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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7월호 | 뉴스단신 ]

영혼을 담은 치유의 포슬린인형 에꼴 드 뿌뻬 다흐_김선영
  • 편집부
  • 등록 2018-01-10 17: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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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J CAMILLE」 17 inch, 2005

 

포슬린porcelain은 고령토를 사용해 고화도에서 구워 유리질화 되고 태토의 흡수량이 0.5%이하인 도자기다. 중국에서 제일 먼저 생산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가 ‘차이나China’라고도 불린다. 이 자기를 소재로 인형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세기로, 도자기로 만들어진 모든 인형을 포슬린인형Porcelain doll이라 한다. 포슬린인형은 미니어처인형, 차이나인형, 파리안인형, 비스크인형, 레이스인형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백자와 같이 하얗고, 매끄러운 표면을 가지고 있다. 포슬린인형을 만들 때는 ‘포슬린 슬립porcelain-slip’이라 불리는 액체 상태의 점토를 사용하고, 형태가 복잡하고 정교한 인형의 형태 때문에 ‘캐스팅casting’이라는 주조 기법을 사용해 성형한다. 포슬린인형들은 재벌구이를 하기 전에 유약을 발라 반짝이는 광택을 가지고 있는 반면, 비스크인형은 유약을 바르지 않기 때문에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을 가지고 있다.
포슬린인형은 1800년부터 프랑스와 독일에서 만들기 시작한 유럽의 전통인형이다. 첫 등장은 독일이었으나 프랑스에서 패션인형으로 인기를 끌어 발전하기 시작했고, 1977년에 설립된 인형 작가 길드가 Doll Artisan Guild(이하D.A.G)에서 앤티크 포슬린인형의 원형을 본뜬 몰드를 통해 그 모습을 복원시켰다. 과거의 제작 방식을 정리해 앤티크 포슬린인형 제작 교육과정을 만든 것이다. 이를 토대로 현대의 작가들은 당대의 앤티크 포슬린인형을 재구현한다. 한국에도 이처럼 앤티크 리프로덕션 포슬린인형Antique repeoduction Porcelain doll을 재현하는 작가가 있다. 에꼴 드 뿌뻬 다흐École de Poupée d´Art 대표 김선영 작가다.

 

Interview 김선영 작가

 

Q 작가님이 운영하는 ‘에꼴 드 뿌뻬 다흐’ 인형공방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세계인형장인협회(이하 D.A.G)의 포슬린인형 교육 과정을 배우고 수료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에꼴 드 뿌뻬 다흐’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선영(이하 김) 에꼴 드 뿌뻬 다흐는 유러피언 앤틱 포슬린인형 재현을 교육하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앤틱 포슬린인형은 19세기 후반 독일과 프랑스에서 생산됐던 인형입니다. 초기에는 귀족 여성들의 패션마네킹으로 제작됐고 후에 이 회사들은 상류층 자녀들을 위해 어린이 모습을 한 비스크인형을 제작하기 시작했어요. 20세기 초에는 대중에게 좀 더 다가가기 쉬운 비스크 캐릭터돌과 포슬린 하프돌이 제작됐고요. 짧게는 백년에서 길게는 140여 년 전 도자기로 만들어진 이 포슬린인형들은 세월의 흔적과 함께 엄청난 매력을 지닌 모습으로 남게 됐고, 저는 한국에 돌아와 앤틱 포슬린인형을 재현하는 작업이 얼마나 매력 있는 일인지 널리 알리고 싶어 유러피언 도자기인형 전문학원인 에꼴 드 뿌뻬 다흐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수업 커리큘럼이 궁금합니다.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김 에꼴 드 뿌뻬 다흐는 세계 인형장인 협회인 DAG의 커리큘럼을 도입해 체계적인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세미나 형식의 수업을 통해 포슬린인형을 만들면서 각 레벨의 학점을 이수해 수료하는 시스템 입니다. 커리큘럼 내에는 이론시험도 있고 마스터, 그랜드마스터, 트리플크라운 등의 인형장인 타이틀을 원하는 경우에는 해외에서 열리는 포슬린인형 대회에 참가해야 합니다. 2014년부터는 제가 국내에서도 포슬린인형 대회를 주최하게 돼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타이틀 취득이 가능합니다. DAG 전문가 과정 외에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취미 클래스도 매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DAG에서 포슬린인형 제작에 관한 모든 과정을 수료하셨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형 장인 협회인 만큼DAG만의 인형 교육과 제작기법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김 37년 전통의 DAG는 세계 어디에서나 유러피언 앤틱 포슬린인형 재현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 온 비영리단체입니다. 대가 끊긴 유럽 도자기인형 회사들의 앤틱인형 수백종류를 수집해 석고몰드를 재현해냈고, 19세기 인형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하기 위해 새로운 종류의 최상급 포슬린슬립을 제작하고, 전통 페인팅 기법 또한 연구하고 있습니다.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포슬린인형 장인들을 배출해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서 포슬린인형 제작자들을 교육하며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있고요. 제작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DAG 교육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Authentic입니다. 창작이 아닌 앤틱 도자기 인형을 재현하는 작업인 만큼 철저한 고증을 통해 제작하고, 보는 눈을 키우는 것을 중점적으로 교육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전통기술을 보존 및 전수해야 하기에 조금은 고집스럽게 지켜가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하는 작업이 앤틱을 재현하는 일이기 때문에 전통 인형도자 기법 그대로 제작할 때 가장 가깝게 그 느낌을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현대적 기법을 다양하게 접목하고 있긴 하지만 편리하고 빠르게 제작된 인형은 앤틱 포슬린인형만의 기품이 느껴지지가 않더라고요. 하지만 수업에서는 전통과 현대기법 모두 가르쳐 드리고 있어요. 각 기법의 차이를 알고 각자 원하는 방향으로 응용이 가능하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Q 유럽과 미국 등에서 인형을 배우고 문화를 경험하면서, 한국과는 다른 인형 문화를 느꼈을 것 같습니다. 국가 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김 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매년 수차례 포슬린인형 페어, 대회, 옥션 등이 크게 열리고 있어요. 옥션에서는 여전히 수천만 원에서 억대까지도 거래되고 있고 낙찰된 포슬린 인형들은 개인이 소유하기도 하지만 인형전문 뮤지엄에 보관돼 후대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예술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반면 한국은 아직 제대로 된 포슬린인형 박물관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안타까워요.

