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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4월호 | 작가 리뷰 ]

영국 도자 디자이너 ❼ 베찌니 앤 첸
  • 편집부
  • 등록 2018-01-30 01: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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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유럽연합에 가입되어 있다는 것은 예술계에서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또, 유럽 내에 어느 국가를 가도 자국민과 같게, 혹은 비슷한 조건으로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영국 내 물가가 점차 오르고 자국민에 대한 정부 교육 관련 기금이 줄어듦에 따라 대학교에서는 영국보다 저렴하게 공부할 수 있는 유럽의 대학원을 소개해주기도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러한 엄청난 혜택이 있기에, 기회와 여건이 되는 디자이너들은 도시를 옮겨 다니면서 작품 활동을 하기도 한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한다는 설이 본격화되고 있는 실정에서도 다양한 도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은 여전히 새로운 기회를 찾아 각국을 오가고 있다.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영국을 찾은 작가들을 만나봤다.

 

Vezzini & Chen 작가 사진

 

이번 호에 소개하는 디자이너는 영국에 기반을 둔 작가그룹으로, 이탈리아와 대만에서 온 도자 유리 작가 베찌니-앤-첸Vezzini & Chen(크리스티나 베찌니Christina Vezzini, 스탠 첸Stan Chen)이 그 주인공이다. 런던이란 도시에서는 풍부한 문화유산과 작업에 필요한 물질적인 재료를 구할 수 있고, 그들만이 쌓아온 유서 깊은 스타일이 있다. 베찌니, 그리고 첸과 같이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온 그들에게는 새로운 충격이었을 것이다. 이들이 어떻게 영국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는지 한 번 들여다보기로 한다.
베찌니와 첸은 기능성과 컨셉츄얼conceptual한 작품의 경계에서 흥미로운 작업을 하고 있다. 얼핏 보았을 때는 인테리어 소품 같지만, 그들의 설치 작업 속에서 보았을 때 작품은 소품 이상의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베찌니는 손으로 도자기를 만들고, 첸은 유리 블로잉을 전문으로 하는 글라스 블로어glassblower다. 이들의 특별한 파트너십은 도자와 유리라는 두 장르를 결합할 뿐만 아니라, 물질과 스타일의 통일된 구성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들의 작품은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설치 미술로도 활용할 수 있는 시각화된 작업이다.
베찌니 앤 첸Vezzini & Chen 스튜디오는 필자의 런던 작업실인 스튜디오 매니폴드 근처에 새로 자리를 잡았다. 여담이지만, 런던에서 도자 작업실 구하기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런던에 도예 관련 학과가 적기 때문에 졸업생들이 앞서 꾸려놓은 작업실이 드물고, 물가가 높은 런던에서 스튜디오를 차리는 일은 하나부터 열까지 엄청난 자금이 들어간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스튜디오 세팅이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인터뷰를 핑계로 오랜만에 방문한 그들의 작업실은 많이 달라져있었다. 무엇보다 작은 공간 안에 유리를 가공하는 시설인 콜드 워크숍cold workshop을 어떻게 해놓았을지 궁금했는데, 사실 콜드 워크숍이 작업실 안에 있으리라곤 생각지도 못 했다. 약 4~5평 남짓한 자리에 콜드 워크숍을 포함해 작업대와 유리를 자르는 기계, 광을 내는 기계, 그리고 구멍을 뚫는 기계가 모두 들어가 있었다. 그들은 작업실을 둘러보며 하나하나 손수 마련한 소중한 기계들이라 소개했다. 바로 옆에 있는 크리스티나의 공간에는 석고 원형 작업을 위한 기계Lathe가 놓여있었다. 석고 한 방울도 튀지 않게 잘 기름칠해놓은 작업기계를 쓰다듬는 그녀의 손길에 순간, 그 기계가 어느 외제차보다도 더 멋있어 보였다. 다양한 실험조각들 또한 작업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아무래도 조명을 다루는 작업을 하다 보니 실험을 위한 램프도 한쪽에 마련되어 있었다. 그들은 도자기와 유리 실험 조각들을 하나하나 빛에 대어보며 그 변화를 보여줬다.
유리와 도자의 만남이 쉬운 결합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필자 자신도 예전에는 유리와 도자가 단순히 불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면모가 많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원형을 만들고, 몰드를 만들고, 불을 이용하며, 가마를 쓴다는 점에서 도자와 유리의 비슷한 면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세스의 공통점을 넘어 이들의 작업에서 다루는 두 물질의 결합은 몇 가지 요소로 함께 묶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빛, 유동성, 자연이다.
인터뷰를 통해 빛, 유동성, 자연, 그리고 프로세스라는 키워드keyword에 대한 베찌니와 첸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V&C

