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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월호 | 특집 ]

감성치유의 매체로서 예술
  • 편집부
  • 등록 2013-03-06 11:17:33
  • 수정 2013-03-07 09: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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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치유의 매체로서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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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희 감성치유연구소 소장

 

 

유럽의 경제위기가 진정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는 점점 더 대형화 되고 다양화 되어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불확실하기만하다. 새롭게 변형된 바이러스의 출현은 건강을 위협하고, 초강력 범죄의 증가는 일상의 안전을 위협한다. 실로 위기의 시대, 혼란의 시대이다. 위태로워 보이는 상황 속에서 안개가 낀 듯 도무지 한치 앞을 볼 수가 없기에 내게도 언제 무슨 일이 닥칠 줄 모른다는 불안감은 점점 커져만 간다. 잃게 되면 어쩌나, 실패하면 어쩌나, 사고를 당하면 어쩌나, 아프면 어쩌나, 못해내면 어쩌나, 두려움에 시달린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상황, 언제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른다는 두려움. 지금 우리는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우울하다. 어린 시절부터 사춘기 그리고 어른이 되기까지 내색하진 않았지만 아픔도 많았다. 그 아픔들을 삼키고 견뎌내며 여기까지 왔건만, 가족 안에서, 직장에서, 사회 안에서 내 역할들을 감당해내야 하고 살아남아야 하는 지금이 이 현실이 힘겹기만 하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우린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고, 살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이런 불안한 상황, 내 앞에 닥친 힘겨운 현실을 즐길 수는 없더라도 맞닥뜨려야겠다. 견뎌내고 이겨내야겠다. 그러기 위해서 겪게 되는 많은 상황 속에서 마음을 추스릴 수 있고, 무엇보다 마음 속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삶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마음의 힘이 필요하다. 그러한 마음의 힘, 마음근력이 있어야 이 위기의 시대에 마음의 중심을 다잡고, 어떠한 상황이 닥쳐온다 하더라도 견뎌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이 이 시대에 감성치유에 주목하고, 모든 사람들이 감성치유를 시도해야하는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감성을 치유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감성의 치유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감성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감성의 치유란 감성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감성지능EQ:emotional quotient이란 개념을 대중화시킨 미국의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Daniel Goleman은 감성이란 자신의 감정 상태를 인식하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며, 자신을 동기화하고,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며, 타인과 인간관계를 맺고 관리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그의 정의를 살펴보았을 때 우리가 보통 감성하면 떠올리는 ´뭔가 느낄 수 있는 능력´ ´풍부한 감수성´은 도대체 무엇인지… 감성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풍부한 감수성´은 다니엘 골먼Daniel Goleman이 정의한 자신의 감정을 아는 힘,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힘,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힘,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릴 수 있는 힘,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풀어갈 수 있는 힘과 같은 5가지 감성의 힘을 떠받치고 있는 기본 토대이자 토양이다. 감수성이 풍부해야 느낄 수 있고, 다양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교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감성을 치유한다」는 것은 감성의 기본 토대인 감수성을 회복하는 것이고, 다니엘 골먼Daniel Goleman이 정의한 5가지 감성의 힘을 회복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감성을 치유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감성을 치유한다」는 것은 먼저 감성의 기본 토대인 감수성을 회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일들을 겪는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하고 때때로 깊은 상처를 받기도 한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을 겪고 많은 상황들을 경험하는 가운데 크고 작은 충격을 받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섬세하게 느낄 수 있는 감각이 둔하게 되어 무덤덤하게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마음이 아파서 차라리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길을 선택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슬픔이나 고통 같은 힘든 감정도 느껴지지 않지만 더불어 기쁨과 즐거움, 설레임과 같은 삶의 활력이자 에너지원과 같은 감정도 더불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기쁠 일도 그렇게 슬플 일도 없다. 아름다운 것을 보아도 그리 감동이 느껴지지 않고, 재미있는 상황에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없으며, 더럽고 추악한 것을 보아도 그렇게 혐오감을 느끼지 못하는 무덤덤한 상태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결국 정상적으로 느껴야 할 다양한 감정들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되어 무감각하고 무기력해져 버리게 되는 것이다. 감성을 치유한다는 것은 그렇게 무덤덤해져버린 감각을 회복하고 무기력해진 삶에 생동감을 불어 넣어 삶의 활기와 의욕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감성이 치유됐을 때 봄의 향기· 여름날의 하늘· 가을햇살· 겨울바람 등 계절의 흐름을 온전히 느끼고, 마음을 파고드는 음악소리에 뭉클 감동하며, 하루하루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회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감성을 치유한다」는 것은 마음의 근력, 내공을 키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살면서 도무지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처절한 좌절과 절망을 경험하는 때가 많다. 그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끈을 놓지 않고 인내하고 버틸 수 있는 힘, 때로는 생각지도 못한 이별에 가슴 아프지만 이별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슬픔을 이겨낼 수 있는 힘,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 속에서 그 스트레스로부터 내 자신을 지키고 내 삶을 건강하게 꾸려갈 수 있는 힘,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있는 힘 등과 같이 마음 속에 내공이 생기는 것이 감성이 치유되는 것이다. 결국 감성이 치유되었다는 것은 살면서 이런 저런 상황 속에서 겪게 되는 감정들을 흘려보내고 다시금 마음을 추스 릴 수 있는 마음의 회복탄력성이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세 번째로「감성을 치유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서로의 관계를 편안하게 끌어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우리는 내 생각과 내 감정에만 빠져 내 입장만 고려하고 내 시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서로 자라난 환경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고 그래서 시각차이와 입장차이가 분명 있게 마련이다. 아니야! 안돼! 네가 틀렸어! 라고 그 사람을 단정 짓기 전에 보는 관점과 느끼는 입장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한 번쯤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저 사람의 입장이라면 어떨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고, 그렇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며 교감하는 가운데 사람과의 관계를 편안하게 끌어갈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 감성치유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성치유를 경험한 사람은 자기 자신도 지키고 다른 사람도 지켜주면서, 자기 자신에게도 편안해지고 다른 사람에게도 편안해지고 여유를 갖게 된다.

