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5. ~9. 27. 갤러리 소안
김남희 작가의 크라프트전이 전주에 위치한 갤러리 소안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빛과 내면의 조화를 주제로, 고요함과 단단함을 표현한 차도구와 식기들을 선보였다.
작가는 작업을 통해 어둑한 색조로 표현된 슬픔과 고요, 그리고 측은지심을 담았다. 흙의 산 화철에서 비롯된 검붉은 톤과, 물레의 비정형적인 선이 어우러져 자연스러운 회화적 자국을 만들어낸 작품들 속에는 작가의 내면이 녹아 있다. 그는 얇은 기벽에서 느껴지는 섬세한 긴장감과 빈티지한 미감을 강조하며, 차분한 고요함 속에서 낯선 일상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작품을 제안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버지니아 울프의 문구를 금으로 새긴 머그컵과 24캐럿 금을 덧입힌 백자 기물들을 통해 인간의 내면적 단단함과 외부 요인과의 상호작용을 표현한다. 작가는 “서두를 필요 없어요, 반짝일 필요 없어요, 자기 자신 말고는 다른 사람이 될 필요 없어요”라는 문구를 통해 내면의 본질이 외부의 빛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강조했다.
김남희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단단한 백자에 무쇠 같은 유약과 금을 덧입힌 작품들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이 사용하면서 느낄 수 있는 풍부한 감정을 담아냈다. 고요한 차도구와 화려한 식기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혼자만의 고요함 속에서, 때로는 함께하는 자리에서 일상의 소중함과 반짝이던 순간을 떠올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