 

Q 전통 기법으로 만든 작가님의 포슬린인형들은 완성도와 당시의 재현도가 뛰어난 것 같습니다. 평소 작업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또한 특별히 애착을 갖고 있는 인형을 소개한다면.
김 포슬린 슬립캐스팅을 한 인형에 때에 따라 시유를 하고 가마에 넣고 여러 단계에 거쳐 채색을 한 후 최고급 실크, 프렌치레이스, 리본 등의 앤틱소재를 적절히 사용해 고증에 따라 의상을 만들고 모헤어 가발과 가죽 신발 제작까지.. 이렇게 다양한 작업을 하기에 단 한 번도 지루함을 느낀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모든 포슬린인형의 생김새나 매력이 달라 어느 하나가 애착이 간다고 얘기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모두 각기 다른 생김새와 눈빛으로 늘 저를 미소 짓게 만드는 아이들이에요.

Q 일반적으로 포슬린인형을 고급 취미 문화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포슬린인형 작가로써 이 분야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김 고급 취미 문화인 것이 맞아요. 그래서 활성화가 어렵기도 하구요. 해외에선 정말 포슬린 인형 자체가 좋고 만드는 기쁨을 느끼기 위해 이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한국은 처음부터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고 시작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요. 인형이라는 특성상 이렇게 시작하는 분들은 포슬린인형에 그 모습이 그대로 담기는 게 보여서 가끔 속상할 때가 있어요. 일상생활에 쓰이는 제품이 아니기에 한국 특성상 순수하게 시작하는 분들이 아직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고 이것이 제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Q 해외 장인 초청, 프렌치 베베인형을 위한 의상 만들기 등 포슬린 인형을 위해 활발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신데요. 이와 관련한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김 지금까지 해 온 대로 천천히 정석대로 탄탄한 수업을 고집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 해외의 훌륭한 장인들을 모셔 워크샵을 열고 실력 있는 제자들을 양성해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교육하는데 집중하고 싶습니다.
현재 에꼴 드 뿌뻬 다흐 출신의 돌 마스터 분들과 함께 한국에선 처음으로 『포슬린인형』 전문서적 출판을 준비 중에 있어요. 포슬린인형을 공예의 한 분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알리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인형은 갖고 놀거나 장식품이라는 의미만으로도 충분한 기쁨을 주지만 포슬린인형을 제작할 때 느끼는 더 큰 행복을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7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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