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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7월호 | 작가 리뷰 ]

자연의 결에서 인간의 숨결을 찾다_ 권영식
  • 편집부
  • 등록 2010-03-17 16:10:33
  • 수정 2010-04-01 20: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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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영숙 서울산업대학교 겸임교수, 아트세인 디렉터

작가의 작품에서 바람소리가 난다. 더불어 바람결에 자연의 율동이 보인다. 여러 종류의 한지를 석고로 떠서 섬세한 질감으로 얻어낸 형상은 선의 조형언어이자 작가의 정신성의 표출이다. 도자기와 한지라는 재료의 특성을 드러낸 표면에 작가의 감각이 더해진 터치를 통해 단색조의 추상이미지가 서서히 드러난다. 작품의 형태는 평면작품으로써 캔버스처럼 두껍지 않는 도판을 이용한다.
작가의 작업 모티브의 중심은 자연이다. 지난해 개인전에서는 사물(오브제)과 자연이 혼재되었다면, 이번 작품은 자연 그 자체이다. 한지를 붙이는 반복된 작업을 통해 작가의 숨결이 배어나고 있다.
 
전통적인 형식주의적 형태를 거부한 앵포르멜Informel이 텍스츄어Texture에 근거한 서정적 감성의 표현이라면 작가의 작품은 표면적으로 비정형의 순수형태를 띈 물질성을 매개로하여 위와 비슷한 양식으로 보여지나 그가 작품이미지로 선택한 [결]이라는 단어를 살펴보면 다른 미학적 관점에서 살펴 볼 수 있다.   

“강물을 보세요 우리들의 피를 / 바람을 보세요 우리들의 숨결을 / 흙을 보세요 우리들의 살을.....”                            -정현종 <이슬>중 일부

정현종 시인은 위에 시에서 ‘결’이라는 어휘를 감각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또한 고구려의 언어 문화에서 결은 사람의 몸에 사용하기도 하였다. 물결, 바람결, 살결, 숨결..처럼 결에 따라 사람다운 모양을 갖추었다고 전해진다.
작가는 “나이테와 같이 세월의 결을 형상화하여 어느덧 한 순간을 영원으로 기억되게 하고 싶다.”라고 작가노트에 적고 있다. 이렇듯 이번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 있는 조형언어는 물질성에 대한 실험과 단순한 색톤에서 보여지는 형식미가 아닌 자연과 인간의 삶을 관조하고 있는 시선, 즉 세상에 대한 사색의 결과로써 성찰이 돋보인다. 나무의 나이테에서 결이 육안으로 인식되는 세월의 메타포라면 대기 속에서 산들거리는 바람은 나뭇잎을 흔들거리게 하는 시간의 알레고리이다. 따라서  결은 시간성을 함축하고 있다. 작업과정도 내용적인 측면에서 반복된 시간의 흐름을 담고 있다. 사람다운 결을 따르는 몸의 주인인 작가는 세월의 결을 소리 없이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09.7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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