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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5월호 | 특집 ]

찻그릇의 모방과 창조
  • 편집부
  • 등록 2013-03-08 09: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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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찻그릇의 모방과 창조

찻그릇의 모방과 창조

조재호 전남도립대학교 도예다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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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그릇은 일반적으로 다완을 말한다. 이 시대 대부분의 다완은 400년 전부터 이어져 온 옛 찻사발을 재현함에 목표를 둔 전승도예가들로부터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다완에 대한 깊은 관심은 지역 축제이름을 내거는 대표브랜드로 행사로 진행돼 해외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들 전승도예가로부터 배운 문하생들은 요장을 마련하여 스승의 찻그릇과 큰 차이가 나지 않게 제작하며 다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모두 찻그릇 재현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찻그릇의 역사성에 대한 가치부여에만 관심이 집중돼 노력하지 않고 잠시 흉내만 내도 거기에 버금갈 수 있다는 도예가를 양산하기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이것이 필자가 작품성과 가치성이 결여된 찻그릇이 진정한 도예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지 않나 염려하게된 이유이다. 왜! 다완이라는 찻그릇이 주목을 받게 되었는가? 다완을 사용하는, 구매력을 가진 자는 다인들이다. 그들 중에는 간혹 도예가들의 전시회와 요장을 직접 찾아와 실질적인 작품가격을 위장하고 터무니없는 의미부여로 일반인들은 접근하거나 구입하기 어려운 가격과 가치를 부여해 놓기도 한다.

이 글은 이 시대 찻그릇으로서 다완이 어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설명하고, 찻그릇을 빚는 도예가들에게 모방이라는 재현과 창조적 도전이 우리 도예문화와 차문화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리고자 본인이 실제 경험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다.

 

 

찻그릇의 대학교육

요즘 들어 다인과 도예인이 어우러지는 만남의 장소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열리는 축제이다. 대표적으로 문경찻사발축제와 보성다향제를 비롯해 하동야생차문화축제 등이 있고, 2003년부터 서울에서는 국제티월드페스티발이라는 행사가 시작됐으며 부산과 대구, 광주에서도 정기적으로 차문화 전시행사 등이 열리고 있다. 이곳에 많은 도예가와 다인들이 초대를 받고 있거나 부스를 임대하여 참여하고 있다. 대부분의 도예가들은 전승적인 다완의 형태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면을 유지하고 있지만 몇몇 도예가들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찻그릇들로 다인들의 시선을 잡기에 노력하고 있다. 필자도 그 중 한 명의 도예가로 새로운 다완의 흐름을 선보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같은 시도는 전통적인 찻그릇과 비교할 때 다인들의 안목을 높여 좋은 다기류를 만들어내는 도예인들에게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간 많은 차문화 행사에 참여하면서 가장 절실하게 깨달은 점은 도예가가 찻그릇을 사용하는 다인과의 소통 없이 자기만의 생각으로 찻그릇을 만드는 것은 발전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현 대학 제도권에서는 도예수업의 대부분을 조형예술 관련 과목이 차지하고 있어 그 동안 생활다기에 대한 관심이 적었고 대학과 일반 요장을 운영하는 선배도예인과의 교감도 거의 없었다. 또한 찻그릇을 만드는 전공교수도 조형예술을 전공한 교수보다 현저히 부족해 졸업 후 공방과 작업실 운영을 시작할 때 생활다기 판매전략에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에는 찻그릇을 만드는 교육을 한다는 개념에 대해 대학교육에서 비중을 두는 것이 맞느냐고 반문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학과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현실적 목적에 직면한 많은 교수들이 생활자기에 관심을 두고 교육을 시켜야한다는 성찰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필자는 찻그릇을 가르치는 도예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모방에서 모방으로 제작되는 상품 가치없는 그릇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모방에서 창조로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만큼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이 해 온 것을 따라가서는 경쟁력이 약하고 직접 제작한 찻그릇으로 마셔보고 기능성에 대한 요구사항을 관심있게 경청하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한 예로 본인이 찻그릇에 멋을 내고 싶어 다완 성형과정에서 내부 중앙에 손텃치를 내어 본적이 있었다. 다인들은 그릇의 내부에는 다선을 사용하기 때문에 걸림돌이 된다는 불편함을 지적하며 제일 먼저 다완 안쪽과 굽처리에 대한 강조를 아끼지 않았다. 이 찻그릇은 다인들에게는 구매력을 상실한 작품들이다. 이러한 경험에서 최소한 대학교육과정에서도 다도교육과 다완제작기법을 함께 배울수 있는 수업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기능적인 면에서 시행착오를 덜 가져온다면 작품성과 기능성이 겸비된 찻그릇을 만드는 실전이 필요한 체험 수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에서 다도와 차도구를 만드는 전공과정을 설립하게된 배경이다.

