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공예품과 민예품
전통공예 작가들이 만드는 그릇의 특징은 수고를 아끼지 않는 독자적 표현과 소재에 구애받지 않는 기술의 연마를 중요시하는 경향이다. 작가로 활동하는 필자 역시 이 같은 특징을 지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작품의 가치는 얼마나 고급스러운가가 관건인 것이다. 작품 발표는 주로 백화점과 미술공예갤러리가 주가 되며,고객층도 한정적이었다. 특히 전통공예 작가들은 기본적으로 개인전시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것은 자신의 생각을 작품에 실어 발표하는 방식이다. 개인전은 다양한 규모로 열리게 된다. 필자의 경우 역시 넓은 전시 공간에서 술잔부터 큰 오브제까지 많게는 150점 정도씩 전시를 하곤 한다. 그동안 작품의 경향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지만 전시를 통해 발표되는 작품은 기본적으로 신작들이다. 본인의 작품을 선호하는 고객층 대부분인80프로 정도가 컬렉터들이고 다시 찾는 고객이며 새로운 고객은20프로 정도 된다. 일본의 도자기 컬렉터 중에서는 특별한 아이템에 한해 수집하는 이들도 있다. 예를 들어 술잔을 중심으로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모으거나, 한 가지의 종류만 수집하는 등 많은 도예가의 개성을 즐기는 일에 몰두한다.
일본의 도예가들이 주로 만드는 아이템 중 하나가 구이노미(술잔)이다. 아마 다양한 아이템 중에 가장 작은 크기일 것이다. 작지만 각자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템이고 수집하기에 편하기 때문에 인기가 좋다. 사용하는 즐거움을 위해 구입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소유욕을 만족시키기 위해서가 아닌가 생각된다.
지구온난화로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던 30년 전은 본인이 학생이던 시절이었다. 졸업 작품을 만들기 위해 테마를 생각하고 있던때, 당시 살고 있던 주위의 환경이 밭에서 주택지로 점점 변화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곳에 살고 있는 작은 생물을 클로즈업 해보았다. 변하지 않는 풍경을 테마로 제작을 시작한 계기가 된 것이다. 「변하지 않는 풍경에 마음을 두고」를 비롯해 현재까지도 주로만드는 시리즈는 벌레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그릇에 벌레의 의미를 담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변하지 않는 풍경에 대한 생각을 담은 것이라고 이해해주는 이들이 많아 꽤 인기가 높은 편이다. 도예가라면 도자기가 가진 조형과 색채 등을기반으로 스스로의 자유로운 발상이나 창작성을 작품에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작가들이 전통의 기술을 계승하고 창의성을 가지고 많은연구와 고민을 하면서 왕성한 작품 활동에 임하는 것이 도자기의 기술혁명과 발전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일본의 공예문화를 지탱하고 있는 하나의 기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마시코의 도자기
최근에는 흔히 말하는 고급공예품을 좀 더 가볍게 접할 수 있도록 대중을 위한 공예품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토치기현에는 마시코라는 도자생산지가 있다. 그곳은 ‘민예’로 번영해 온 도예의 산지이다. ‘민예’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그릇을 의미한다. 만든 사람의 이름도 모르는 소박한 수공예 그릇 중에 아름다움을 표출하고 있는 작품인 것이다. 그것에 공감하는 도예가들이 ‘마시코’에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활발한 활동이 시작되었다. 그 결과, 현재는 도자아트숍과 도자 전문 갤러리 등이 많이 생겨나 일본의 대표적인 도자기 마을로 발전하고 있다. 매년 봄과 가을에 도예축제가 개최되고 있는데 하루 5만명, 전체 축제기간 동안 총 약 50만명 정도의 방문객들이 다녀간다고 한다. 그 기간 동안에는 많은 고객과 도자판매점 간에거래가 활발해진다.
마시코에서는 고급품부터 저가품까지 어느 것에 치우치지 않고다양한 성향의 작품들이 모두 일정한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다.작품 생산의 풍부한 변화의 움직임이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응답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뒷받침은 현재 마시코의 전통적 민예품뿐 아니라 전혀 다른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작가와 공방이 많아진 것에 있다. 저가품이 많다는 것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구입자인 고객의 눈은 엄격하기 때문에 판매되는 것들은 품질과 디자인, 가격 모두에서 납득할 수 있는 물건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지금 마시코에는 아주 큰 규모의 인기있는 공방이 있다. 북유럽풍의 이미지를 접목해 작품을 만들고 있으며, 성형은 석고틀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가격은 개당 10,000원 정도로 젊은 층이 주구입층이고 꽤 인기가 높다.
새로운 물건으로 흘러넘치는 마시코의 다양한 작품 중 이 공방의작품은 왜 이렇게 특별한 인기품이 된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마케팅 방식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이라는 SNSSocial Network Services를활용한 마케팅이 주요한 것이다. 최근 젊은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은 페이스북보다 인스타그램이 주류가 되고 있다. 이 공방도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사진으로 어필이 되어 그곳으로 부터 시작돼 더욱 확장되었다. 실제 그곳에서 실물을 보고 사는 것보다사진이나 정보를 본 젊은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것이다.컬렉터가 아닌 일반 대중에게 판매하기 위해서는 작품을 알리는방식과 기회가 중요하다. 인기의 이유는 품질, 디자인, 가격 보다도 마케팅의 방법이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6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