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토미술치료의 개념과 치료적 효과
한영희 미술치료사. 징검다리 미술치료연구소 소장
흙은 미술치료의 재료로서 많은 부분 활용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며, 작업을 하는 도중에 다시 처음 상태로 돌아가서 작업을 할 수 있는 흙이 가진 가소성은 치료현장에서 많은 부분에 실패보다는 성공을 가져 온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은 흙으로부터 와서 결국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의미하듯이 흙은 인간에 있어 본향과도 같은, 영혼 성 을 지닌 물질이다. 이것은 우리가 흙을 만지고 흙 내음을 맡으면서 향수와 같은 정서를 느끼는 것과도 관련 있다.
점토는 흙이라는 용어와 함께 쓰이며, 도예용 점토로 청자토, 백자토, 분청토, 옹기토, 조합토 등을 말한다. 기계와 인공구조물 속에 갇혀 자연으로서의 본성을 잃어 가는 현대인에게 점토는 단순한 조형재료를 뛰어넘어 자연과 본성을 느끼고 체험하게 하는 의미를 가진다.
점토는 가소성이 매우 뛰어난 재료이면서 접착성이 높은 양재이다. 그러므로 점토작업은 그 과정 속에서 형이나 양을 바꾸기 쉬우며 이것이 조형재료로서 점토를 체험하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제작이다. 제작 방법으로는 덧붙이거나 자르거나 뜯어내거나 쌓는 등이 있으며, 그 양을 바꾸는 행위를 할 수 있다. 또한 누르고 뭉치고 펴고 늘리는 등 형태를 변화시키는 방법, 표면에 다른 물체를 찍어 흔적을 남기고 긁어서 표면의 느낌을 다르게 표현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조형표현을 무한히 확장시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점토는 분노나 화가 많은 사람에게도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화를 흙을 통해 많이 토해 내게 하며 흙을 다시 뭉쳐 자신만이 만들어 내는 자신의 마음안의 모양을 만들어 내는 창조성과 흙을 만지는 동안의 집중력을 보여 주기도 한다.
로웬필드Lowenfeld´1957´는 생애 초기 동안의 피부 접촉의 중요성과 관련하여 점토의 모형 만들기 활동은 자기자각, 자기인상, 자아개념을 발전시키며, 자아와 타인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설명하였다. 즉, 점토를 통한 촉각활동으로써 심리적 의미 창조를 위한 경험적 자아가 발달되어 결국 기본적 감각 체계가 발달하게 된다. 따라서 공간개념이 발달하게 되고 이어 현실검증이 가능하게 한다.
점토미술치료는 미술치료의 한 부분으로서 점토가 다른 미술매체 보다 언어가 결핍된 환자나 과도한 언어화와 같은 저항을 가진 환자에게 유용한 매체로 활용되고 있음에 기초하고 있다. 점토는 입체적인 표현을 하기 쉽고 유용하므로 자유자재로 각자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으며, 사물의 형체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만들기 쉽고 마음대로 되는 점토의 성질은 생명과 몸체를 소유하는 매개체를 낳게 하는데, 점토를 힘껏 쥐고, 굴리고, 형태를 만들려는 충동에 의해 점토는 인간의식의 깊이를 끌어내게 된다. 또한 점토를 통한 미술치료 과정은 치료적이고 창조적인 필요에 의존하는 아동의 촉각과 시각 기능 모두를 끌어내게 한다. 따라서 점토 미술치료는 입체적이면서도 회화적인 미술치료효과를 가져오는 점토작업을 통해 심리적인 평형상태를 달성하거나 잠재력을 복구하는 복합적인 미술치료효과를 가져오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점토미술치료는 평면적이면서 입체적인 미술치료를 추구하며, 도예용 점토의 특성을 활용한 미술치료로서 장애아동은 물론 성인과 노인미술치료에도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원광대학교 예술치료학과 석사과정에서 최초로 교과목으로 선정하여 교육하고 있으며, 점차 확산되고 있는 한국적인 미술치료기법이다.
미술치료의 관점에서 점토에 의한 활동은 인간생애에 해당하는 유아기의 초기의 내면화된 관계를 새롭게 내다보게 하며 안전한 틀을 제공하여 그 안에서 대상의 세계를 연구하고 경험하게 한다. 또한 자아 긍정감이 증진되며 새롭게 자신을 보게 되어 세계 속에서의 자신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따라서 점토에 의한 활동에 통해 치료에 참여하는 자신의 내면을 새롭게 보게 되며 치료자는 깊은 이해와 감정이입, 해석을 통해 초기 상실과 문제를 보상하는데 도움이 된다.