 

 

어디에서부터가 모방이고 창조라는 것인가

창조적 찻그릇은 점토 선정과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 흔히 청자토와 백자토, 옹기토는 자화가 되는 특성을 살리기에는 부적합하다고 한다. 그러나 부적합하다는 것은 적합하게 만들 수 있는 전제하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접목된 재료를 선택해 자신만의 손맛으로 만들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향에 맞는 흙과 유약을 찾아야 한다. 가능한 점토와 유약을 자기 스타일에 맞게 완벽히 익혀 찻그릇의 모방작업에서 정점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새롭게 탄생되는 찻그릇 만들기에 도전하는 것이 어려운가? 그 이유는 다인들과의 관계에서 이해 할 수 있다. 찻그릇을 전시하는 행사장에 가보면 대부분 "이 다완을 장작가마로 구웠습니까?"라고 질문한다. 또 전통발물레기법으로 제작한 자연스러운 손자국이 묻어나온 다완을 원한다. 반면에 다인들은 자신들이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창조적인 다완에는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한 가지는 이게 뭐야? 하는 반응이고 다른 한 가지는 너무 반기며 새롭고 아름답다는 반응이다. 어느 인터넷 찻그릇 관련 동호회에 올려진 필자의 다완에 대한 한 다인의 글이다.

"조재호 작가의 다완작품은 물레의 손맛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다완의 선과 도공의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최소의 유약으로 나타내려는 부분보다도 유약의 변화에 많은 비중을 두는 작가이다. 변화무쌍한 다완의 형태, 작가의 손맛은 거칠고 빠른 물레질의 손맛을 보다는 표면에 유약의 변화로 작품성을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다완이 갖추어야할 조건 예술성, 기능성, 창조성, 끝으로 소비자의 선택성에 얼마나 부합되는지? 각각 독자의 성향에 판단해야 하겠다".

찻그릇을 빚는 많은 도예가들이 처음에는 모방을 통한 재현으로 정호다완의 모방을 시작 하지만 결국 다인들의 눈을 사로잡지는 못하고 있다. 모방이라는 단어가 직설적이지만 달리 말하자면 재현만이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시대의 차도茶道와 연계된 새로운 찻그릇 제작이 그들에게는 중요하게 여겨지질 않았다는 것이다.

 

도구가 달라야 창조성이 있다

청자와 분청사기 그리고 백자로 이어지는 흐름에서 작품성과 기능성이 겸비된 한국적인 정서에 맞는 찻그릇을 만들기는 그리 쉽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상감기법, 인화기법, 귀얄기법, 박지기법, 조화기법, 덤벙기법, 철화기법 등 조각을 하거나 인화를 해 장식하는 기법으로 점토에서 보여지는 투명성은 한정돼 있다. 그래서 많은 도예인들이 서로 비슷한 작품 제작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새로운 찻그릇제작 기법을 생각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약에서는 특수한 고정관념이 있어 옛 전통기법을 잘 살리면서 작가마다 자신에 맞는 시유기법으로 점토와 어울리는 시유 기법을 만들어내고자하는 저마다의 노력이 필요하다. 독창성이 없는 자신만의 형태와 만족은 뿌리가 없는 단순한 재현으로만 머물 수 있다. 따라서 작가는 그림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 지식도 터득해야 하고, 자기의 모습을 드러내는 차도구를 만드는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선호하는 찻그릇이 무엇인가를 터득하려면 역지사지로 다인이 되어 볼 필요가 있다. 사발의 안은 넉넉한 깊이가 느껴져야 하고 안의 바닥은 다선으로 격불하기에 알맞은 공 같은 넓이로 편안해 보이는 것이 좋다. 하동점토를 보자면 부석부석하고 반죽을 해도 힘이 없으며 성형에 힘이 들기도 한다. 사질성으로 기공이 있어 찻물이 배어 태토의 색에 변화를 주기도하고 찻물이 빙렬 선을 따라 들기도 한다. 이러한 점토를 얻기 어려울 때는 다른 방법으로 점토에 여러 가지 다른 재료를 섞어 성형 할 수 있다. 조금 무거울 수 있으나 마사토를 섞거나 산청토에 굵게 채를 쳐서 섞는 다거나, 톱밥을 섞어 성형할 수 있다. 믈론 점토에 대한 부담보다는 성형에서 얇게 만드는 반복된 연습이 도예가들에게 더 필요하다. 2만개 이상 만들어야 찻그릇을 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듯, 부단히 실험하고 도전한다면 다른 도예작품에도 새로운 자기만의 표현방법을 터득 할 수 있을 것이다.

