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ramic vase & Flower
일상이 퍽퍽해질수록 꽃은 더 많은 사랑을 받는다. 가끔은 꽃 한송이에 마음을 기대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한다. 끈적거리는 바람이 하루아침에 얼굴을 바꾸고 서늘하게 다가서도 꽃이 있어 외롭지 않다. 가을에 어울리는 꽃과 도자기 화병으로 본격적인 가을을 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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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유단 작가의 검은색 화병 셋트. 빨갛게 든 단풍과도 비슷한 색을 가진 강렬한 주황 꽃 핑쿠션(총칭: 레우코스페르뭄) 꽃이 검은색 화병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단풍구경을 실제로 못할 땐 이렇게 꽃을 대체해 그 느낌을 받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화병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은 시유가 다른방식으로 돼 있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검은색 화병에 깊은 맛을 더했다. 빼곡하게 꽂는 것을 좋아한다면 소국이나 빈티지한 색감의 수국을 이용해 연출해도 좋다. 13만원, 8만원. 꽃: 핑쿠션, 잎은 홍죽
2) 정갈하고, 모던하고, 깔끔한 화병으로 사랑 받았던 이정은이 새로운 화병 시리즈로 찾아왔다. 도자 작가 중에서도 화병을 메인 작업으로 하는 작가가 많지 않아 더욱 반가운 소식이다. 갇혀있던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이번에는 ‘분청기법’을 도입해 색슬립을 이용해 캐스팅을 하고 그 위에 하얀색 슬립을 덧발라 오묘한 색감을 완성시켰다. 슬쩍 슬쩍 보이는 분홍색감의 화병에 보랏빛 꽃으로 톤다운 시켜 화사하지만 화려하지는 않다. 꽃: 다알리아
3) 이번엔 크기가 좀 작은 빈티지한 색감의 화병이다. ‘공기’라는 이름의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Gong-gi(공기) 공방의 화병으로 색감 자체가 가을과 잘 어울려 선택했다. 화병에 3가지 정도의 색상이 있어 송이가 큰 꽃보다는 나뭇가지 느낌이 나는 작은 물 안개꽃을 꽂았다. 아주 작은 동그란 알맹이에서 보랏빛 안개꽃이 피어나니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4만원
4) 깎아내고 붙여서 만든 작은 사이즈의 화병은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 공방의 작품. 6개의 화병 중 유일하게 흙의 질감이 그대로 노출돼 가을과 썩 어울리는 모양새다. 하얀 꽃을 넣을지 노랑꽃을 넣을지 많은 고민 끝에 자홍색 다알리아로 꽂았다. 두 송이의 다알리아 색상이 미묘하게 달라 오묘한 매력을 풍긴다. 빨갛게 익은 단풍과 비슷한 색의 다알리아는 충만한 가을색으로 우리에게 가을을 알린다. 4만원
5) 유약이 지나간 흔적을 그대로 내버려둔 박기용 작가의 키가 큰 화병에 억새를 꽂아 연출했다. 억새는 갈대보다는 키가 조금 작기 때문에 일상에서 사용하는 화병에는 억새를 사용해 장식하는 것이 수월하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닌가보다. 위로 쭉쭉 뻗은 화병에 꽂힌 억새는 약한 바람에도 살랑살랑 일렁이며 억새만의 물결을 만들었다. 손이 지나간 흔적을 간직한 화병과 바람의 흔적을 간직한 억새는 가장 가을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크기가 꽤 있는 화병인만큼 탁트인 거실이나 베란다 쪽에 두고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15만원.
6) 가운데 기하학적인 패턴이 들어가 있는 화병은 김가영의 작품이다. 물결무늬를 연상시키는 패턴은 인테리어 효과로도 손색이 없는 모던한 디자인이다. 다만 가운데 뚫려 있어 물을 넣어 꽃을 꽂을 때 다소 불편함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조화를 꽂는 것도 추천한다. 패턴 때문에 꽃송이가 크고 화려한 꽃 대신 보랏빛이 감도는 줄기에 열매가 달린 장녹수를 선택했다. 꽃을 선택하기 어려울 땐 가지와 열매가 있는 식물을 잘 이용하면 더욱 예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15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