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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4월호 | 작가 리뷰 ]

제이슨 핵켓_기억의 편린을 입은 상징적 오브제
  • 편집부
  • 등록 2010-04-30 12:02:40
  • 수정 2010-05-13 08: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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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핵켓 Jason Hackett _ 기억의 편린을 입은 상징적 오브제
| 최석진 미국리포터

필자는 7년 전 미국 버지니아 커먼 웰스대학Virginia Commonwealth University에서 제이슨 핵켓을 처음 만났다. 당시 핵켓은 대학원에 갓 입학한 학생이었다. 그는 학교의 자그마한 작업실에서 거대한 점토 조소를 아무 망설임 없이 만들고 다시 허물곤 했다. 대학원 첫 학기 비평 시간에는 나무를 이용해 비평실을 꽉 채워 건물을 짓고 그것을 이동하기 위해 다시 부수고, 장소를 옮겨 또 다른 건물 형태로 만들었다. 그는 항상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하며 의욕적으로 일한다. 작업 과정이 아무리 힘들어도 서둘지도, 포기하지도 않고 한 단계씩 끝까지 완성해 내는 학생이었다.
 
지난해 리치몬드의 쿼크 갤러리에서 열린 그룹전의 오프닝 행사에서 핵켓과 재회했다. 그 동안의 이야기들을 짧은 시간에 풀지 못한 채 다시 만나기로 하고, 몇 달 후 필자는 그의 집에 초대됐다. 대학원 동기인 금속예술가 신디와 결혼해 안착한 아담한 그의 집 옆 작업실에서 지나간 시간을 이야기 했다. 작업실의 한쪽 벽 통 유리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지난 몇 년 간의 시간을 메우는 우리의 대화에 밝은 빛을 선사하는 가운데 필자는 그의 작업세계를 볼 수 있었다.
핵켓은 어린 시절 동안 운동을 하며 보냈다. 특히 레슬링에 탁월한 재능을 보여 이로 인해서 많은 상을 탔고 대학에 갈 즈음 여러 대학으로부터 체육 특기생 장학금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마음속에는 항상 창작을 향한 열망이 있었고 결국 그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기로 결정하고 운동선수가 되는 것을 포기했다. 희생과 고통의 과정 끝에 오는 승부를 좋아했던 그는 예술창작 과정이 그에게 알맞은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볼링 그린 주립대학에서 시작한 그의 미술수업은 그의 스승 존 발리스트러리John Balistreri 교수의 영향으로 도자 예술을 전공하게 이끌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세계적 명성을 지닌 준 가네코Jun Kaneko의 작업실에서 약 2년간 그의 조수로 일했다. 그에게 주어진 일은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점토를 만들고 번조하는 등 작업실에서 요구되는 일들 무엇이든 돕는 것이었다. 그는 가네코를 도와 한 달 반 정도 걸려 약 3미터가 넘는 거대한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핵켓은 약 2년반 동안 가네코의 작업실 보조로 일하며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도자 예술의 실전 지식을 쌓았다. 세계적 명성을 가진 피터볼커스, 루디오티오 등 가네코의 친구들이 작업실을 방문했을 때, 그들을 도우며 그들의 작업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었던 것도 참 특별한 경험이었다. 핵켓은 그곳에서 재료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얻었고, 점토로 무엇이든, 어떤 것이든 가능하다는 것을 배웠다. 
 
2001년에 핵켓은 미시건주의 피와빅 포터리Pewabic Pottery로 옮겨 스튜디오를 관리하며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곳에서 약 2년간 도예기법과 라쿠 번조 등을 가르치며 워크샵을 조직하는 가운데 작업실 운영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주말에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작품을 만들었는데 유약 대용으로 토끼털과 고무,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료를 시도해 보기도 하고 무엇을 만드는 동안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하며 다양한 조형 형태와 성형기법을 연구했다. 
그의 이러한 다양한 흥미는 대학원 과정으로 이어졌다. 그는 슬립 캐스팅이나 코일링 등의 기법으로 성형한 것의 피부 위에 유약 대용으로 다양한 재료를 입힌다. 트로피, 동물 박제, 잠수용 보호 조끼 등의 상징적 오브제들과 그것의 의미에 자신의 기억의 편린을 더해 또 다른 형태로 재구성한다. 그는 관람자의 잠재된 생각의 흔적을 자극하는 것에 관심을 갖는다. 그가 생각하는 예술가들은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드, 막스 에른스트, 메렛 오펜하임 등이다.
그는 평범하게 인식할만한 물체를, 비범하고 초현실주의적 구도작품으로 탈바꿈해 버리는데 특이한 재능을 가졌다. 그는 자신의 환상과 꿈과 과거로의 여행을 불확실한 현재와 연결시킨다. 사물과 자신과의 관계를 인식하고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모험적 시도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더한다. 작가의 잠재된 기억이 오브제에 스며들어 사물에 새로운 선입관을 입힌다. 그의 바램은 관객에게 과거의 견고함과 현재의 사실성에 관한 두 가지의 질문을 불러 일으켜 사물에 대해 새로운 인식으로 출발하게 하는 것이다. 그는 관객에게 진지하며 가벼우며 슬프며 유머러스한 자극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핵켓은 현재 버지니아 커먼웰스대학에서 테크니션으로 일하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기초 도예와 유약기법, 물레성형, 석고 캐스팅과정, 비평 등을 가르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예술가의 모습은 사람들이 칭송하는 멋있고 아름다운 것을 만들기보다 자신에게 솔직하며 자신이 하고 싶은 말에 귀 기울이고, 오랜 시간 배우기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많은 실험 과정을 통해 성공적인 결과가 기다림에도 또 다른 표현 방법을 찾아 끊임없는 모험하는 것, 오랜 시간 기다릴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대상을 탐구하고, 매 순간 작품에 호흡을 불어 넣는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중요한 예술가의 모습을 핵켓에게서 본다.


작가 제이슨 헥켓Jason Hackett은 볼링그린 주립대학BS과 버지니아 커먼웰스대학MFA을 졸업했다. 4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30여회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포와빅 포터리, 메리우드 대학, 컬리지 훠 크리에이티브 스터디 등에서 강사로 활동해왔고 현재 버지니아 커먼웰스대학에서 강사로 도예 수업 등을 가르치며 공예재료학과의 테크니션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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