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작업실 전경
서울 중구 필동, 어느 한적한 길목을 따라가다 보면 붉은 벽돌로 가득 메운 주택이 눈길을 끈다. 주택의 안에는 단란한 가족이 함께 모여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보지만,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어느덧 시간이 멈춘 듯 정숙하고 고요한 분위기에 휩싸인다. 또다시 계단에 올라 문을 열고 공간 안에 들어서면, 그 안에는 시간여행에 돌아온 듯 예전에 유행했던 노랫말과 함께 도자 작업을 하는 이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배세진, 이혜미, 윤상혁 작가의 공간. 필동작업실의 평일 오전 모습이다.
Interview
배세진,
이혜미, 윤상혁
필동작업실 대표
Q 작가님들은 각각 다른 스타일의 작업을 하시잖아요. 세 작가님이 모여 필동 작업실을 오픈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혜미(이하 이) 저는 석사 수료하고 1년 동안 선배들이랑 같이 작업했었고, 배세진 선배님은 그 당시 학교에서 조교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윤상혁 선배님은 인천에서 개인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었고요. 각자 다른 공간에서 작업을 했었지만 함께 모여 작년 3월에 ´필동 작업실´을 열게 됐어요. 전업 작가에게는 아무래도 수입적인 부분에서 불안정할 수밖에 없거든요. 공방 수업을 통해서 수익적 안정을 얻고자 작업실을 오픈하게 됐어요.
배세진(이하 배) 30대에 본인의 작품 활동만 하는 걸 전업이라고 한다면, 작업만 할 수 있는 작가들은 없을 것 같아요. 저희의 본업인 개인 작업 외의 시간에 평교원이나 대학 강의에서 얻는 수익 외에 부수입을 얻고자 시작하게 됐어요. 작업과 수업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크고 넓은 공간이 필요했고, 필동에 있는 단독 주택에 공방을 마련하게 됐어요.
Q 필동작업실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윤상혁(이하 윤) 필동작업실에서는 저희 3명의 작업적 장점을 살려 주로 물레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물레는 흙을 제대로 이해하기 좋은 도구니까요. 원데이 클래스는 현재 진행하지 않고 있어요. 물레를 차고, 굽을 깎고, 흙이 건조되는 과정, 초벌기에 유약하는 것을 경험하지 않는다는 것은 도자기의 일부분만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아직은 수업을 만들지 않았어요.
배 도자 교육이라기보다는 문화를 경험하고, 일 이외의 쉼을 제공하자는 컨셉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일반 대학 도예 관련 수업을 그대로 하면 수강생들이 힘들어하기 때문에 원하는 형태와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게 알려 드려요.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번조를 해요. 왜냐하면 수강생들에게 본인이 작업한 결과물을 보여드리고, 직접 그릇을 사용하고 선물하는 재미를 드리기 위해서죠. 수강생들이 원하는 기물의 스타일이 있으면 도와드립니다. 빠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죠. 도자기는 ‘빠르다’라는 단어는 참 어울리지 않지만, 빠른 경험을 수강생들이 하지 않으면 재미를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직접 작업의 모든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작품이 훨씬 내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저는 물레 작업을 많이 하지 않는 조형 작가지만, 도자기법의 핵심과 꽃은 물레이기 때문에 누구든지 도자를 경험해 봤다고 하면 물레를 하는 것이 경험을 하게 됐다고 생각해서, 물레를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이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맞춤 물레 강의를 하기 위해 한 수업 당 인원을 4~5명으로 소수 정예반을 운영하고있어요. 그리고 주말에는 배우고자 하는 수요가 높고, 직장인이 많기 때문에 작업만 하기보다는 개인적인 시간 활용도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시간을 단축시켜서 반을 많이 나누었어요. 오랫동안 작업하고 싶으신 분들은 평일에 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수강생이 원하는 형태와 기물이 있으면 따로 알려 드리기도 하고요. 주중은 5시간, 주말은 4시간 동안 수업이 진행돼요.
Q 필동작업실의 홍보와 수강생 관리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윤 SNSSocial Network Service 활동을 통해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필동작업실에서 수강하시는 분들이 도자기에 관심 있는 지인들에게 소개해서 오게 된 분들이 많아요.
배 SNS를 많이 하진 않지만 필동작업실의 수업 과정과 일상을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올리는 데 그 사진을 보고 다이렉트 메시지로 수강 문의를 해서 오는 분들이 많아요. #물레 #도자기공방 이렇게 태그를 검색해보고 오시더라고요. 홍보를 많이 하진 않지만, 현재는 SNS 정도만 해도 홍보는 충분한 것 같아요. 사실 윤상혁 작가 말대로 오히려 수강생들을 통해 입소문이 나는 것이 홍보 효과가 더 컸어요. 그래서 따로 홍보를 위해 필동작업실 간판을 만들지 않았어요.이 필동작업실에는 저희가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에 나가 수업했을 때 가르친 수강생, 지인들, 인스타그램@pilding_pottery을 통해 알게 되어 오게 된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윤 그리고 예상치 못했는데 수강생 대부분이 젊은 층이에요. 처음 공방을 열었을 때, 저희는 대부분 중장년층이 주를 이룰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현재 수강생은 20대 후반~30대 후반이 대부분이에요. 주말에는 직장인들이 제일 많아요. 그리고 20, 30대이신 분들은 SNS에 대한 활동이 활발한 편이잖아요. 수강생들이 본인의 SNS에 필동작업실의 사진과 도자수업의 경험담을 올려주셔서 또 다른 부가적인 홍보 효과가 나더라고요.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