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선
영국리포터
전사지transfer print는 영국의 도자 문화 콘텐츠contents 중에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분야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전사란 산업도자의 장식적 기능을 가진다. 또한 이러한 기능을 단지 장식의 기능이 아닌 새로운 해석으로 현대 도예에 적용 시키고 있는 작가군도 있다. 또한 현대에는 역사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주제와 테크닉을 활용 3D표면에 2D적인 요소를 가미한 창의적 표현과 2D의 특성인 평면 타일이나 건축 유리를 통해서 표현되기도 한다. 특히 근래에 들어 이러한 다양한 표현들이 디지털적인 요소를 가미한 기계의 사용 즉 Water Jet, Laser Jet 그리고 CNC를 이용해 전사지와 도자기에 접목 시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2D라는 평면적 제약을 벗어나서 3D의 입체에 회화적인 미학을 가미하면서 과거와는 다른 장르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전사의 개념이 이렇듯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는 반면, 선더랜드 대학교의 케빈 페타이어Kevin Petire 교수는 현대 문명에서 잃어버린 작가의 손에 대한 표현을 중시하고 있다.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작가의 선(드로잉)은 자신의 경험과 교육에 의해서 생기는 선과 본인의 내재된 감각을 바탕으로 종이라는 매체에 직접적인 드로잉을 한 후 그 드로잉을 간접적으로 도자기나 유리에 다시 재창조를 하는 표현 방법이다. 그는 수용성 도자기 전사지에 대한 연구로 1999년 영국 내에서 전사지에 대한 연구로는 처음으로 작업을 기반으로 박사가 되었다. 그의 연구는 전사를 만드는 과정 그리고 작가들의 작품에 전사를 접목 시키는 방법을 보다 쉽게 효과적으로 표현, 접근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결과로 표출을 하였다. 이미 만들어진 획일화된 전사가 아니고 작가의 드로잉이나 의도에 맞는 전사를 주문하는 것도 아닌 작가 본인이 쉽게 표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낸 것이다. 결과적으로 획일화 되지 않고 주문을 함에 있어서 오는 한계도 없이 작가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과정을 학문적으로 확립시켰다. 이후에도 그는 꾸준히 드로잉에 의한 전사의 기법을 연구하며 도자기뿐만이 아니라 유리 부분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보여주고 있으며 현재까지 2권의 유리와 도자기의 전사기법에 관한 책을 출판했다. 그의 작품 키워드는 드로잉이 어떻게 유리와 도자기 표면에 표출 되는가에 관한 연구이다. 종이 위에 보여지는 드로잉과 같은 드로잉이 다른 매체에 적용 되었을 때 표현되는 또 다른 조형적 언어와 매체만의 특성에서 오는 느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Drawing
케빈 페타이어는 웨스트민스터 대학교University of Westminster에서 일러스트를 전공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드로잉을 보면 일러스트 특유의 대상에 대한 표현과 단순하고, 날카로운 선과 색들을 느낄 수 있다. 회화에서 느낄 수 있는 선이 아닌 날카로우면서 차가운 그리고 약간의 일러스트적 느낌을 지니고 있다. 그는 자신의 드로잉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재해석하여 그 이미지를 오브제에 영속시키는 표현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작업의 중심에는 작가의 경험에 의한 또는 작가의 시각적 언어를 직접적인 방법으로 기록한 것이 있으며 드로잉이란 그의 생활 속에서부터 시작 된다. 그의 드로잉은 두 가지로 범주로 나눌 수 있는데 그것은 풍경Landscape의 스케일에 따른 구분이다. 스케일이 큰 풍경의 드로잉은 시간을 바탕으로 접근하며 이미지의 발전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드로잉으로 발전한다는 사고를 가지고 있다. 이는 사진의 순간적인 찰나의 표현과는 반대적 개념이라고 한다. 물론 때론 드로잉도 찰나적 개념이 존재하고 표현되는데 사진은 드로잉 보다는 더 순간적 개념이 강하다는 것이 그의 미학적 철학 인 것이다. 어찌 보면 디지털 시대에 직접적인 드로잉의 접근에 대한 생각은 디지털 매체보다 대상에 대하여 더 친근하며 기계적 중재가 아닌 한번 걸러지지 않은 대상과의 직접적인 교류에서 오는 자연스러움이라고 반응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그의 드로잉은 현대적 스킬 보다는 전통적, 고전적인 드로잉을 확장시키고 발전시킨다. 이는 현대문명이 기계에 의존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평적 의미이며 과거 예술가들의 ‘손’에 대한 향수를 이야기 한다. 그러므로 그는 가끔 왼손을 사용하기도 하고 두 손을 모두를 사용하여 그만의 드로잉을 탄생시킨다. 왼손을 사용하는 것은 자신이 불편한,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드로잉을 하는 것으로 대상에 대한 집중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 방법은 특별히 창조적인 목적과 표현 없이 단지 대상에 대한 작가의 경험적 느낌과 감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는 무언의 지식 즉 우리가 설명할 수 없지만 교육과 경험에 의해 축적된 지식에 의해 표출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의식 속 바탕은 작품 「Allottment June」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또 다른 범주는 작은 스케일의 드로잉이다. 작은 스케일의 드로잉은 순간의 표현을 암시한다. 이러한 순간의 표현은 간결하면서 운동감과 리듬감 있는 선으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것들을 주로 프린트에 적용시켜 표현한다. 이 표현은 「Sydney Harbour Bridge」에서 볼 수 있으며 스케일이 큰 작품은 주로 파스텔을 이용하고 작은 작품들은 펜과 수채화 물감을 이용한다.
