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전경
지난 10월 21일부터 11월 2일까지 춘천 강원디자인진흥원에서 열린 <2025 에코아트페어 FLOW>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예술의 생태적 공존을 주제로 한 대규모 예술 축제 였다. 강원도민일보가 주최하고 강원행복시대가 주관한 이번 전시는 도예,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 62명이 참여해 약 3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에코ECO’의 개념을 예술의 언어로 풀어낸 이 전시는 강원의 자연과 전통, 그리고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하나의 유기적 생태로 엮어냈다.

천욱환 作
백토의 흐름에서 시작된 이야기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은 에코아트페어는 강원도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양구백토白土를 전면에 내세웠다. 조선 중기, 양구에서 채굴된 백토는 북한강을 따라 광주 분원으로 운송되며 조선백자의 순백미를 가능하게 한 귀한 재료였다. 이번 전시는 바로 그 백토의 이동 경로를 따라 구성되었으며, 양구백자 박물관이 소장한 유물들이 전시장으로 직접 운송되어 공개됐다.
유물로부터 출발하는 아트페어는 전국적으로도 보기 드문 시도로, 전통과 현대가 하나의 시간축 위에서 만나는 특별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 백토의 ‘흐름’을 따라 20명의 도예 작가가 참여했다. 양구백자박물관 레지던시 작가 7명, 춘천 작가 3명, 이천 작가 5 명, 서울 작가 6명이 모여 전통기법과 현대 적 감성을 교차시키며 ‘흙의 시간’을 예술로 번역했다.
흙에서 시작해 불을 만나 완성된 도자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인간과 자연, 시간의 관계를 사유하게 했다.

구다영 作
불완전함에서 피어난 진정성
양구백토를 실험적으로 재해석한 천욱환 작가는 지역의 모래와 흙을 혼합해 ‘완전하지 않은 백색’을 구현했다. 그가 표현하는 백색은 이상적 순백이 아니라, 혼란과 흔들림 속에서 진정성을 찾아가는 인간 존재의 은유다.
구다영 작가는 도자의 기능적 경계를 해체하며 조형의 확장을 시도한다. 수백 개의 도자 개미를 배치하거나 고전 인쇄 기법을 적용한 평면 도판 작업 등은 회화와 설치의 경계를 넘나 든다. 그녀의 상징인 ‘개미’는 협력과 군집, 욕망의 구조를 드러내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공존’의 의미를 되묻게 한다. 전통 도예기법으로 출발해 유리·금속 등 이질적 재료를 접목한 작가들의 작업 또한 도예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유선 작가는 소멸과 생성이 반복되는 삶의 과정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내면화하는 과정에서의 심연을 조형으로 표현한다. 그의 작업은 ‘사라진다는 것, 온전히 남는다는 의 미는 무엇인가’ 하는 형체의 유무를 뛰어넘는 본질에 대한 물음을 품고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삶의 유한함 속 깊은 허무와 상실에서도 쉽게 놓을 수 없는 실낱같은 ‘무엇’을 이야기한다. 도자와 실의 색감과 텍스처, 녹아내리는 듯한 이미지, 인물과 동물의 자세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위로를 통해 모든 것을 포용하는 근원적 모성성에 접근한다.

지유선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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