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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0월호 | 특집 ]

세라믹 캐스팅 기법이란?
  • 편집부
  • 등록 2014-11-03 17:16:46
  • 수정 2014-11-03 17: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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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about CERAMIC CASTING

세라믹 캐스팅 기법이란?

 이용필 남서울대학교 환경조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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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캐스팅 기법은 금속, 세라믹, 플라스틱 등 각종 재료를 다루는 산업제품과 예술창작물의 제조 기법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방법론이며 현대 과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발전되어 왔다. 특히 역사적으로 선사시대 이래 시대별 문명 발달의 척도로 일컬어졌고 하이 테크놀로지 분야였던 도자(세라믹)에 있어서도 캐스팅 기법의 다양한 응용으로 인해 괄목한 만한 성과를 이룩하였다. 현재 도자산업은 물론 세라믹 캐스팅 기법을 전문으로 하는 작가들의 왕성한 작품 발표를 통해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필자도 같은 작업을 하는 도예가의 한 사람으로서 발표된 수많은 산업제품과 작가들의 주옥같이 많은 작품들 속에 담긴 노력과 창의성 그리고 실험정신에 감탄을 금치 못할 때가 많다.

캐스팅 기법이란 가소성이 부족한 순도 높은 점토에 가소성을 부여하는 아주 획기적인 방법이다. 더욱이 반복생산을 해낼 수 있고 디자인-석고원형제작-석고 몰드제작-성형-장식-소성 등의 과정이 분업화될 수 있으므로 디자이너들이 도자에 대한 접근을 가능하게 하였고 도예가들도 디자인과 산업에 대한 접근을 할 수 있는 융합의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고화도 자기질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고 백색도와 투광성이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며 기물의 두께 조절이 자유롭기 때문에 그 쓰임에 따라 가볍거나 무거운 완성품을 의도에 따라만들 수 있다. 부피가 큰 위생도기로부터 각종 인테리어와 조명의 영역 그리고 뉴 세라믹이라 불리우는 각종 전기 전자제품, 철강, 엔진, 의학 기자재, 해양 및 우주과학 부속품에 이르기까지 그 한계가 없는 도전장을 내고 있다. 이 모든 결과는 긴 역사를 통해 우리 선배들이 인내와 땀을 동반한 끊임없는 노력에 의한 것이며 우리는 그 덕택에 단 기간의 연구와 숙련을 통해 해택을 누리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지면 관계상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세라믹 캐스팅 기법의 발전과역사와 개념을 이해함으로 단순한 기술로서의 전수가 아닌 기법 속 또 다른 차원의 접근과 창의적인 디자인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여러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세라믹 캐스팅의 역사

역사적으로 인류가 점토를 이용하여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같은 크기의 반복적인 제작을 위해 이미 무릎을 몰드로 하여 그릇을 만들었었고 이것은 그릇 모양의 돌이나 나무의 소재몰드로 발전하여 도자 성형의 틀로서의 형식을 갖추었다. 또한 주-한시대의 중국인들은 기공률이 크고 단단한 초벌구이나 나무틀을 몰드로 사용하여 벽돌과 불상의 부조, 토우를 가압성형하며 미세한 부분의 성형까지도 반복적으로 제작 할 수 있었다.

석고의 일반적 성질은 아마도 고대 이집트인들이 석고를 대 피라미드의 접합 부분에 사용했던 기원전 2500년 즈음으로 알려져 있고 그들은 데드마스크를 만들거나 인체부위를 떠내는데 사용하였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5세기경 한 쪽짜리 가압성형용 몰드에 사용했고 중국인들은 당대 이전에 장례용 인물상인 명기 제작에 사용하였다. 한편 그리스인들은 석고를 인물상을 주조하는데 썼고, 이탈리아에서는 르네상스 예술가들이 석고로 조각을 했을 뿐 아니라 원작을 모사하기 위해 석고 몰드를 만들기도 했다.

