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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6월호 | 특집 ]

제109회 아리타도자기 축제와 이마리 오카와치야마 도자마을 현장 탐방
  • 편집부
  • 등록 2013-03-07 17: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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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9회 아리타도자기 축제와 이마리 오카와치야마 도자마을 현장 탐방

 

사가현립 큐슈도예문화관

아리타 도자기축제 첫날, 큐슈 도자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가현립 큐슈도예문화관佐賀県立九州陶磁文化館을 가보기로 했다. 109회째를 맞은 아리타도자기축제가 한창인 아리타 시내거리는 도자기를 팔러 나온 상인들과 축제를 즐기러온 관람객들로 아침부터 들썩이고 있었다. 아리타역에 내려 거리양쪽에 펼쳐진 갖가지 도자기 장사진을 애써 외면하고 첫 번째 목적지인 큐슈도예문화관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박물관은 산등성이에 있어, 올라가는 길을 걷다보니 이제 막 돋아나는 나뭇잎과 꽃들로 큐슈의 봄을 먼저 느낄 수 있었다. 겉보기와 달리 꽤나 구불거리는 고갯길을 따라 걸어서 산위에 호젓하게 위치한 큐슈도예문화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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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에 문을 연 큐슈도예문화관은 도예전문박물관으로 큐슈 각지의 도자기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도예문화발전을 위해 지어졌다. 현재 아리타, 가라츠도자기 등 큐슈의 옛 도자기를 비롯해 현대 큐슈 도자기, 에도시대의 아리타야키有田焼를 수집한 콜렉터 시바타柴田 부부 소장품 등 중요문화재 2점을 포함, 약 2만여점의 도자기를 소장하고 있다. 박물관은 제1전시실부터 제5전시실까지 구성돼있으며 관람료는 특별한 전시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무료관람이 가능하다.

먼저 큐슈도예문화관의 제1전시실에 들어섰다. 1전시실은 일반전시실로 개인전과 그룹전에 사용되는 전시실과 다실로 나눠져 있다. 전시실에는 <제109회 아리타도자기축제>의 일환으로 함께 열린 공모전 <109회 큐슈 야마구치 도자전第109回 九州山口陶磁展>을 볼 수 있었다. 전시된 전통자기와 현대 오브제 작품들은 각기 표현은 틀리지만 큐슈도자의 특색을 느끼게 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도자 공모전인 <큐슈 야마구치 도자전>은 큐슈 및 오키나와 지방에서 활동하는 도예가들이 참여해 지역색을 지닌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전통자기들 보다 오브제 작품이 강세라는 평이다. 올해 역시 오브제 작품이 대상(000의 「00000」)에 선정돼 이목을 끌었다. (공모전 접수는 매년 4월초에 시작하며, 4월말에 결과가 발표된다. 이후 입상작들은 축제기간동안 큐슈도예문화관에 전시되며, 이번 전시는 4월 30일부터 5월 10일까지 열린다.)

제1전시실을 나와 현대의 큐슈도예전시관인 제2전시실로 걸음을 향했다. 이곳에서는 큐슈 각 현県의 중요 문화재 및 예술원 회원을 비롯한 일본 공예 정회원, 일본 국전 입선 10회 이상 명장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작품 수는 현 별로 사가 현이 가장 많으며 그뒤 후쿠오카 현, 나가사키 현 순이다. 다양한 기법과 표현으로 만들어진 작품들로 채워진 전시실에서 현대 큐슈도예의 현주소를 느낄 수 있었다. 현대도자기를 뒤로하고 큐슈의 옛 도자기들의 전시실인 제3전시실로 자리를 옮겼다. 제3전시실에서는 큐슈 각지의 옛 도자기를 볼 수 있다. 사가 현의 고가라츠야키古唐津焼를 비롯, 이마리야키伊万里焼, 나베시마야키鍋島焼, 나가사키현의 카메야마야키亀山焼, 후쿠오카현의 다카토리야키高取焼 등을 소개하고 있었다. 또한 제4전시실은 간바라蒲原콜렉션으로 17~18세기 유럽에 수출된 히젠肥前 도자기 101점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이 전시실은 큐슈도자의 학습실로 꾸며져 도자기 역사와 특색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조선의 도공 이삼평의 이야기와 고려청자를 만날 수 있었다. 4전시실을 나와 좁은 계단을 통해 내려가면, 큐슈도예문화원 소장품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 는 시바타柴田 부부 콜렉션이 전시된 제5전시실이 있다. 시바타 아끼히코와 시바타 유우코 부부는 도쿄에 거주하는 미술품 콜렉터로 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 수집해온 10,311점의 에도시대 아리타 자기를 큐슈도예문화관에 기증했다. 시바타 콜렉션은 많은 유물 갯수와 희소성으로 인해 현재 일본 공예부문 중요문화재로 지정돼있다. 5전시실에서는 매년 총 10,311점의 콜렉션 중 1,000점을 순환해 전시하고 있다. 전시는 아리타 도자기의 역사적 변천을 상세히 알아 볼 수 있도록 연도별로 배치돼 각 시대별 아리타 도자기의 표현기법, 문양 등 특징들을 손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5개의 전시실을 모두 둘러본 뒤, 박물관 로비에 있는 30분마다 울리는 카라쿠리機関 시계 앞에 섰다. 마침 시간이 되어 시계 문이 열리면서 아름다운 오르골 소리가 흘러나왔다. 카라쿠리 시계는 높이 193cm, 폭180cm 총중량 약 300kg로, 아리타지역 10여개의 요장에서 만든 도자기 톱니와 인형, 도자기시계부들을 모아 조립해 완성됐다. 밀레니엄을 기념해 2000년도에 제작된 시계는 2개가 함께 만들어졌는데 나머지 하나는 사가현 나고야성 인근의 원자력발전소에 소장돼 있다고 한다. 전시장 관람이 다 끝난 뒤, 박물관 3층에 위치한 까페 테라스에 올라갔다. 그곳에서는 맛있는 커피와 함께 아리타 도자기로 만든 갖가지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도자기 스테이플러부터 조명등 까지 다양하고 아름다운 상품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특히 커피와 케이크가 세트로 나오는 메뉴는 시바타 부부가 기증한 아리타 도자기에 담겨져 깊은 인상을 주었다. 300년이상 된 도자기에 담긴 커피는 왠지 더욱 깊은 향이 나는 듯 했다.

