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은 과거 왕족과 사대부, 중인들의 거주지로 골목 사이사이 한국의 근현대 건축물이 자리해 서울의 지난날을 대변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24 공예주간의 연계 전시로서 일상여백의 ‘토화’, 서촌라운지의 ‘목화’, 홍건익 가옥의 ‘초명’으로 이어지는 공예언덕을 따라 거닐며 동시대 공예의 레퍼토리를 대두시켰다. 작가들의 주저 없는 필치로 그려진 페인팅 도자는 포획한 장면에 대한 구도적 성찰을 여실히 드러냈다. 금金연마 상감으로 빛을 한 줌씩 수놓은 듯한 시각적 문법을 완성하거나 크로스 해칭으로 단선을 쌓아올려 생태 변이의 이면을 강조했다. 이에 성지연 작가의 전통 보자기 매듭이 더해져 한 꺼풀 신비감을 고조시키며 장르 간의 미감이 맞물리도록 종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