오늘날 사용하는 소석고는 중세의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에서 석고 광산이 발견됨으로 알려졌다. 1700년대 중반 상업적으로 채굴이 시작되고 이 원료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도자기 생산에 이용되기 시작하였다. 18세기초 세브르에서 슬립 주입이 발명되었다고 한다. 영국 산업혁명과 맞물려 증기기관으로 인한 동력으로 교통이 원활해지고 교역이 많아지자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은 세라믹 분야에서도 요구되었고, 반복적인 대량생산을 위해 석고가 활용되고 동력을 이용한 석고제형이 도입되었다. 더욱이 당시의 다른 산업 분야의 방법론과 과학기술이 적용됨으로 점토와 물을 혼합하여 슬립을 만드는 방법 대신 해교제를 이용한 슬립을 사용하는 등 슬립캐스팅의 기술이 개발되고 발전하였다. 회전의 형태만 반복적으로 만들 수 있었던 당시에 도자기 기업과 도예가들에게는, 물레나 선반을 통해 얻을 수 없는 다양하고 어려운 형태를 반복적으로 생산할 수 있던 이 방법이 매력적이었으므로 빨리 도입될 수 있었다. 그 후 대량생산의 효율성, 제품의 완성도, 정밀도, 품질, 훌륭한 디자인을 위한 왕성한 연구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세라믹 캐스팅의 실패와 좌절을 딛고 성공한 영국의 웨지우드

한 예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도자기 회사 웨지우드Wedgwood를 들어보도록 하겠다. 웨지우드는 설립자의 이름이기도 하다. 웨지우드는 걸출한 실험 과학자이며 동시에 통찰력 있는 실업가였는데 18세기에 소규모 공방으로 시작하여 2개의 혁신을 통해 시골 공예의 수준을 벗어나 오늘날 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자기 회사가 되었다.

그 혁신의 하나는 점토의 혼합을 개량하여 자기질의 백자를 만들어낸 것과 또 하나는 현대 도자기제조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혁명적인 방법인 석고 몰드를 이용한 슬립캐스팅의 방법을 도입한 것이다. 이 두 방법의 도입은 디자이너의 형태를 석고 몰드에 옮겨와 과거의 장식에서 벗어난 혁신적인 디자인의 형태와 다양한 신고전주의, 바로크 문양의 장식을 하였고, 부조 장식과 자스퍼 및 카메오를 도자기에 가능하게 하였다. 즉 실용자기와 장식예술용자기를 함께 운영하여 우수한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의 작품을 대량생산하므로 도자 디자인의 대중화는 물론 예술적으로도 큰 성공을 하였다. 상업성과 예술성을 함께 추구한 것이다. 상업성을 추구하여 이익을 창출하였고 예술성을 추구하므로 창의적인 수준의 연구와 새로운 도자기를 만들기 위한 투자와 모험적인 실험이 이루어졌다. 이 철학은 오늘날에도 많은 기업들이 경영철학으로 따르고 있다. 당시 슬립캐스팅은 도자기를 대량으로 더 얇고 가볍게 만들어 운반과 사용이 편리하였고 디자이너와 생산자를 따로 운영할 수 있었다. 이것은 과거 물레 및 손 성형방식보다 오랜 시간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치 않기 때문에 생산자로 하여금 작업 메뉴얼과 프로세스의 교육과 숙지를 통해 제조가 가능할 수 있었다. 또한 대량생산은 당시 가난한 사람은 소유하지 못했던 장식이 있는 도자기들, 황실의 대관식 기념 도자기 등을 좀 더 싸게 대량으로 생산하므로 소비자 계층을 확대하였다. 웨지우드는 슬립캐스팅을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딛고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하여 오늘날을 사는 우리 현대인의 감각까지도 충분히 충족시켜줄 만큼 놀라운 열매를 맺었다. 슬립캐스팅의 범주에서 약간 벗어난 이야기일 수 있으나 웨지우드는 1759년 창업하여 1968년 5대에 걸쳐 상업성과 예술성을 함께 추구하는 창립 정신과 독립성을 유지하며 세계 제일의 도자기 회사가 되었다. 웨지우드의 디자인은 세계유명 디자이너를 자유계약 디자이너로 초대해 구성한 스튜디오의 전통을 아직까지 이어오고 있다. 20년의 공기업 기간을 거쳐 1986년 워터포드사와 합병하였고 현재 영국 식기 시장의 O?? 분의1을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유럽에 전파된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의 도자기를 흉내 내려는 유럽의 노력은 18세기 이후 산업혁명과 함께 세라믹캐스팅을 전격 도입함으로써 비약적인 발전을 하였으며 이것은 다시 전 세계로 전파되게 된 것이다.

