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2013.03월호 | 특집 ]

옹기작가-김연수
  • 편집부
  • 등록 2014-10-31 09:18:40
기사수정

특집 - 한국전통도예의 뉴 제너레이션

  _?xml_: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옹기작가

김연수 KIM YEON SOO

김연수는 홍익대학교 도예유리과를 졸업하고 옹기기능대회에서 금메달, 외고산 옹기축제 옹기만들기 대회에서 대상 수상,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장려상을 수상했다. 미국 볼티모어 클레이워크 레지던시Baltimore Clayworks residencyMICA(메릴랜드 예술대학Maryland Institute College of Art) 비지팅 아티스트visiting artist로 참가했다. 현재 한국도자재단 입주작가로 활동 중이다.

 

01 도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인연)에 대해서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남도의 조그만 마을에서 성장한 저는 산과 들, 바다에서 온갖 자연을 접하면서 뛰어 놀았습니다. 자연 말고는 아무것도 접할 수 없었던 저에게 바다에서 종일하던 수영과, 어른들 몰래 하던 불장난은 요즘 아이들이 즐겨하는 컴퓨터 게임 보다 더 재미있는 놀이였습니다. 그렇게 자연과 함께한 유년시절의 기억들이 제가 도예를 시작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02 자신의 예술관에 영향을 준 인물

그 동안 제가 살아온 환경, 읽었던 책들과 만남을 통해 알게 된 수 많은 사람들의 영향 속에서 성장하였습니다. 특히 학교와 현장에서 만난 많은 선생님들과 전업 작가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그분들의 열정과 에너지는 나약해질 때마다 저에게 큰 자극이 됩니다. 최근에는 작가로서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던져 준 데미안 허스트와 고독과 힘든 삶 속에서도 참된 신앙의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고 죽기 전까지 작업을 했던 미켈란젤로의 삶은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03 나에게 옹기란?

현대도자에 대해서 다양하게 배웠던 대학시절, 옹기와의 인연은 학교를 벗어난 여러 차례의 워크샵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1미터가 넘는 항아리를 반나절 만에 만드는 뛰어난 기술에 제 눈과 마음을 순식간에 빼앗겨 버렸습니다. 옹기는 저에게 흙을 만질 때 자신감을 가지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의 가치와 소중함에 대해서도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 주었습니다. 서구 지향적인 교육과 가치에 길들여진 저에게 옹기는 정체성을 찾게 해준 소중한 스승이자 큰 뿌리인 셈입니. 자연으로부터 와서 다양한 쓰임으로 역할을 다한 후에 다시 자연으로 회귀하는 옹기의 모습은 제 삶의 가치관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볼수록 정감이 가고 매력적인 그 멋에 빠져 13년 동안 옹기와 동행하고 있습니다.

04 나의 흙작업 과정 중 가장 특별한 것

저는 머리(지식)와 마음(감성)과 손(표현)의 관계성에 주목합니다. 시간 및 공간, 재료에 따라 달라지는 패러다임의 변화는 저에게 끊임없는 사고와 반복적인 노력을 요구합니다. 그 합을 이루어 표현하는 과정 속에는 많은 실험과 인내를 수반하는데 어디서 시작했는지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도출해 냅니다. 지금까지는 손(표현)에 많은 중점을 두었는데 재료를 깊이 이해하고 제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머리와 마음으로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다만 잊어버리고 않고 표현하고 싶은 건 흙의 물성입니다.

05 작품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

저는 전라도 지방의 판장성형(쳇바퀴타렴)기법과 경상도 지방의 흙가래성형(태림질타렴)기법을 배우기 위해서 오랜 도제생활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두 지방의 옹기를 수학 한 후 3년의 시간 동안 옹기대장으로 일을 하였는데 새벽 6시부터 시작된 옹기대장의 수레질은 오후 6시가 돼서야 끝이 났습니다.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물레를 돌리던 하루하루의 삶은 저에게 기술적인 숙련도의 증가뿐만 아니라 인내와 땀의 가치를 배우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김대장이라고 불리며 보낸 이 시간들은 겉치레의 껍데기를 벗고 진실한 저를 만나게 했으며 나비가 되어 날아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한 가치 있는 경험의 순간이었습니다.

06 현재의 가장 큰 고민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20대에 무언가를 배워서 30대에는 그 동안의 경험과 지식으로 자리를 잡으며 살아갑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30대의 전업 작가는 아직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기회를 갖기 힘든 시기입니다. 기존의 시장은 한정되어 있고 40대, 50대의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경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 제 머리 속에 있는 것은 ‘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 ‘어떻게 나만의 길을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들입니다. 그 동안의 지식과 경험을 비우고 다시 다른 것으로 채우는 시간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저만의 길을 가는 것은 도전하는 용기와 행동하는 수고가 따르지만 유목민처럼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전진하고 싶습니다.

07 자신이 추구하는 작가로써의 철학이 있다면

옹기를 보면서 느끼는 다양한 쓰임은 참된 존재의 가치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장맛도 좋은 재료들과 정성을 다하는 자세, 그리고 삭히고 익는 인고의 시간이 지나야 깊은 맛을 내듯이 남과의 비교가 아닌 제 삶의 가치와 소중함을 느끼고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면 이미 아름다움은 함께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로부터 나오는 매개체들이 누군가에게 기쁨과 여운을 줄 수 있다면 참 기쁨 것 같습니다. 결국은 사람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것이고 작가로써의 존재의 의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08 도예계 선배 혹은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삶은 결국 몸으로 행동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머리로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직접 경험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경험하지 않은 지식은 진정한 지식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기만의 길을 갈 수 있는 열정과 에너지가 아닐까요? 누군가와 비교하거나 같아지는 삶이 아닌 자기만의 삶을 가치 있게 살아간다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함이 있을 것입니다.

09 다음 세대를 이끌 도예인으로써 꿈꾸는 ‘우리 도예계’

편식하지 않는 다양한 음식물 섭취가 몸을 건강하게 하듯이 우리 도예계도 다양하게 공존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특히, 젊은 도예가들이 전통에 대한 무관심과 배제보다는 그 귀한 가치를 알고 배우려는 노력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런 후배들이 더 많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under the sea」

옹기항아리. 가변설치

 

0
비담은 도재상_사이드배너
설봉초벌_사이드배너
산청도예초벌전시장_사이드배너
월간세라믹스
전시더보기
작가더보기
대호단양CC
대호알프스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