이러한 미학적, 철학적 사고의 바탕으로 그는 드로잉을 스크린 프린터를 이용한 전사지로 도자기 표면에 나타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고 그 가능성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욕구로 인해 영국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에서 도자와 유리Ceramic and Glass 과정 석사를 마친 후 전사기법 연구는 웨스트잉글랜드 대학교University of the West England (UWE), Bristol에서 장학금을 받고 박사과정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석사 과정에 있을 당시에는 주로 도자기 표면에 전사로 표현을 하였다. 필자도 이 작가의 전사 수업을 수강 한 일이 있는데 일단 드로잉을 중요시 한다. 이 수업에서 그는 학생들에게 직접 자신 만의 드로잉을 연구하도록 유도하며 단순한 재료와 선으로서 충분히 그의 색깔을 느끼게 한다. 이때 재료의 다양성과 재료에서 오는 우연적인 효과도 유도하고 재료들만이 가진 특성을 충분히 표현을 한 후 전사지를 만든다.
Ceramic transfer printing
케빈 페타이어가 학부에서 드로잉을 위주로 작업을 했다면 영국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 석사과정에서는 도자기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했다. 학부에서 다듬어진 일러스트에서 오는 선과 색과 이미지 창출을 기반으로 그만의 작업을 표출해 내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전사기법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Ceramic printing에서도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로는 산업 도자의 2D면에 그만의 패턴과 드로잉을 전사라는 매개물을 이용해 나타내는 형식으로 작가가 드로잉을 한 후 전사지 만든 작품들이 「meat dish」, 「handsomdish」, 「portrait」, 「vista bonita」 등이다. 드로잉의 선 느낌을 그대로 담아내고 드로잉 한 대상의 특징을 작가의 시각적, 감각적 언어로서 표현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즉 작가가 중요시 하는 ‘손’에 대한 매체들의 직접적인 개입과 작가의 의식과 무의식 그리고 잠재의식 개입의 조화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상품화 된 전사지를 재편집, 구성하고 그 위에 드로잉을 하는 형식으로 만든 작품들이(일례로 「Six dish」)있다. 이는 작가의 손에 의한 표현의 직접적인 개입과 레디메이드ready-made와의 관계라 볼 수 있다. 이로써 기계로 인한 산물과 작가의 손의 의한 표현력의 조화는 작가의 감각을 인지 할 수 있으며 상품화된 전사지에도 일품 수공예적인 표현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대량 생산에 의해 저가의 가치를 가지는 대상을 한 단계 끌어올려 재해석함으로서 표현의 확장을 제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그 전 단계 보다는 자연스러운 물성의 성질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흙 판 위에 직접 드로잉을 하거나 전사로 처리함으로서 회화적인 느낌을 들게 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여기서 흙이라는 매체는 캔버스인데 획일화된 사각의 캔버스가 아닌 흙의 물성인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또 다른 개념의 캔버스 위에 그의 드로잉을 표현한 것이다. 「Auticula」, 「Cactus」 그리고 「view from window」에서 그 느낌을 확인 할 수 있다.
Glass Drawing
케빈 페타이어는 판화에서 할 수 있는 에칭이나 드라이 포인트를 응용한 표현방법을 유리에 접목을 시킨다. 석고판이나 부드러운 표면을 가진 매체 또는 종이 위에 드로잉을 한 후 날카로운 도구로 음각을 한다. 그 이후에 파인fine 글라스 파우더를 드로잉 한 부분에 작가가 원하는 색깔로 안착을 시킨 후 다시 화이트white 파인 유리 파우더를 덮은 후 가마에 놓고 녹인다. 이러한 표현 방법의 대표적인 작품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유산 중 하나인 영국의 교회 St Peter’s, Monkwearmouth 와 St Paul’s, Jarrow의 작업에서 시작된다. 특히 St peter’s와 St paul’s 교회는 기원전에 지어진 교회로서 영국 문화유산 중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이 두 교회에서 개인전을 한 바 있다. 유리 드로잉을 교회 건축물의 작은 유리창에 전시함으로서 자연 광에서 오는 빛과 유리 작품이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다른 모습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전시였다. 전통적인 교회 건축 유리의 표본인 스테인 글라스 전시가 아닌 현대적 개념의 시각으로 해석한 또 다른 개념의 작은 판넬용 건축유리로서 신·구간의 문화, 공간, 시간적 공존을 의미하는 전시였다. 이는 문화적 유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그 문화 유산 속에 현대의 문명이 같이 숨쉬고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St Pancras’ Moments를 주제로 한 작품은 그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산 속에 현대적 상징인 오브제와 주변의 달라진 환경을 담고 있으며 풍경 드로잉은 시간의 영속성을 의미하고 있다. 이 문화적 유산들의 작품이 흑백영화처럼 표현 되었다면 national glass centre 앞에 있는 weatside의 강을 드로잉 한 것과 「wearmouth bridge」라는 작품은 간결한 색으로 그 화려함을 보여준다. 또한 드로잉과 유리의 표현이 어떻게 연관돼 표현되는지를 확인 할 수 있다. 이 작품들은 유리의 물성과 드로잉의 물성에 대한 이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 된다. 작가는 최근 중국 칭화, 항저우 그리고 상하이 대학에 가서 강의를 한 바 있는데 이때 학생들의 초상화를 유리로 표현하였다고 한다. 이러하듯 작가는 드로잉을 기반으로 도자기와 유리 표면에 다양한 그만의 감각으로 사물을 표현하고 있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1.09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