 

영국 웨지우드의 1870년대 식기

 

한국의 1세대 슬립캐스팅 기법 연구자들

우리나라에서는 1940년대에 밀양도자기의 전신인 밀양제조소에 근대적 도자산업 시설이 처음 도입되었다. 미국경제원조시기인 1958년 한국공예시범소에서 미국인 피스틱Fistic이 석고틀을 이용한 도자제작을 보급하였고 자립 경제의 전환기인 1960년부터 80년대에 이르면서 수출 전략 품목으로 도자기가 선정되고 밀양도자기, 한국도자기, 행남자기, 요업개발 등의 산업체들이 설립됐다. 국내외로 시장의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져갔으며 이에 대한 전문 인력이 요구되었다. 이를 육성하기 위하여 1960년대부터 각 대학에는 도예과가 신설되기 시작하였으며 슬립캐스팅을 특성화하여 가르치는 학교가 늘어갔다. 이것은 당시 전통도예로 시작하여 현대도예의 다양한 방법론에 의한 예술가 양성 위주의 교육이 산학협력의 기틀을 마련하고 실현해갔다. 특히 강남대학교 이왕용 교수, 강릉대학교 고성종 교수, 단국대학교 권오훈 교수, 목원대학교 황용식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강석영 교수, 상명여자대학교 서한달 교수, 성신여자대학교 김병억 교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권영식 교수 등의 적극적인 교육으로 슬립캐스팅은 수많은 도예 입문자들이 비젼을 가지고 연구하게 됐고, 현재 많은 이들이 도자디자이너와 작가로 슬립캐스팅 기법을 통하여 창조적인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권오훈의 세라믹 캐스팅 작품

 

세라믹 캐스팅의 다양한 기법들

끝으로 역사적으로 도자산업의 혁신을 불러왔고 도예가들에게 디자이너로서의 영역 확대와 창작의 범위를 넓혀준 세라믹 캐스팅 기법의 개념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세라믹 캐스팅은 성형할 형태의 원형을 제작하고 이 형태에 대한 틀을 만들어 슬립을 주입하여 원형과 같은 형을 성형하는 기법이다. 석고의 특성인 흡수성을 이용하는 것으로 같은 형의 반복제작에 편리하다. 그리고 점토의 가장 큰 장점인 가소성이 부족하여 다루기 어려운 고품질의 백색 자기질 점토와 본차이나, 뉴세라믹과 같은 점토에 가소성을 부여하므로 질감, 색깔, 흡수성, 밀도, 소성온도를 극대화시키기에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또한 세라믹 공학을 비롯한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 과학 기술 등의 현대 테크놀로지와의 융합으로 그 가능성은 도자업계의 발전과 도예가들에게는 상상력과 활동의 범위를 더욱 넓혀주고 있다. 최근 학교 교육과 도자 디자이너들의 연구를 통해 점점 더 다양하고 놀라운 창의적인 작업들로 구현되고 있다. 캐스팅을 이용한 기법에는 슬립캐스팅, 기계물례성형Jiggering, 롤러머신성형, 프레스성형 등의 방법이 있지만 여기서는 오늘의 화두이며 세라믹 캐스팅의 다양한 기법 중 가장 많이 사용하고 활용도가 높은 슬립캐스팅의 범주로 설명하여 이해를 돕고자 한다.

석고 몰드 다루기

슬립캐스팅의 주재료는 석고와 슬립이다. 그러므로 이 기법은 우선적으로 이 두 가지 재료의 이해로 시작하여야만 한다.