 

큐슈도자문화관은 조용한 산위에 있지만 그 안에는 큐슈도자의 역사와 기록들을 품고 알리려는 열정이 있었다. 박물관 내부의 문 손잡이, 전기콘센트 케이스, 화장실 내부의 위생용기들 역시 아리타 도자기로 장식돼 있어 큐슈도자의 향기를 곳곳에 느낄 수 있었다.

 

제109회 아리타도자기축제

아리타도자기축제와 함께 매년 5월 4일에는 조선 중기의 도공이자 아리타와 이마리 도자기의 비조鼻祖인 이삼평(?~1655)을 기리는 도조제陶祖祭가 함께 열린다. 이튿날 우리 일행은 아리타도자기축제 취재와 도조제 참석을 위해 서둘러 행사장으로 향했다. JR특급열차가 정차하는 가미아리타역부터 아리타역까지 4km에 걸쳐 이른 아침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양쪽으로 늘어선 도자기 가게 앞에는 골든위크 기간에 맞춰 휴가를 나온 상당수의 일본 관광객들이 도자기를 구경하고 있었다. 이곳은 평소 1만5000여명의 주민이 사는 평온한 소읍이지만 도자기축제기간 만큼은 온 동네에 활기가 넘친다고 한다. 구석구석 마을 길을 걷다보면 왠지 모를 정감과 함께 선조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한 아리타. 특히 이즈미산의 커다란 은행나무 부근부터 오다루의 아리타 도자기미술관까지 가마 벽돌담 뒤안길은 운치를 더한다. 이 돌담은 가마를 쌓기 위해 사용하는 내화 벽돌에 도기파편 적토를 발라 단단하게 쌓아 만든 것이라 한다.

   

이삼평 도조제

도자기 매장들을 지나 가장 먼저 이삼평 도조제가 열리는 도산신사陶山神社로 발길을 옮겼다. 신사의 돌계단을 올라 경 내에 들어서자 백자에 연한 블루의 당초무늬가 그려진 일본의 전통적 문인 두 개의 기둥, 도리이鳥居가 일행과 참배자를 맞이했다. 이 기둥은 메이지 21년에 일본의 도공들이 이삼평을 위해 기부한 것이다. 옆에는 사자모양 자기제 코마이누와 유리안에 봉납된 대수옹大水甕、정롱灯篭 등이 설치돼 있고 그 바로 앞에 도산신사가 자리하고 있다. 오전 10시 쯤 이삼평의 14대 후손을 비롯해 규슈 내 각 지역 대표 공무원들과 일본 도예가, 아리타상공회의소 관계자, 아리타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한국도자문화협회 측 인사 및 관계자 등 80여명이 신사에 참석했고 곧이어 도조제가 시작됐다. 신사 내외부의 참여자들은 두 시간여 동안 고개를 숙인 채 선인도공 이삼평의 넋을 기렸다. 조선인 도공을 도조로 추앙하며 격식을 갖춰 제사를 지내는 일본인들의 모습에서는 이삼평에 대한 진심어린 존경심이 묻어났다.

도조제를 마친 후 ‘도조이삼평비陶祖李參平碑’를 보기 위해 신사 옆의 산길을 올랐다. 본래는 이 도조비에서 도조제를 지내왔지만 험한 산길과 궂은 날씨 탓에 올해는 신사 경내에서 지냈다고 한다. 신사에서 도조비까지는 가파른 산길로 300m를 올라가야 한다. 쌍사자석등 좌우에 있는 계단을 끝까지 오르고 나니 화강석에 예서체로 위에서 아래로 반듯하게 써내려간 ‘도조이삼평비’라는 글자가 눈앞에 들어왔다. 그리고 도조비 뒷면에는 ‘대은인’이라는 글자가 함께 적혀 있었다. 도조비 건립시기는 일제 식민지 시대인 1917년. 당시 조선 멸시 분위기를 감안해 본다면 이삼평의 공로에 대한 아리타 사람들의 감사와 애정이 얼마나 각별했었는지 알 수 있었던 부분이다.

 

(자세한 내용은 2012년 6월호 특집기사 부분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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