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하Lee, Dong-Ha
쾌심사快心事 청사기靑沙器
| 김성희 본지기자
여름장마가 한창인 지난 7월 17일, 김포시의 덕포진 길을 따라 가랑비를 맞으며 찾아간 곳은 조용한 시골마을에 자리 잡은 청자작가 이동하(41)의 작업실이다. 인심좋은 넉넉한 미소로 환하게 반기는 그와 인사를 나누고 작업실에 들어서자 즐비하게 놓여진 청자그릇과 장난스럽게 조각한 로봇, 인형들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작업실 한켠에는 방학을 맞아 물레학습을 위해 선배공방을 찾아온 학생들의 모습도 있다.
청자작업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우리의 청자는 사실 흉내 내기도 버겁다. 신비스러운 비색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불과 태토와 유약의 3요소가 조화를 이루어야 된다. 두께가 일정하지 않으면 청자색깔이 바뀌어 버릴 수도 있고 가마 내에서 불의 작용과 기상 조건에 따라 변화무쌍한 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청자를 제작하는 어려움은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이동하는 “옛것을 연구하고 재현하는 작가가 있으면 현대의 청자를 하는 작가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현대작가지 과거를 재현하는 작가는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물론 그의 작업 또한 모태는 고려청자이다. 이러한 문화적 아이템이 있다는 것이 그에게는 행운이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자신만의 개성있는 청자를 만들고 싶어한다. 삼족이 달린 식기들, 한옥과 사자의 형태로 작품의 세밀함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액세서리 등은 이동하의 청자가 지닌 남다른 특징이다. 그가 작업하는 작은 장식품들은 보면 볼수록 유쾌하며 감칠맛이 난다. 작은 도구를 이용해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채 조각하는 모습을 보면 옆에서 사람이 지나가도 모를 정도로 진지하다. 처진 눈과 동그란 주먹코, 양옆으로 쭉 찢어진 입에 작은 몸체를 지닌 해악스러운 표정의 호랑이 한 마리가 청자의 주인인양 앉아있는 모습은 마치 그가 관객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주도록 배려한 듯 하다.
이동하는 어린시절 찰흙을 가지고 노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09년 8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