석고는 원형과 몰드의 재료가 된다. 이것을 다루는 기법을 석고제형이라 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창조적 디자인과 그 디자인을 다룰 석고제형 능력이 필요하다. 디자인은 석고제형을 통해 석고 원형을 만들고, 원형을 완벽히 슬립캐스팅 할 수 있는 석고몰드를 잘 만들어야한다. 이러한 디자인의 정확한 프로세스와 편리를 위해 도입된 디지털기술이 발달하면서 3D 그래픽과 프린팅 그리고 자동조각기와 같은 현대 도구에 의해 무한한 가능성이 현실화 되고 있다. 몰드는 사용형 몰드Working Mould와 어미몰드Mother Mould로 제작되는데 말뜻과 같이 사용형 몰드는 슬립이 주입되는 성형용 몰드이고 어미몰드는 석고가 주입되어 사용형 몰드를 다량 복제하기 위한 몰드이다. 이것은 캐스팅 작업의 데이터베이스요, 아카이브라 할 수 있다. 제형된 석고원형과 어미몰드는 그 다음 작업과 보관을 위해 경화제를 코팅하여 표면을 강화하는 것이 좋고, 원활한 석고간의 분리를 위해 카리비누와 같은 이탈제를 작업할 때마다 충분히 2차 코팅하여 이물질 제거와 기공을 막아 수분의 흡수를 차단해야 한다. 이러한 석고작업은 슬립캐스팅의 80%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는데 슬립 주입이 단순 반복적인 작업이라면 석고 제형은 그 자체로 작품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정교하고 치밀하게 디자인되고 제작되어야한다. 보관과 건조, 주입에 의한 성형이 용이하게끔 해야 하는 등 작업의 거의 전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석고는 결정수를 함유한 황산칼슘CaSO4 • 2H2O으로서 곱게 분쇄시킨 후 150℃로 구워 수분을 없앤 것인데 이것을 소석고CaSO42H2O라고 한다. 소석고에 물을 넣으면 물과 결합하여 약간의 열이 발생하면서 다시 약간 팽창한다. 이 석고는 열이 식은 후 건조가 되면 다공질의 미세조직이 되므로 모세관 작용에 의하여 액상의 슬립으로부터 수분을 빼앗고 몰드 내부 표면에 점토막을 형성한다. 석고 몰드 안에 슬립이 머무른 시간만큼의 점토 두께가 형성되므로 작업자의 의도에 따라 기물의 두께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물과 석고를 혼합해야 석고형을 만들 수 있는데 물은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어야하고 혼합 비율에 따라 석고의 흡수율과 강도가 결정되게 된다. 기물 두께를 조절하는 방법으로는 혼수율 조절방식이 많이 사용된다. 제조된 몰드나 A, B 같이 입자가 큰 석고를 사용하면 두께 형성 속도가 빠르게 되는데 작업시 파손이 되지 않도록 석고 강도를 잘 맞추어야 하겠다. 물론 석고의 용도와 성질에 따라 CH, A, B, M-30등의 여러 제품과 자세한 혼수율이 있는데 그것은 석고 제작업체에서 배포하는 데이터를 참고하면 된다. 여기서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CH석고를 기준으로 혼수율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본다.

 

석고

강도

흡수율

로울러 머신용

100

60~65

높다

높다

기계 물레용

100

65~70

중간

중간

주입 성형용

100

75~85

낮다

높다

 

혼수율을 이해하면 석고 강도를 조절하여 조각을 용이하게 할 수 있고 흡수율도 조절할 수 있다. 물의 온도 또한 석고의 성질을 좌우하는데 실온이 가장 적당하고 여름에는 15도, 겨울철에는 25도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온도가 높을수록 빨리 굳고 차가울수록 천천히 굳으니 작업 시간을 조정하는데 참고하면 좋겠다. 혼합하려고 젓는 속도도 굳는 시간을 좌우하는데 빨리 저으면 빨리 굳게 된다. 석고는 형을 만든 후 발열이 나는 양생과정을 거쳐 식으면 건조를 해야하는데 가장 적당한 온도는 50도에 공기 순환을 잘 시켜야하고 60도 이상 올라가면 결정수가 다 소진되어 무수석고가 되므로 몰드의 성질을 잃게 되니 주의해야한다.

 

 

사용형 몰드

어미 몰드

 

 

슬립 캐스팅 방법

석고몰드 제작과 건조가 완료되면 슬립주입을 이용한 다음 성형 단계로 진행 된다. 이것을 슬립캐스팅이라 부른다.

슬립이란 점토에 물을 부으면 점력을 가졌다가 점차 물의 양이 증가하여 흐를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을 말하고 이장이라고도 불리 운다. 그러나 슬립 캐스팅용 슬립은 해교제를 첨가하므로 본래 물만으로 슬립을 만들 때 60~80% 필요한 물의 함유량을 15∼35% 정도 내에서 만듦으로 슬립이 잘 흐르도록 하여야한다. 물의 양을 적게 하므로 성형이 빠르고 성형물의 수축률을 작게 하며 석고몰드의 건조유지 상태를 길게 할 수 있다.

