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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월호 | 작가 리뷰 ]

Mary Cloonan 메리 클루난
  • 편집부
  • 등록 2009-06-08 16:28:48
  • 수정 2015-05-12 01: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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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전신연 미국리포터

필자의 이전 글에서 몇 번 언급했듯이 필자가 사는 볼티모어에는 근처의 도자문화를 주도하는 볼티모어 클레이워크라는 곳이 있다. 2005년 NCECA의 주후원지이기도 했고 전시장, 교육 센터와 지역사회 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십여명이 넘는 레지던트 아티스트들이 있는데, 그들은 각자의 작업을 하는 한편, 회원들의 교육을 맡기도 한다. 볼티모어 근교로 이사를 온 이후로 재료를 구입하거나, 전시회를 보기 위해서 자주 그곳을 찾았는데, 상주 아티스트 중에서 메리 클루난Mary Cloonan이라는 작가의 작품을 주목하게 되었고, 시간을 내어서 그녀를 인터뷰할 수 있었다. 현재 그녀는 아메리칸 유니버시티American University와 볼티모어 클레이워크에서 핸드빌딩과 도자조소 수업을 가르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인터뷰를 통해서 본 그녀의 교육관과 작품세계를 다루어보려 한다.

Q여러 도자 클래스를 가르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는가?
A학생들을 교육한다는 것은 단순히 예술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기존의 기법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서서, 점토를 통한 가능성에 대해서 스스로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다. 본인은 수업의 분위기를 각각의 학생이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하는 쪽으로 몰아간다. 작업하는 손이 말하는 입보다 바삐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작업을 할 때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면 작업실은 학생들의 에너지로 가득 차게 된다.
본인은 학생들에게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 여러 가지 가능성 중에도 각자에게 내재하는 가능성을 가장 중요시한다. 처음에 학생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해서 큰 확신이 없다. 하지만 그들에게 기본적인 기법들을 알려주고, 개개인으로 하여금 그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게 하면, 그들은 스스로에 대해서 만족하고 기뻐한다. 나에게 있어서도 그들이 스스로의 잠재력을 발견해내는 것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
상당히 훌륭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다. 그런 프로그램들에는 뛰어난 교육자가 있고, 그들은 학생들에게 영감을 주고 계속적으로 도전하게 만든다. 올바른 도자 교육이란 단순히 물레 사용하는 법, 그릇 만드는 법, 유약을 만드는 방법 등 기술 교육을 넘어서서, 미학적인 측면에서 학생들이 현재 도자예술이 어떤 수준에 와 있는지 이해하도록 하고, 그것을 제대로 소화해 냄으로써 그들이 나름의 예술적 지경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명한 도예가들의 작품을 접하도록 기회를 만들어주고, 같이 모여서 토론하고, 각자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는 발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이 가르치는 일을 좋아하는 이유는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그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다른 작가들과 의견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혹자는 예술과 교육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는데, 도자 예술을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도 나의 큰 목표 중에 하나기 때문에 도자교육 역시 소홀할 수 없고, 그것이 가르침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든다. 나는 두 부분을 균형있게 유지하기를 원한다.
 
