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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8월호 | 작가 리뷰 ]

자연 속 무한 감정의 표출덩어리
  • 편집부
  • 등록 2007-08-30 18:03:29
  • 수정 2018-01-22 17: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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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un.Jae.Sook 변재숙

자연 속 무한 감정의 표출덩어리

글 이연주 본지기자

변재숙의 작업은 하나의 제목으로 일관한다. 동시에 그의 「The Infinity」시리즈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하학적인 형태와 매끄럽고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는 유기물의 구조를 추구한다. 80년대의 로버트 스미스Robert Smith나 토니크랙Tony Cragg과 같이 자연을 소재로 한 작가들의 재구성이나 추상성의 실험들, 덩어리의 여백을 가미한 작업경향에서 유기적인 형태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암벽이나 돌, 자갈 등의 형상을 많이 다루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테라기법으로 재질감과 형태를 추가하고 있다. 두 번째 개인전을 통해 나타낸 그의 변화는 길Road이라는 소재가 전면적으로 등장하면서 보다 구체적인 개념으로 나타난다.
“현대 사회에 살고 있는 인간은 추구하는 것, 삶에 목적과 꿈을 다르게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각 개인마다 다른 삶의 길을 가고 있다. 이런 삶의 길을 가고 있을 때 오는 갈등, 끝없는 욕망과 인간 내면의 세계를 표현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감정적으로 표출한 덩어리, 오름길과 내리막길을 닮은 길은 방향성이나 지표를 나타내면서 「The Infinity」시리즈의 연속성을 보여준다.

그의 자연에 대한 관심은 유학시절부터 접해온 광활한 환경에서 시작된다. 도심의 화려한 네온사인 대신 자연의 혜택을 먼저 접했던 미국 뉴저지주의 몽클리어주립대Montclair State University 재학시절, 벽처럼 깎아지른 듯 높이 솟은 바위 또는 절벽을 통해 흙으로 자신의 가능성과 무한함을 담아내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소화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자연적 대상 자체에 충실할 수 없어 어색하기만 했다. 이어 그는 첫 번째 개인전과는 사뭇 다른 자연 그 자체 대상에 충실하기 시작했다. 편안하고 평온한 본연의 모습을 가져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그의 작업은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발현과는 달리 함축적이며 사유적인 근엄함을 발산한다. 또한 공간을 처리함에 있어 그것이 적절한 관조와 사유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는데서 작품의 사소함과 왜소함을 극복하고 있다.
변재숙 작업의 첫 번째 특징은 자연그대로의 요소들을 자유롭게 발산시켜 보자는 상대적 의도로 인해 작업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당혹감이 스칠 때가 적지 않다. 이번 전시에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원시상태의 덩어리들이 집합체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이미지로써 자리잡은 고유의 캐릭터인 듯하다.
두 번째 특징은 기법적인 측면이다. 기존의 덩어리감이 갖는 부피의 효과를 흙의 물리적인 형태에서 찾아보려는 의도가 있다. 이는 평면을 구사하면서도 동시에 입체에서 느껴질 수 있는 깊이 있는 자연 그대로의 기질을 가미해 보려는 의도로 간주된다. 이번 전시에서도 볼 수 있었지만 선과 덩어리는 공간이 가미된 흔적과 함께 노련하고 적절하게 배치돼 자연스러움을 드러냈다.
세 번째는 이와 같은 몇 가지 특징들과 함께 등장한 새로운 작업은 징검다리처럼 보여지는 일련의 길이다. 덩어리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듯 한 길의 이미지는 웅크려 누운채 감정표출을 하고 있는 인간을 닮은 암벽바위의 모습 위로 오버랩되면서 이중적인 영상으로 나타난다.
네 번째로는 현대적 인스톨레이션을 추구하려는 흔적이다. 여러 작품에서 공간의 여운을 남기면서도 그것이 일탈하지 않도록 적절하게 잘 분포되어 있는 시도들은 간접적으로 표현된 그의 설치적인 요소들이라 볼 수 있다. 자연계의 요소들을 실내에서도 적절하게 남기고자하는 그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그것은 자연 앞에서의 관조를 충분하게 체험한 작가 입장에서 관조의 순환을 자연스럽게 부여하는 것이다.
작가는 자연에 대해 시선이 아닌 가슴으로 따뜻하게 품고 있다. 문명 그 자체의 단층을 바라보고 있기보다 그 이면의 자연을 바라보고 가슴에 품고 있는 점이 그가 걸어온 길이며 동시에 앞으로 걸어야 할 길임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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