 

유약으로 다양한 기법을 구사한다

다완의 예술적 가치의 표현이 어려운 것은 작은 그릇에 모든 예술적 감각과 아름다운 선을 담아내야하기 때문이다. 점토와 형태적 질감에 유약의 어울림이 잘 완성돼야 하는데 필자는 찻그릇에 유약을 두껍지않고 얇게 시유하는 편이다. 그러나 정해진 규칙을 벗어나 반대되는 기법을 구사해 보는 생각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찻그릇에 발라지는 유약이 다양한 시도로 여러 효과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표현방법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다. 유약의 농도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찻그릇은 유약통에 넣는 시유 순간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화한다. 또한 유약에 물이나 기타 다른 물질을 섞어 넣으면 다른 기법이 나올 수도 있다. 다양한 실험과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많은 도예가들이 사용하는 제작기법 중 비슷한 도구로 사용하는 귀얄기법을 꼭 붓으로만 해야 할까? 덤벙기법을 사용할 때 바르는 화장토는 와목점토를 기본으로 넣어 표현해야만 할까? 본인은 그 과정에서 다른 실험을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이런 생각이 작업의 과정을 전혀 다르게 전개하고 새로운 시유기법으로 완성되기도 한다. 유약 데이터는 본지나 다른 도자전문서적에도 좋은 자료로 공공연히 소개되고 있다. 좋은 유약의 데이터를 확보했다면 자신이 빚는 그릇과 어울리는 다른 방법으로 실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유약은 장석, 규석, 석회석이 기본적인 데이터로 들어가지만 그중 한 가지를 빼도 유면은 이뤄진다. 엇박자의 매력은 모방에서 창조라는 숙제를 푸는 답이 될 수 있다. 김치 손맛 같이 그 날의 느낌에 좌우할 수 있는 것처럼 시유과정에서도 한 번에 끝내지 않고, 두 번 담그기도 하고 리듬을 타는 듯 시유도 해보며 가마의 소성시간도 제각기 달리 시도해 보기도 해보자.

또 다른 창조적인 시도로 날씨와 연계한 시유기법도 있다. 더운 날씨이면 빠른 동작으로 이중 시유에 적합하며 비가 오면 시유된 기물이 비를 맞아 점박이 효과도 낼 수 있고, 추울 때는 기물에 서리가 내려 빙렬 현상을 유도하며, 자연스러운 힘을 느껴보고 사발을 안았을 때 이러한 것들이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맛을 감상해 보면 색다른 성취감을 맛볼 수도 있다. 좀 엉뚱하지만 먼지나 밀가루도 쓰임새가 있고 불가능한 상상을 해 보면서 결과는 많은 실패작 속에 재미있는 현상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본인의 주장이 어찌 보면 억척일 수 도 있고, 미친 짓 일 수 있지만 짜여진 틀처럼 누구에게나 점토의 성질이 같아야 하고, 유약은 안쪽 고르게 발라져야 한다는 규칙에서 벗어나보자. "玉不琢不成器" 즉 "옥도 쪼지 않으면 그릇이 될 수 없다."는 뜻으로 위에 언급한 내용이 비법이라기보다는 어떤 유약이든 원석을 보석으로 만드는 방법일 수 있는 것이므로 찻그릇과 연관시켜 바르면 멋진 창조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완성된 찻그릇이 미적인 면과 실용성이 담보돼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가마소성기법에서 자유스러워져라

필자가 다완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창조적 찻그릇 제작에 도전을 한 이유는 우리 그릇에 변화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어디를 가나 청자, 분청, 백자뿐이고 어느 매장에도 특성이 없어 지루하고 구매력이 생기지 못하다는 느낌이 동기가 되었다. 본인 또한 당시 만해도 성형하고 건조해서 유약을 시유, 재벌구이 하는 과정이 철저히 공식화돼 그렇게 작업이 진행이 되지 않으면 안되는 것으로 알았다. 오래전 어느 날 번조과정에서 정전이 되어 가마특성상 중간에 온도가 올라가지 못하고 몇 시간 후에 다시 번조작업을 진행한 일이 있었다. 그 결과 생각 외로 좋은 발색의 작품이 완성됐고 그것이 꼭 기존의 정해진 방식대로 해야 한다는 개념에서 벗어나는 배움의 기회가 됐다. 30년 전의 일이지만 도자기 제작에 있어 정석은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고 어설퍼도 새로운 도전정신은 다른 도예가보다 먼저 앞선다는 걸 마음에 담고 계속 찻그릇을 빚어왔다. 그렇다면 유약은 시유하기 위해 초벌구이를 하고 재벌구이로 완성이 되지만 3차소성, 4차소성, 5차소성도 할 수 있지 않는가? 초벌구이 하지 않고 유약을 시유해 번조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것은 무모하고 위험한 발상이지만 분명 색다른 결과를 얻을 수 창조적인 시도이기도 하다.