Q가르치는 데에 어려움은 없는가?(이 질문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문사항이기도 했다. 필자의 경우 간혹 다루기 힘든 학생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A사람들을 다루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어떤 학생들은 학기초부터 수업료는 비싸고 배우는 것은 별로 없다는 등의 불평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식의 불만을 가진 친구들은 아무리 여러 번 채근하고 달래도 결국은 수업에 흥미를 가지기가 참으로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배우는 사람의 자세인데, 가르치는 입장으로 그들을 잘 유도해내고 싶지만 언제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 학생들이 떠들거나 잡담을 하면 본인은 “너는 주의가 산만하구나. 남들에게 방해가 된다.”면서 바로 지적한다. 수업을 시작하는 초기에 정확한 방향으로 인도하지 않으면 서로에게 낭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지적은 좀 가혹harsh하기는  하지만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Q작품들이 무척 일관적이고 인상적인데, 예술관에 대해서 얘기해달라.
A기본적으로 본인은 작업을 통해서 관객들이 정서적으로 그들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깨달음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 특히 예술은 깨지기 쉽고 복잡한 우리의 삶을 재창조해내는 노력을 함으로써, 처음 느끼는 인상이나 최초의 기대를 넘어서 그 내면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측면에서 본인의 작품들은 본질적으로는 관계없는 다른 사물들을 교차시켜 원래의 용도를 넘어서는 은유를 서술적으로 표현하는 구조를 지닌다. 형태는 사고와 행동 사이에서 위험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주로 사용하는 대상들이 몇 가지 있는데, 나의 작품에서 머리는 사고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담아내는 원천이 되고, 손은 미묘한 움직임과 감각을 통해 교감함으로 사물에 대한 명상을 자아낸다. 의자는 한 때 휴식을 주었던 사람들을 생각하게 하고, 책은 지식을 나르거나 펼치는 수단, 배는 이동과 변화를 위한 운송수단을 의미한다.
본인은 이러한 사물들을 적절히 결합시키고, 때로는 적절한 유머를 곁들임으로서 우리들의 생각에 영향을 주는 사건들에 대한 균형을 찾아보려 한다. 또한 나는 작품을 통해서 우리를 슬프게 만들거나 가보지 않은 새로운 경지로 들어 올리는 경험들을 그려내어서, 다른(사람들의) 세계와의 연결을 꾀하고자 한다.
 
Q볼티모어 클레이워크에는 여러 상주 아티스트들이 있는데, 한 곳에 여러 작가들이 모여서 작업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본인이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하고 있으면 다른 작가가 들러서 작품에 대해서 서로 평하거나, 새로운 작가에 대한 기사를 읽으면서 토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계속되는 (서로에 대한) 교육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A또한 요즈음의 세상은 인터넷을 통해서 필요한 모든 것을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이어서 예전과는 달리 문화도 한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이러한 문명의 이기를 통해서 여러가지 새로운 예술적 기법, 전통예술 등을 접할 수 있고, 또 여러 리 소스를 접함으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해졌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것은 은행의 계좌에 저금을 가지고 있다가 필요할 때에 찾아 쓰는 것과 비슷하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테크닉을 서로 나누며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모든 일에는 변화가 있는 법인데 다른 문화 영역에서도 비슷하겠지만, 예술가들에게도 요즈음이 변화의 시기인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하나의 공통된 언어, 클레이를 통해서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놀랍지 않은가?
 
Q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도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본인은 시간이 날 때마다 스미소니언 프리어와 새클러 갤러리를 들러서 중국, 한국, 일본의 도자기 작품들을 감상한다. 특히 깔끔하게 처리된 디테일들을 보면서 그 완벽한 장인의 솜씨에 정말 감탄하곤 한다. 수업 중에서 한 가지 내가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표면 처리인데, 그 중에 Mishima라는 미국의 도예계에 잘 알려진 일본의 기법은 원래는 한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 
 
Q공예craft와 예술art의 관계에 대해서는?
A본인의 생각에 공예Craft라는 단어가 문제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공예에도 당연히 예술적이 측면이 있다. 산소 분자와 수소 분자가 결합해서 물을 만들어내듯이, 공예와 예술은 분리해낼 수 없는 요소라고 본다. 나도 스스로를 예술 장인이라고 칭하고 싶다. 공예의 기능적인 측면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심지어 조소 작품을 보더라도 관객으로 하여금 느끼고, 생각하게 만드는 기능적인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메리와의 인터뷰를 마치면서 몇 가지 생각을 했는데, 그 중의 하나는 그의 열린 마음가짐이었다. 여러 레지전트 아티스트들이 같이 모여서 작업을 하는데 그러한 그녀의 자세는 서로에게 큰 이득이 될 것이라고 본다. 수준 높은 작가들이 모여서 허심탄회하게 생각을 나누고, 서로에게 조언을 해 주는 분위기라면 한번쯤 그런 곳에서 지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가지는 그녀의 도자 교육에 대한 열정이었는데, 그것은 볼티모어 클레이워크가 표방하는 사명과도 일치하는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바쁜 와중에서도 수준있는 작품을 계속 생산해내는 것이 놀라왔다. 필자도 최근에에는 한 학기에 세 과목 정도 강의를 하는데, 때로는 강의 스케줄에 치여서 작품에 소홀했던 것을 생각하면 조금은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새해에는 더욱 열심히 강의도 작업도 해야겠다고 결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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