점토미술치료는 정신적 외상, 공포, 불안의 감정들을 경감시키고 수용할 뿐 아니라 심리적인 평형상태를 경험하게 되어 개인적인 성찰과 통찰력을 통해 자신의 개인적인 스트레스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점토미술치료는 아동들에게는 창조적인 작업을 통해 자존감을 향상시켜 준다. 아동을 위한 점토 미술치료는 점토가 아동들에게는 소근육의 발달과 그들의 정서적인 안정감과 창의적인 감각을 유발시키기에 좋은 재료임에 근거하고 있다. 아동기에 점토를 손이나 발, 혹은 몸 전체와 같은 신체로 직접 만지는 활동은 점토와 피부를 직접적으로 닿게 하는 피부경험을 하게하여 상처 난 피부자아를 싸매고 치료하며, 심리적으로 스킨십 효과를 높이게 된다. 특히 점토는 피부에 닿으면서 다양한 움직임과 연동을 느낄 수 있고, 편안함을 주는 소재이며 부드럽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형태의 변형이 가능한 유연성이 있다. 이런 점토의 특수성은 만족을 주며, 불안하고 사랑이 필요한 애정결핍 아동, 답답한 아동, 정서불안 아동에게 안정감을 주어 심리적 싸개의 역할을 한다. 정서적인 불안과 화, 폭력적 행동과 언어적 의사표현이 용이하지 않은 청소년에게 자유로운 조형 활동으로 부정적 사고를 긍정적 사고로 다소 변화, 창조적 성취감을 통하여 자기가치의 상을 경험, 손의 자유로운 접촉으로 자연과의 동화감과 정서 감을 발달시키며 운동감각과 관찰력을 촉진시킨다. 또한 감각적으로 포근한 감각과 좋은 촉감을 주어 상상력과 창의력을 펼치기에 용이하며, 표현 욕구를 충족시켜 다양한 조형 활동 효과를 얻으며 정신적 건강과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 밖에도 노년층에는 치매예방효과를 준다. 또한 분노가 많은 재소자들에게 자발적인 작업을 통해 고통스럽고도 내적인 혼란을 점토적업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각자자신의 문제를 직시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심성치료에도 효과를 가져 다 준다. 산모에게는 태교의 효과가 있어서 태어날 어린아이에게 창의력과 예술적 감각, 그리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취하게 된다.
_?xml_: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점토미술치료는 점토가 주는 부드러움과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성취감 그리고 그것들을 사용하는 실용성에서 최근들에 발달 장애아동의 치료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10년간 현장에서 미술치료사로 활동해온 필자는 발달장애아동들에게 자연적이고 입체적인 미술매체인 점토가 자기표현활동으로써 발달장애아동의 놀이나 언어 등과 같이 아동의 무의식 속에 억압된 감정 및 갈등과 욕구를 점토치료를 통해 해소하고, 자아 성취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미술치료프로그램을 모색하였다. 발달장애아동은 그들이 지닌 본질적인 능력이나 기능상의 결함 외에도 이차적으로 장애를 지닌 경우가 있다. 그 원인은 반복되는 실패의 경험에 있으며 결국 발달장애아동은 스스로 실패 상황을 피하게 되고, 이로 인해 발달장애아동은 낮은 자존감을 갖게 된다.
필자의 경험을 통해 밝힐 수 있는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점토치료단계는 다음과 같다. 1단계는 자유로운 활동의 평면작업, 2단계는 형태감이 있는 평면과 입체 그리고 마지막 3단계는 입체 작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1단계 : 점토의 특성을 알고 신체 접촉과 재료 탐색으로 흙을 두 손으로 두드리고 , 만지면서 흙을 반죽하는 것과 흙가래 성형coiling, 점토판 성형, 손 모양 찍기 등이 있다.
2단계 : 점토의 양, 크기, 형태의 변화와 도구를 활용한 다양한 작업으로 아동의 연령에 따라서 주로 흙을 만지는 반죽과 반죽 후에 만들어내는 작업 점토판 성형, 그리고 파내기 작업을 많이 한다.
3단계 : 점토 작업을 입체 물로 표현하고, 다른 재료와의 결합하여 입체물 표현을 말한다.
이러한 단계별 점토미술치료 프로그램을 통한 발달장애아동의 치료적 목적은 전인적 성장을 위한 기초 교육과 공정한 판단력, 자율적 활동능력을 기르고, 자신의 신체생활, 정서생활, 지적생활, 의사소통, 집단생활 능력 배양에 있다.
일반아동과 마찬가지로 발달장애 아동도 상상력과 공상력이 있다. 이는 창의적인 자기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한다. 발달장애 아동이 일반 아동에 비해 무감각한 것같이 보이는 것은 적절한 치료와 교육의 기회의 부족으로 그들의 상상력과 공상력이 개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발달장애 아동에게도 자기표현법을 교육받을 기회가 제공된다면 잠재된 능력개발이 가능해 질 수 있으며 나아가 성인이 되었을 때 스스로 진로개척을 이뤄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발달장애 아동 미술치료는 궁극적 목표인 발달 장애 아동의 사회 적응력 향상과 자조기술의 영위, 그리고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감정을 작품에 이입시켜 건강한 자기표현을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발달 장애 아동에게 있어 점토미술치료는 치료적인 효과와 아울러 예방의학적인 효과, 그리고 재활의학으로서의 효과도 뛰어난 분야이다. 광범위하게 활용되어 질 수 있는 분야이며 미래의 대체의학으로도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점토 미술치료가 발달 장애 아동의 치료에 더욱 기여 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분야가 될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