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머금고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 수면 위로 시린 바람이 불어오는 겨울의 끝자락. 지난 추웠던 겨울은 뒤로하고 새로운 봄기운만 맞이할 생각에 가슴이 시원케 되는 풍경이 있다. 춘천 MBC방송국 건물에 위치한 갤러리까페 알뮤트1917R.MUTT1917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의암호의 파랗게 반짝이는 물결과 중도의 풍경을 담아내는 한편의 파노라마를 선사하는 곳이다. 향이 좋은 커피와 함께 풍경을 마시는 곳. 까페 알뮤트1917에서는 이 뿐 아니라 예술적 감성을 덧입어 찾는 이들에게 언제든지 예술문화를 자연스럽게 제시함으로서 예술과 대중의 소통을 꾀한다.
탁 트인 북한강변을 바라보며 나무데크를 밟는 발걸음 소리가 경쾌하다. 까페 입구까지 이어진 나무벽면에는 친숙한 금속재질의 R.Mutt1917 로고가 보인다. 까페 간판 자체가 조각가 이재효의 손길이 묻어있는 하나의 작품이다. 까페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서면 기분좋은 커피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꽤 넓직한 공간이지만 가벽을 이용한 짜임새있는 공간구성과 전시 중인 다양한 도예작품들로 까페 내부는 꽉 찬 느낌이다. 각 테이블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기에 자리를 선택하는데 순간 욕심이 나지만 이내 곧 어디라도 좋겠다 싶어 마음을 놓고 자리를 잡는다. 현재 <세라믹 스펙트럼>전이 열리고 있어 까페 내부 이곳저곳에서는 손만 뻗으면 만져볼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다양한 도예작품들이 놓여있다.
도예가 14인이 전하는 ‘흙의 변주’
까페 알뮤트1917는 그동안 <빛의 화가 안종연>전을 시작으로 <이혁진 그림조각전>, <John Cuilson> 등 꾸준히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1917년 미술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마르셀 뒤샹의 작품 「샘Fountain」에 서명된 ‘R.Mutt1917’에서 따온 까페명은 실험성이 강한 새로운 장르의 예술을 대중에게 소개하고자하는 알뮤트1917의 목적이기도 하다. 현재는 <세라믹 스펙트럼Ceramic Spectrum>전을 통해 도자 조명타일, 다기, 단청을 모티브로 한 도자벽화, 사발, 합, 첨장기법의 잔 등 도예가 14인의 작품 3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도예작품의 감상을 제시하는 이곳의 예술은 부드러운 카푸치노처럼 편안하면서도 그 새로움은 에스프레스 샤커라토의 쌉싸로움처럼 기억에 강하게 남는다. 신선한 커피를 음미하며 문화적 갈증이 해소되는 특별한 공간. 부드러운 까페라떼와 신선한 아메리카노, 진한 에소프레소와 달콤한 모카를 기대하며 이 곳에 들러보길. 봄의 숨결을 느끼고자 춘천행 발걸음을 계획 중이라면 까페 알뮤트1917에 들러 부드러운 커피향이 스민 도예작품들을 만나보길 권한다.
<세라믹 스펙트럼전 2011.3.1~4.25> 참여도예가 장영필 한정헌 권혁용 공윤정 윤남 최주연 김정란 윤주철 이희원 이반디 조신현 김정란 최동욱 허정은
장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