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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8월호 | 특집 ]

[특집] 차를 대하는 새로운 태도_Ⅰ. IT시대를 살아가며 심플하게 차를 마시는 젊은 차인들
  • 편집부
  • 등록 2022-09-02 11:50:51
  • 수정 2022-09-05 1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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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SPECIAL FEATURE]

이번 특집은 시대를 맞아 달라진 차와 공간, 차와 사람, 차와 문화 등을 주제로 마련했습니다. 동시대인들과 다양하게 만나는 연결고리로서의 차문화를 가늠해보고, 차도구에서 자주 접해온 인물과 익숙한 내용을 다루기보다 분야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는 조금은 다른 사람들과의 밀도 높은 대화를 통해 차문화를 새로운 맥락에서 소통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차를 매개로 한 문화와 콘텐츠를 통해 여러 세대가 공감하고 소통하며 차문화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향유하는 장이 되길 바라 봅니다.

차를 대하는 새로운 태도

Ⅰ. IT시대를 살아가며 심플하게 차를 마시는 젊은 차인들

현대 젊은 세대들이 차를 대하는 성향은 대체로 신선한 이미지의 단순함을 추구하고 있다. 선대 차인들이 형식이나 차의 종류, 성분 등을 우선시했다면 젊은 세대 차인들은 그런 것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성향이 뚜렷하고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젊은 도예가들의 찻그릇도 그들의 취향에 맞게 깔끔하고 간편하며 접근성이 좋게 변화해가고 있다.

글. 신수길 차문화공예평론가
사진. 한 칸 다 실 제공

차 문화는 신세대를 만나며 새롭게 흐른다.
앞선 차인들은 차의 이론을 정립하고 몸과 마음을 수양하며 행위(행다)와 절차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한 잔의 차를 내는데도 준비물도 많지만 준비 과정도 길다. 다도라는 미명 아래 품위와 격조를 지켜야 했고 언행과 예절이 일반인들과는 달라야 했다. 이러한 다도가 새로운 젊은 세대들을 만나면서 크게 변화해 가고 있다. 절차는 편리성 위주로 생략되어가고 다양한 기물로 차를 내던 찻자리는 단순하고 간소화되어 간다.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한 칸 다 실’ 이주영 대표는 “찻물을 끓이고 차향을 맡으며 차를 내는 일련의 행위도 그들에게는 리츄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하며 “코로나로 인해 외부활동이
글. 신수길 차문화공예평론가 사진. 한 칸 다 실 제공
제한되는 요즘 집안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행위가 차를 우리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커피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며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음료가 되어 버렸다. 습관화되어가는 것을 싫어하는 젊은이들은 언제나 새로움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매개의 역할로 커피나 술을 택했지만 지금은 차를 많이 찾는다고 한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차 생활공간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들은 경쟁구도에 짜인 현대 생활 속에서 차를 우리며 여유로움과 안정감을 찾는다.
어렵다는 차를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쉽게 접근하고 있다. 부제를 붙이고 개성을 살려 자기화 하며 또 다른 이미지로 성취감을 얻기도 한다. 무엇보다 예쁜 찻그릇으로 차를 우리면서 느껴보지 못한 색다른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이 시대의 차 문화를 새롭게 써가는 그들은 차의 색· 향·미를 분리해서 생각한다. 차의 색깔은 맑고 옅은 색을 좋아하고 차향은 은은히 밀려오는 향을 좋아 하지만 각자 개성이 강해 폭넓게 선택하고 있다. 맛도 단맛이 나는 차나 구수한 맛의 향긋한 차를 선호하고 있다. 



차인들이 선호하는 백자 찻그릇과 분청 찻그릇
젊은이들이 차를 좋아하는 것은 보여주기를 좋아하는 요즘 세대들의 트렌드가 아닌가 싶다. 맑고 깨끗한 찻그릇에 연녹색의 차를 우리며 차향을 즐기고 마음에 드는 찻그릇을 쓰며 차별화된 문화를 향유하며 즐긴다는 것이다.
차를 우리고 마시려면 반드시 찻그릇이 있어야 한다. 우리 찻그릇 중 차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흰색의 백자류와 분청자류 두 종류이다. 앞선 차인들이 분청사기를 좋아했다면 요즘 젊은이들은 깨끗한 백자를 좋아한다. 앞선 차인들이 찻물에 이해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며 살아 있는 다기라고 좋아했다면, 요즘 신세대 차인들은 세련미 넘치는 백자나 유리처럼 예쁘고 변함이 없는 찻그릇을 좋아한다. 이처럼 차 문화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 간다.
현대적 감각으로 깔끔하게 디자인된 다기세트는 커피로 흘러가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차로 돌리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본다. 찻그릇을 찾는 그들의 취향은 간소화되고 단순한 것을 좋아하지만 그림이나 의류처럼 화려한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맑고 선명한 바탕 위에 짙은 코발트색의 청화가 살짝 곁들여진 백자 다관 세트를 대부분의 차인들이 좋아하고 있다.
예전에는 실용성이나 조형미, 파지감(그립감) 등을 많이 따졌지만, 요즘 젊은 차인들은 오브제처럼 인테리어도 되고 장식성이 있는 기물을 선호하고 있다. 크기가 작고 세련된 찻그릇을 좋아하고 있으며 독특한 형태나 이질감이 있는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찻자리도 복잡하게 펼치기보다는 간편하고 쓰기에 편리한 몇 개의 찻그릇들로 구성하는 것을 좋아한다.
찻그릇을 선택하는데도 기능이나 형태 등을 따져 보는 것이 아니라 봐서 눈에 들어오면 구입한다. 디자인이나 예술성, 잠재적 가치나 희소성 등을 생각하기보다 본인의 직관에 따른 선택을 한다.

시대는 언제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다.
젊은이들은 기본적으로 SNS를 이용하므로 많은 정보를 공유하게 되고 변화와 적응도 빠르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차별화된 자기 개성을 행동으로 보여주기도 하지만 시각적 영향도 크다.
녹차에 비하면 커피는 아무래도 정서적 깊이는 떨어질 것이다. 차를 마신다고 하면 그들 공간에서는 약간의 우월감이나 차별화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젊은이들이 차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제품의 포장이나 디자인이 세련되고 예쁘다는 것이다. 차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신세대 취향에 맞게 신선한 이미지로 캐주얼한 패키징이 필요하다. 모든 제품의 포장은 일단 예뻐야 하는데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중요하게 작용한다.
지금은 음식문화도 변해가고 있다. 배부르게 많이 먹는 뷔페식을 떠나 저칼로리의 신선한 샐러드를 지향한다. 조금 먹어도 분위기 있는 곳에서 맛있는 것을 먹고 예쁜 그릇에 먹는 것을 원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차도 어렵게 대하지 않는다. 일상다반사라는 말처럼 음식과 잘 어울리는 음료로 생각하며 차에 접근한다.
우리가 마시는 차는 단순한 기호음료로 즐기는 차원을 넘어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아간다. 동양적 신비로움을 내포하고 있는 차는 개인적 취향의 여가생활이 급증하면서 젊은이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그들을 대상으로 각종 차 제품들도 요즘 다양하게 선보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구매하는데 즐거움을 주는 좋은 현상이다.
찻잎이 깨끗한 찻그릇 안에서 맑은 물을 만나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 차다. 편리성만 추구한다면 캔이나 일회성 음료가 단연 우선일 것이다. 그러나 차는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할 만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고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체득할 수 있다. 이렇게 고귀한 차를 많은 젊은이들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환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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