 

실패와 싸워 도전한 만큼 창조적이 된다

찻그릇을 빚는 도예가는 역사의 흐름을 먼저 이해해야 하고, 이 시대의 한국 다도와 일본 다도문화 사이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필자는 현대적인 찻그릇을 제작한다는 긍정적 인식으로 일본에서 개인전을 2회 가졌다. 첫 번째 전시가 열린 장소에 인간문화재 이사장인 여주의 목아박물관장 박찬수 선생과 다인으로는 강진 백련사 주지 여연 스님이 응원차 일본 후쿠오카 전시장까지 친히 찾아와주었다. 두 분과 같이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궁금한 점을 질문한 적이 있다. "바쁘실텐데 어떻게 일본까지 응원해 주러 오셨습니까?"라는 질문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많은 도예가들이이 좋은 다완을 제작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한국의 원로작가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 50년이 흐르고 100년이 지난 후세에, 지금 이 시대의 대표적인 다완이 무엇이냐고 질문했을 때 어느 다완을 선택 할 수 있을까요? 전승도예를 하시는 분들은 400년 전의 그릇을 재현 할 뿐이고 지금은 21세기 시대 그릇이 필요한 것이지요."라는 대답이었다. 이 대화는 본인에게 지금 나아가는 방향이 어렵고 외롭지만 할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일본 현지의 전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다만 일본 다인들이 다소 작고 가벼운 느낌의 다완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은 계기가 됐다. 지난해 가진 일본에서의 2번째 개인전에서는 의외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후쿠오카 아시아미술관의 학예실장이며 광주비엔날레 운영위원인 구로다 씨가 일본 각지의 도예인에게 메일을 보낸 것이다. 새로운 다완 전시회가 있으니 꼭 와서 보라는 내용이었단다. 일본 도예인들이 전시장에 와서 보여준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현지 다인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일본 다도문화의 보수성 때문이었다. 일본에는 3가지 다인들의 계파가 있는데 다도교육을 받으면 그 스승이 지정해 준 다도구와 다완을 사야만 한다는 것이다. 올해도 전시계획을 세우고 있다. 본인의 전시를 돕는 기획사에서 보는 견해에는 마케팅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올해는 더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보수적인 일본의 다도시장을 또 두들겨 볼 것이다.

찻그릇을 빚는 대부분의 도예가는 개인 전시장을 꾸며 놓거나 차문화 행사장에서 소장자를 기다린다. 그들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마케팅이다. 어떻게 하면 판매가 가능 할까하는 고민은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찻그릇을 선보일 때는 좋아하는 연인을 만나는 것처럼 몇 초안에 다인의 눈동자를 사로잡아야 한다. 차 마시는 다인들은 분위기나 계절에 따라 밝고 화려한 찻그릇을 찾는다. 더많은 고민으로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도예인들은 저마다 다양한 다완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제 우리 도예가가 할 일은 창조적 찻그릇을 만드는 것에 도전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 본인이 주장하는 내용에 부담감을 갖는 이도 있을 것이라 생각 되지만 모방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는 도예가들의 창조적 마인드를 위해 진솔하게 풀어냈다고 이해해주기 바란다. 최근에는 필자가 색다른 찻그릇을 만든다는 소문을 듣고 배움을 위해 학교를 찾아오는 이들이 있다. 제자들의 노력하는 모습은 더욱 새로운 다완을 선보일 의무를 갖게 한다. 자칫 어떤 작품이 나오나 기대하는 많은 분들 때문에 끌려가는 기분으로도 찻그릇을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와 싸워 이겨내는 것이고 실패를 모르고 도전하는 자보다 실패를 알고 도전하는 자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내공을 지닐 수 있다고 믿는다. 더 많은 도예가들이 새로운 다완의 모습을 창조해 이 시대의 다도문화를 선도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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