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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모전 전략 프로젝트를 말하다
  • 편집부
  • 등록 2013-03-06 11:55:28
  • 수정 2013-03-06 11: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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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모전 전략 프로젝트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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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과 일본 타이완에서 메머드급 국제공모전이 연이어 개최됐다. 비슷한 시기에 대형 국제공모전이 개최된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국내 한 대학의 도예연구소에서 세 곳의 국제공모전을 목표로 전략을 세운 프로젝트를 수행해 소정의 성과를 이뤄냈다는 사실은 획기적이었다. 그 전략의 요충지는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소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한 우관호 소장(홍익대 도예유리과 교수)으로부터 ‘국제공모전 전략 프로젝트’의 진행과정과 성과들을 직접 듣고, 그가 제언하는 공모전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통해 국내 도예공모전이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본다.

 

 

Q. 국제공모전 전략 프로젝트를 시도한 계기와 이유에 대해

A.

최근 도예계에서 개최되는 국제공모전은 일본의 미노국제도예공모전과 타이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 한국의 경기도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 이렇게 세 곳이 대표적입니다. 프로젝트는 이것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한다는 생각에서 시작됐습니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을 바라보면서 “국내에도 좋은 작가가 있다면 우리가 대상을 받을 수 있어야지 왜 타국의 작가들이 그것을 차지하게 놔두고 있나”라고 반문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거나 대학원을 졸업한 젊은 작가들이 움직일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을 교육적 목표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젊은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기획전’을 시도하며 노력해 왔지만 주목을 받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돌파구로 공모전을 찾은 것입니다. 공모전을 향한 시도는 성패에 관계없이 젊은작가 스스로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고, 우수한 작품으로 인정받아 입상이 된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일입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전시기획자들에게 기억이 된다는 것입니다. 프로젝트의 대상으로 삼은 세 개 대회 모두 국가적 지원에 의한 막대한 예산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주최 측은 홍보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또 10여년이상의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궤적들 안에 우리 작가들의 작품을 넣어 두면 언젠가 그 해당 국가에서 현대도예 기획전이 만들어질 때 우선 순위로 선택될 수 있는 것이지요. 과연 자국에서 개인전 100번 한다고 이런 기회가 올까요?

국제공모전을 이렇게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일종의 작가양성 프로그램 중 하나가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외국작가의 작품에 대한 우수성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작가들은 우수하지 않은 걸까요? 프로젝트를 시도하게 된 이유 중에는 이 같은 제도와 인식에 대한 변화욕구도 있습니다. 최근 TV에서 주목받고 있는 ‘슈퍼스타K’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과도 비교할 수 있습니다. 경연 참가자는 도전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연마하는 것입니다.

 

Q. 프로젝트의 구성하고 있는 방식과 방법들에 대해

A.

프로젝트에 참여한 젊은작가들에게 작업에 대한 역량을 최대한 발휘 할 수 있도록 해주자라는 목적을 기본으로 했습니다. 작가에게 있어 작업의 기본 조건은 재료이고 작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가장 힘든 부분은 비용입니다. 재료비와 가마 소성비가 가장 클 것 입니다. 그 부담이 없다면 평소 50~60cm 크기의 작업을 했어도, 스케일을 몇 배로 키울 수 있는 것입니다. 연구소에서는 작가들이 작품제작에만 심혈을 기울일 수 있도록 제작비와 식비, 운송비, 작품촬영비, 행정(공모전 접수대행)을 지원했습니다. 또한 작업실과 가마실 사용을 24시간 개방해주었으며, 공모전의 입상여부에 관계없이 출품작의 소유권은 작가에게 있도록 했습니다. 연구소는 사전에 프로젝트에 선발된 5명의 작가가 지닌 역량과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투자 개념으로 지원한 것입니다. 작가가 지닌 역량은 여러 국내공모전에서 입상한 경력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작가들에게 세 곳의 국제공모전을 목표로 자신의 개성과 역량을 최대한 발휘한 신작 각 3점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5명의 작가들은 자체 경쟁구도 속에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작가가 갖는 의무사항 중 하나는 공모전 입상으로 받은 상금은 연구소와 5:5로 분배하는 것 입니다. 연구소는 그 상금을 다음 국제공모전 전략 프로젝트를 위해 사용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습니다.”

 

Q. 프로젝트의 성공이유와 구체적 평가에 대해

A.

세 곳 공모전의 대상 상금 총액은 1억 7천만원이었습니다. 그중 한 곳에서 대상을 차지할 수 있으면 이 프로젝트는 성공이었습니다. 물론 역량이 있는 작가라면 개인이 출품을 해서 높은 상을 차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 출품에 의한 결과가 100이라면 이 같은 프로젝트를 통한 결과는 그이상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교육적인 문제와 연관됩니다. 이제는 학교에서 배출한 작가들도 A/S를 해줘야하는 시대입니다. 그 해소 방법으로 이런 저런 기획전을 해왔지만 부족한 면이 많았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 같이 외국에서 도예가로써의 인지도를 갖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그러나 국제공모전에서 대상 혹은 금상을 수상한다면 가능합니다. 이미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별된 자로 검증받은 것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한 성과는 일본 미노국제도예공모전에서 2명이 은상을 받았고, 3명은 입선을 했습니다.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에서는 1명이 은상을 받았고, 타이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에서는 1명이 동상, 3명이 특별상을 받았습니다. 물론 모두 입상을 한 것은 아니고, 낙선을 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은 각 공모전 별로 심사위원의 관점의 차이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소요된 예산은 총 1,260만원이었고, 상금을 통해 얻은 수익은 투자금을 제외하고 810만원입니다. 작가 5명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함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예산은 크게 소요되지는 않은 편입니다. 미노 공모전은 작품 운송료가 출품자 부담이었기 때문에 비용이 발생됐지만, 다행히 타이완 공모전의 경우는 입상작품 매입 금액이 상금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별도의 운송료 부담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의 반응은 만족스러운 것으로 평가됩니다.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들은 때로는 경쟁자의 관계이면서 동료의 관계이기도 했습니다. 프로젝트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연일 밤을 새워 작업하는 힘든 순간이 되자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내가 아니더라도 우리 중 누구라도 큰상을 타야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Q. 프로젝트 이후의 성과

