 원래 성격이 급한데도 느긋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한 걸음씩 묵묵히 걷다가 마침내 목표점에 도달하듯 그렇게 한 점 한 점 긁다보면 지나온 시간들, 앞으로의 시간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하 생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9년 7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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