감성을 치유하는 것이 위와 같은 회복이 일어나는 것이라면 감성이 치유되었을 때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가장 큰 변화는 살아있다는 그 기분 좋은 느낌들을 갖게 되어 존재감과 생동감이 살아나는 것이고, 자기 자신에게도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도 따뜻한 시선을 갖고 여유롭게 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이렇듯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감성치유가 필요하고, 감성을 치유한다는 것이 마음을 치유하고 관계를 치유하여 삶을 회복하는 것이라면 어떻게 하면 감성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일까? 특히 일상에서 힐링을 경험하며 내 마음도 편안해지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좀 더 편안해질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감성을 치유하는데 있어 핵심은 먼저 자기 자신의 감정 상태를 알아차리고, 인정해야 할 것은 인정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감정을 발산하고 흘려보내는 과정을 갖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감정을 새롭게 정화하게 되는 것인데, 이러한 감정의 정화 과정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매체 중의 하나가 바로 예술이다.

예술 활동은 본디 예술가가 자신이 느끼고 경험했던 감정들을 끄집어내 언어로, 색깔로, 그림으로, 사진으로, 조형물로, 소리로, 동작으로 표현하여,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감정을 경험하도록 하는 감정의 표현 과정이자 소통과 교감의 과정이다. 그래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조형물을 만들고 영화를 만들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과 같은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가의 입장에서도,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을 감상하는 감상자의 입장에서도,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며 살아오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기억해내고 분출하고 흘려보내는 것과 같은 감정의 정화 과정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감성을 치유하고 힐링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예술을 즐기고 색다른 문화적인 경험을 하면서 그 안에서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고 마음속에 쌓여있는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때로는 예술가가 되어, 때로는 예술가의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예술 활동을 즐기고 문화를 경험하는 기회를 자주 갖는 것은 둔해지고 무뎌진 감수성이 다시 살아나고 카타르시스를 통해 감정의 정화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감성을 치유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특히 도예예술은 손으로 직접 만져지는 흙의 감촉을 통해 잃어버린 감수성을 회복하고 삶의 생동감을 회복하는데 효과적이다. 피부 접촉을 통해 온몸으로 느끼게 되는 촉각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등과 다른 감각에 비해 직접적이고 반응도 빠를 수밖에 없다. 흙을 손으로 만지고, 때때로 발로 밟으면서 손바닥과 발바닥에 생생하게 전해져 오는 감촉이 차가운지 ․ 따뜻한지, 미끄러운지 ․ 거끌거끌한지, 까슬까슬한지 ․ 맨질맨질한지, 부드러운지 ․ 거칠거칠한지 직접 경험하는 것은 몸의 감각을 일깨워 내가 살아있다는 존재감이 살아나게 한다.

도예예술을 즐기고 경험하는데 있어 배운 적이 없는데... 하나도 모르는데... 나는 예술적인 감각이 영 없는데... 라는 마음의 부담을 갖게 마련이다. 일단은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만지는 창작활동 자체를 즐기고, 마음 가는 데로 마음껏 솔직하게 표현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꼭 뭔가 그럴듯한 것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결과물에 상관없이 과정을 즐기고 내 솔직한 마음을 담아 표현하는 활동 자체를 즐기다 보면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고, 가슴 한가운데가 조금씩 시원해지며, 뭔가 새로운 의욕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예술가가 되어 직접 창작활동을 하는 것 외에도 예술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예술가들이 만든 예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는 것이다.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작품을 통해 신선한 자극을 경험하고, 그 작품을 만든 예술가가 느끼고 경험했던 감정들을 느끼고 교감하며 공감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예술 공간들을 방문하여 먼저는 그 공간들이 주는 분위기를 즐기고, 문학,미술, 음악, 연극, 영화, 무용 등 다양한 예술장르들을 감상하고 감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는 것은 감성을 치유해가는 과정 중 하나인 것이다.

예술을 즐기고 체험하는 것은 살면서 무뎌져버린 감각을 일깨워 살아있다는 존재감과 삶의 생동감을 회복시켜 준다. 억눌린 감정을 창작활동과 감상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분출하고 흘려버리게 하여 마음이 좀 더 가벼워지고 건강해질 수 있게 해준다. 특히 마음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을 일깨워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하고 관계도 편안하게 풀어갈 수 있는 힘을 갖게 한다.

이 시대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그러한 상황 속에서 내 자신을 지키고 내 가족을 지키고 내 삶을 지켜낼 수 있을 지… 불안감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지친 현대인들에게 마음을 풀어내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어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게 하는 힐링의 매체이자 이 시대의 감성치유센터로서 예술의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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