분류

슬립 비중

위생도기

일반도자기(식기)

예술도자기(전통)

자 기

고압애자(산업)

1.60~1.83

1.60~1.83

1.50~1.89

1.70~1.90

1.50~1.89

 

해교제는 점도가 높은 슬립을 점도가 낮은 슬립으로 만드는 데 넣는 첨가제이다. 엉킨 점토 덩어리를 풀어주고 점토 입자를 가라앉지 않고 고르게 분포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적당량의 해교제의 첨가는 수분 15~35%로 슬립상태를 유지하게하며 슬립의 입자들의 분리나 침하를 일으키지 않도록 하고 석고 몰드에 흡착되는 속도를 빠르게 하므로 슬립 배출 후 성형물이 쉽게 분리되는 것을 도와준다. 종류가 많으나 수산화나트륨, 규산나트륨(물유리), 규산소다, 세라스퍼스(CF-44)를 주로 사용한다. 해교제는 점토의 종류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으나 건조 중량의 0.3~0.5%를 넣으면 충분하다. 해교제를 많이 넣으면 응집 덩어리가 생기거나 기벽이 형성되지 않고 얇으며 잘 마르지 않는다. 또한 소성 시 제품에 그을음의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슬립은 탈 철을 하거나 체 거름을 하여 이물질이 없도록 하고 하루 이상 시간을 두고 숙성시키면 기포가 제거되고 품질이 좋아지고 진공저속교반기를 사용하여 기포를 제공하면 더 좋은 품질을 얻을 수 있다.

 

 

슬립 캐스팅

 

슬립캐스팅은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뉘는데 첫째는 드레인 캐스팅drain casting이다. 이 방법은 몰드 속에 슬립을 주입한 후 석고몰드가 수분을 흡수하여 석고와 맞닿은 슬립면이 탈수된 부분부터 점점 굳어져 점토층이 되고 일정한 두께가 형성되면 나머지 슬립을 쏟아낸 다음 반 건조시킨 후 몰드에서 떼어내는 성형 방법이다. 전체 기물의 두께를 균일하게 성형할 수 있으나 부분적으로 두껍거나 얇게 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이장주입 혹은 주입성형이라고도 한다.

둘째는 솔리드 캐스팅solid casting이다. 압력주입 혹은 고형주입성형이라고도 하고 속과 밖이 다른 형태이거나 다른 두께인 형 속에 슬립을 압력으로 주입하여 수분이 흡수되어 생긴 빈 공간을 계속적으로 채우므로 점토가 꽉 차여진 상태로 석고형 속에서 굳어진 상태일 때 떼어내는 성형 기법이다. 주로 컵의 손잡이, 이형 접시 등을 성형할 때 사용하고 변형이 적어 깨끗하고 편평한 타일과 같은 정확한 작업과 앞뒷면이 있는 접시 등을 제작할 수 있다. 그러나 복잡한 형태를 만들기에는 다소 불편하고 강한 압력을 견뎌야 하므로 몰드를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진공 석고 교반기를 사용하는 것이 양질의 균일한 석고형을 얻을 수 있고 압력주입 설비도 권장하는 바이다.

 

지면관계상 자세한 프로세스와 역사, 장식과 소성의 범위까지 다루진 못하였으나 기본적으로 고찰해본 바와 같이 세라믹 캐스팅은 현대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재료와 기법 특징을 기본적으로 이해해야 작업이 용이하고 여러 가지 응용이 가능할 수 있겠다. 이 토대 위에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적극 활용한다면 도자 산업의 발전은 물론 도예가를 비롯한 디자이너들의 예술표현의 훌륭하고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첨단을 추구하는 세라믹 소재의 연구 개발과 디지털기술과의 융합은 현재 산업체와 교육 현장에서 그리고 작가의 작업실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아름다운 도예문화가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

 

작업실에 놓인 세라믹 캐스팅 작업들

 

필자 이용필은 홍익대학교 도예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를 마쳤다. 1998년 핀란드와 스웨덴으로 건너가 2년간 도예가로 활동했으며, 세라믹 캐스팅 작가로 활동하며 한국과 핀란드, 일본에서 개인전을 12회 가졌다. 제16회서울현대도예공모전 대상, 제1회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 금상, 2002이타미국제공예공모전 오테가라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남서울대학교 환경조형학과 교수 겸 남서울대학교 아트센터 갤러리 이앙 관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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