A.

이번 프로젝트에서 얻어진 수익금으로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 멘토링 서비스를 실시했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 했던 작가 중 일부가 학부 재학생 중 선발된 학생들의 멘토가 돼 방학기간동안 함께 작업하면서 앞으로 새롭게 개최되는 공모전을 함께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 대상이 아직 어린 예비작가들이기 때문에 결과는 미미할 수 있으나,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꾸준히 진행할 계획입니다.

 

Q. 공모전의 존재가치에 대한 생각

A.

공모전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본인이 발표한 논문 중 ‘국내도예공모전’ 관련 연구논문이 있습니다. 당시 연구과정 중 느낀 것은 고질적으로 지녀온 문제점이 해결돼야 올바른 공모전으로써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국내 공모전에는 여러 가지 시스템이 있습니다. 대부분 상금이 높은 편입니다. 주최 측의 입장에서는 많은 예산을 들인 만큼 투자를 했으면 그에 맞는 성과를 거둬야하는데 대부분이 그렇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공모전 이후 수상작에 대한 관리가 전혀 안된다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심사과정에서 작가가 어떤 의도로 작품을 제작하고 표현했는지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작의적 해석으로 평가한다는 문제입니다. 일본 미노국제도예공모전의 경우는 인터넷으로 심사위원별 개별심사 후 심사위원이 모두 모인자리에서 같은 작품을 다시 한 번 슬라이드 심사를 진행해 논의하고 구제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심사위원들에게 모든 출품작가들의 작품 제작의도 자료를 본심사 때까지 회람토록 한 후 평가하도록 해 심사위원들의 직관적 평가를 통한 오류를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합니다.

 

Q. 도예공모전이 지닌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해

A.

대규모 국제공모전 세 곳 모두가 공통적으로 가진 문제점은 사후관리입니다. 2010년 타이완국제도자비엔날레의 세미나 주제가 <공모전은 죽었는가?>였습니다. 그 행사를 기점으로 그 국제공모전은 4년에 한번 개최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2년 주기로 개최되는 비엔날레는 유지하되 기획공모전과 기존 방식의 공모전을 교차로 개최하는 것입니다. 기획공모전의 방식은 공모를 통해 1명의 전시감독을 선정하고, 감독에 의해 선발한 작가의 작품으로 전시를 구성하는 것 입니다. 이것은 기존 방식의 공모전에 입상한 작가들이 기획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높이게 됩니다. 사실 어떤 형태의 심사방식이든, 상금이 얼마가 주어지든 그것은 중요치 않습니다. 문제는 작가들이 공모전 수상이후 작업 활동을 얼마만큼 지속할 수 있는가 입니다. 주요 공모전에서 상을 차지했어도 작가로 남지 못하고 사라지는 안타까운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상 수상자의 상금을 줄이더라도 수상이후 주요 국가 혹은 지역의 갤러리를 섭외해 개인전을 개최해주는 방식을 시도하는 것도 올바른 사후지원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작가에게 더 큰 명예를 주는 것이고, 작가의 활동에 대한 현실적 부담도 줄여주는 것일 것입니다. 작가의 입장에서는 그 개인전에 더 좋은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더욱 심혈을 기울이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 전시가 이슈화 된다면 해당 공모전에 대한 홍보도 효과를 보게 될 것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도 수많은 공모전이 열리고 있지만 이 같은 형식의 지원을 시도를 하는 곳은 아직 없습니다.

타이완의 한 세미나에서 본인이 발표한 내용 중 각국 공모전의 역대 수상작을 분석한 자료가 있습니다. 수상이후 진화하는 작가와 퇴화하는 작가, 진화와 퇴화를 반복하는 작가 등 다양한 현상을 분석한 자료 입니다. 한 예로 경기도세계도자비엔날레의 출품작가 보딜 만츠의 경우는 좋지 않은 케이스였습니다. 그는 첫 회 비엔날레의 기획초대전에 참여한 이후 국제공모전에 지속적으로 출품했고, 결국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문제는 당시 대상을 선정한 심사위원들이 보딜 만츠의 과거 작품 출품 경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미노 공모전 심사시 다른 대부분의 공모전 결과 자료를 비치하고 출품작가의 작품과 관계된 자료를 전부 조사해 유사성, 중복성을 확인 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이태리 파엔자 국제공모전은 참가대상을 40대 이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공모전의 나이제한은 작품의 수준의 하향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검증된 유명작가가 만든 좋을 수밖에 없는 작품에 큰 상금을 수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공모의 내용을 신진작가와 기성작가로 양분화 하는 등의 방법들이 고민돼야 할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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