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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6월호 | 작가 리뷰 ]

몸을 가진 눈 - 빌마 빌라베르데
  • 편집부
  • 등록 2009-07-11 15: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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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 이진숙 한향림갤러리 큐레이터

설치Installation란 평면ㆍ회화ㆍ조각과는 달리 이미 완성된 작품을 전시 공간에 걸어 놓아 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물건을 수집하여 공간에 재구성, 배열하는 작업 경향을 가리킨다. 따라서 설치 작가들에게 있어 어디에 꾸미느냐 하는 ‘장소의 문제’, 어떤 것을 사용하는가의 ‘재료의 문제’ 그리고 무엇을 보여주는가 하는 ‘발상의 문제’가 다른 장르에 비해 훨씬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한향림갤러리 개관 4주년 기획초대전으로 아르헨티나Argentina 조각가이자 도예가인 빌마 빌라베르데Vilma Villaverde의 <몸을 가진 눈>이 5월 10일부터 6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일상 속에서 사용되는 도자 오브제 형상을 통해  발상의 전환을 선보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설치미술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특징은 오브제의 기용이다. 일상의 물건, 사진매체, 자연물, 심지어는 신체까지 표현 매체로 이용하는데, 특히 세면기decorated bidet와 인체figure형상을 결합으로 주목을 끌기 시작한 작가는 도자, 조각, 설치의 폭넓은 영역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

회화Painting를 전공한 빌마는 1970년대부터 흙이라는 매체에 관심을 가지면서 보다 회화적이고 조각적인 새로운 표현방식을 찾는 일에 몰두한다. 이렇게 드로잉Drawing부터 시작해 다양한 장르를 거쳐 도자설치까지 이르게 된 과정은 서술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르를 탐색해 나가는 작가의 여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빌마의 이러한 실험정신은 인물형상과 오브제의 새로운 세팅으로 재활용되며, 도자설치Fitting 개념으로 나아가게 된다. 1980년대에 들어 도자조각 형상들로 전환한 데에는 시공간의 차원을 끌어들여 경험할 수 있는 회화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조건을 담아낼 수 있는 도자 조각 설치작업에 주력하게 되었다. 이렇게 시간과 공간을 담아낼 수 있는 장치를 수용하여 설치를 서술적인 장르로 만들고자 한 매개체는 바로 사진Photo이다.
특히 빛바랜 세피아Sepia 색채의 2차원적인 평면적 재료를 입체적으로 전환시키며 ‘몸body’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겉과 속의 전복을 꾀한다. 또한 작업 사진속의 인물들을 통해 인간에 대한 집중과 관찰로 확대시키며, 마침내 세면기를 결합한 인물형상 작업에 주력하게 된다.

세면기Bathroom Fixtures는 신체의 일부분을 돋보이게 하는 장식적인 요소로 예를 들면, 일상의 물건, 심지어 이제까지 표현매체로 이용하는 작품을 원래의 문맥으로 되돌려 놓음으로써 레디메이드의 제스처를 전복시킨다. 사실 이러한 작업은 뒤샹의 「샘Fountain」을 재 작업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하지만 좀 더 장식적인 의미로 작품 속의 신체 일부분으로 인용하고 있다. 이러한 의도는 작품의 구성방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제 ‘하나의 몸’은 몇 개의 조각으로 조합되고, 완성된 인물들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눈eyes´을 응시하는 즉, 정적인 ‘몸body´ 구조 속에서 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통합을 이루어내고 있는 것이다.
빌마의 인물구성은 일종의 과거와의 대화를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설치의 영역 안에 전통적인 회화, 조각의 총체성을 포함시킴으로써 자신의 작품이 관람자와의 소통의 창구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따라서 작가의 작품은 시공간의 차원 안에서 다양한 요소들을 통해 관람자에게 말을 걸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준다. 빌마 작품의 인물들은 행위자들과 기괴한 상호작용을 한다. 이렇게 공간을 재정의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는 관람자가 접근할 수 있도록 화랑 공간 전체에 미치게 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빌마의 작품들에서 관람자의 눈은 시각적으로 배열된 작품 위에 정지하고 있는 눈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그러나 <몸을 가진 눈>은 제목에서 말해주듯 관람자가 작품의 중앙부분에서 한 바퀴 회전하도록 유도하는데, 축을 충심으로 발을 조금씩 돌릴 때마다 관람자는 새로운 모습의 공간을 만나게 된다.

어느날 내 작업실에 놓여진 세면기는 아름다운 장식 요소로 예술적 영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렇게 대량생산된 오브제는 이전에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인체의 구조물,
즉 바로 여성Woman figure을 상징하는 코르셋corset이 된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사진과 표가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세라믹스 2008.6월호를 참고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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