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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2월호 | 작가 리뷰 ]

이영미 도예가〈교현리橋峴里,Gyohyeon-ri〉
  • 편집부
  • 등록 2019-01-07 15:43:09
  • 수정 2019-01-07 17: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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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도예가

〈교현리橋峴里,Gyohyeon-ri〉

10.19~11.4 갤러리 아트링크

박진영 객원에디터      사진 명용인

전시장에 들어서자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린 개구진 소년이 가장 먼저 맞이해 준다. 오른쪽으로 코너를 돌아가니 장화와 낫, 감자 한 무더기, 삽과 갈퀴를 든 야무진 소녀 등 농촌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작품이 전시돼 있다. 전시 제목인 ‘교현리’의 풍경일까? 과연 교현리는 어떤 곳일까? 전시장 벽에 적힌 글에 따르면, ‘경기도 북동쪽 북한산 밑자락. 녹색이 자라고 수확의 시간이 보이는 햇볕이 따뜻한 이곳’이 교현리다. 이영미 작가가 살면서 작업하는 동네, 전시를 보고나면 교현리에 한번 가보고 싶어진다. 

 

도예가 이영미의 집과 작업실이 있는 교현리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있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근교인데도 너른 논밭이 펼쳐져 있고 저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 오봉이 겹겹이 자리한 풍경이 도시에서 아주 먼 시골 같다. 지금은 추수도 끝났고 단풍도 모두 져 다소 황량한 분위기가 감돌지만 계절마다 색과 냄새, 풍경을 달리하며 작가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곳이다. 이영미 작가는 북경에서 7년, 경덕진에서 7년을 지내다 한국에 돌아온지 4년이 채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도시에서 살아볼까 싶어 그렇게도 했지만 자연이 가까이 있는 곳을 찾아 교현리에 정착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타지 생활을 하다가 한국에 돌아오니 긴장감이 없어지고 가족들을 만나 마음이 편해졌어요. 이런 마음 상태와 제가 머무는 공간이 작업에도 변화를 주었습니다. 또 다른 시작인 거지요.” 전시장 초반에 전시된 작품들은 작가가 교현리에서 지내며 지켜본 일상을 가볍게 스케치하듯 기록한 것이다. 옆집 아저씨가 캐낸 감자가 마치 금덩이처럼 보였던 기억을 담아 누런 감자를 만들었고, 이 집으로 이사오면서 키우게 된 반려견을 다양한 형태로 빚었으며, 2주에 한 번씩은 놀러와 마당 한켠의 작은 텃밭을 가꾸는 조카의 모습을 어리지만 강인한 여자아이에 투영했다. 
작가의 전작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 전시 <교현리>를 보고 깜짝 놀랐을 것이다. 중국에서 해온 작업과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백자로 설치 작업을 했습니다. 부장품을 연상시키는 여러 군상을 나열하고 그 안에 각각의 스토리를 담으려고 했습니다. 도자의 물성을 지우고 하나의 조각 작품으로서, 정신 세계와 사후 세계를 담아낸 작업이었죠.” 백자의 투광성을 이용해 가슴에 조명불을 밝힌 <꿈과 기억 사이: 부유하는 섬>(2009)에서는 ‘고대 중국 도용陶俑이 갖고 있는 죽음에 대한 은유, 현세에서의 삶과 못다 이룬 꿈 사이의 간극을 감각적으로 표현’했고, 경덕진에서 실제 이웃 노인이 입었던 낡은 옷을 해체해 다시 꿰매고 이를 사실적인 인체 조각과 함께 설치한 <복아당復我堂: 일상의 힘>(2010)에서는 ‘낡은 옷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과 지루한 노동의 반복 속에서 완성되가는 삶의 위대함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중국 벼룩시장에서 구한 낡은 TV 안에 작은 인물 조각을 넣은 <편한 냄새>(2011)는 ‘무기력하고 피곤한 삶의 풍경을 생생하게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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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1812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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