 

빛: 빛은 작업의 중심적인 임무를 수행합니다. 사실 모든 사람의 삶에도 그러하죠. 빛은 도자기와 유리를 통과하여 분산되고, 물질과 요소 사이의 풍부한 상호작용을 하며, 작품을 살아나게 합니다.
Light: Light plays a central role within our work as well as in all people’s life. Light is diffused through the ceramic and glass, creating a rich interaction between the materials and components, bringing the pieces to life.
유동성: 유동성은 우리 손에서 만들어지는 도자와 유리 모두의 특성입니다. 도자와 유리를 만들 때는 속도감, 리듬, 그리고 재료가 가지는 유동적인 특징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합니다.
Fluidity: It’s the feature of both ceramic and glass when they come to our hand. It requires speed, rhythm, and respect and understanding of its fluid nature to work with these materials.
기하학: 형태와 패턴, 모양의 세계가 바로 기하학입니다. 자연은 ‘씨앗’의 분자구조를 포함한 단순한 기하학 패턴으로부터 진화한 것입니다.
Geometry: The world of form, pattern and shapes. Nature evolves out of simple geometric patterns incorporated within the molecular ‘seed’ structure.
자연: 자연은 텍스처와 형태의 아름다운 조화입니다. 자연은 우리의 작업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저희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줍니다. 자연은 인간의 삶과 기술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는 의문들에 대답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원천이지요.
Nature: A beautiful harmony of textures and forms, which continues to inspire us in the creation of our work. Nature is the primary source to answer people’s question about human’s life and technology.

과정: 프로세스는 저희 작업에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이에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마무리 짓는 방법이라 할 수 있어요.
Process: It’s a fundamental step in our work. It’s the way of developing new ideas and finalize them.
그들의 작품에는 빛이 있다. 작품은 빛을 반사하는 유리와 빛을 담아내어 따뜻한 색으로 표현하는 도자기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어 「Radiolaria」이라는 작품은 ‘방산충’이라고 불리는 해양 플랑크톤으로 정교한 미네랄을 뜻하는데, 보석 같은 세라믹 ‘씨앗Seeds’이 담겨있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 씨앗은 빛에 의해서 다른 표정을 드러낸다. 이 작품은 베찌니의 기억, 추억과 관련이 있다. 그녀는 과학자였던 부모님 밑에서 자라면서, 15년 동안 자신이 직접 모은 씨앗들을 작업에 응용하기도 하는데 바로 이 작품이 그러하다.
인터뷰를 끝내면서 마지막으로 영국에서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일의 잠재성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영국은 현재 공예와 디자인 분야를 이끌고 있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매년 상당수의 국제 디자인 쇼를 열면서 다양하고 다문화적인 것을 접할 수 있는 나라죠. 그리고 공예와 디자인을 존중해줍니다. 이는 우리의 작업을 국제적인 시장에서 선보이고 우리의 공예와 디자인 기술을 진가를 알리는데 도움을 줍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사업을 발전시키고 디자이너로서의 활동을 높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아시아로도 시장을 넓히고 싶습니다.
UK is one of the leading country in Craft and Design nowadays. It’s an eclectic, multicultural country with several international designs shows in a year. This help us to show our work to an international market and be appreciated for our craft and design skills. Our plan is to grow as a company and as designers. To Work more internationally and extend our market to Asia.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4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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