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조림 포터리는 에스닉한 패턴이 돋보이는 식기부터 고양이의 모습을 담은 다양한 생활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애완愛玩’, 그저 가까이 두고 예뻐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반려伴侶’, 짝이 되는 동무로서 서로를 위하는 존재. ‘반려동물’은 인간과 동물이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말이다. 특히 1인 가구의 증가와 딩크족Double Income1), 딩펫족dinkpet2) 등 여러 사회 변화들로 애견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제는 반려동물이 우리 삶에 자연스러운 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더불어 반려동물에게 쏟는 애정과 비례해 비싸더라도 좋은 제품에 대한 소비욕구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미 2조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한 반려동물 시장에 우리 도예계도 차츰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고양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귀여운 수반을 만들기도 하며, 반려동물을 위해 무해하고 건강한 밥그릇을 만들고, 반려동물과의 소중한 추억을 담는 유골함을 제작한다. 사람을 위한 그릇을 넘어 반려동물을 위한 그릇까지, 이는 도자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이기도 하다.
‘긴 아침의 숲’, 장조림長朝林 포터리의 신성민, 김지혜 도예가는 아침잠이 많은 두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반찬 이름이 생각나 더욱 친근한 장조림포터리는 아기자기한 식기들과 함께 고양이의 모습을 담은 다양한 오브제와 생활기를 선보이고 있다. 5년 전 그들이 고양이와 관련된 작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도자 피규어 시장 규모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반려동물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고양이 오브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함께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반려동물을 위한 단순한 도구를 넘어, 반려동물의 생활패턴과 욕구까지 만족시키는 소비 형태로 변했다고 생각해요. 페어에 참가할 때나 온라인 주문 등에서 소비자들이 점점 더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히 신경 쓴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흔히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 스스로 자신을 ‘집사’라고 말하곤 한다. 도도한 고양이의 수발을 들다 보면 흔쾌히 집사가 되는 기분인 것. 행복한 ‘집사’ 신성민, 김지혜 도예가가 가장 신경 쓰는 일은 고양이의 음수량이다. 고양이의 성격상 물을 잘 마시지 않아 병에 걸리기도 해 고민이 많은 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고양이의 음수량을 늘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수반 안에 고양이 피규어를 넣어 호기심 많은 고양이의 관심을 유도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수반의 사이즈 역시 블로그로 연이 닿은 이웃 ‘집사’의 아이디어가 반영됐다. 고양이를 많이 키워보고 가까이서 관찰한 그들이 최고의 아이디어 뱅크였다.
장조림 포터리는 주문 제작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1년 전 고양이가 쓸 그릇을 주문한 한 고객이 자신의 고양이와 닮은 피규어도 함께 만들어주기를 제안했다. 이를 계기로 지금의 고양이 수반이 탄생한 것이다. 주문자의 만족을 담은 상품 후기는 자연스럽게 홍보효과를 내며 연이은 주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문을 받은 후 일일이 만들고 채색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지만, 자신의 고양이와 닮은, 혹은 자신이 원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갖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주문 제작에는 긴 작업 기간이 소요되지만 고객들 대부분이 너그럽게 이해해주고 있어 다행히 작업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전한다.
“저희와 함께하는 두 마리의 고양이들을 보고 있으면 기존 작업의 개선점과 방향성이 보이는 것 같아요.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여러 소품들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곁에 오래 두고 볼 수 있는, 그런 작업들을 앞으로도 계속 해나가고 싶습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1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