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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2월호 | 뉴스단신 ]

흙 만지는 남자가 요리하는 공간 - 손가주방
  • 편집부
  • 등록 2011-04-12 10:57:12
  • 수정 2011-04-13 10: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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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헤이리아트밸리에 위치한 <손가주방>은 도예가 손창귀 김영은이 빚어낸 도자기 그릇에 정성스러운 요리가 담겨져 완성되는 특별한 공간이다. 오픈한지 1년 반이 지난 이곳은 인터넷 블로그 상에서 이미 헤이리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우동 면이 정말 쫄깃하다’, ‘국물이 깊고 깔끔하다’, ‘호텔 음식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들 중 ‘덮밥도 맛있지만 덮밥그릇이 너무 맘에 들어 구입했다’는 도자기 그릇에 관한 글들도 올라온다. 이렇듯 이곳을 찾은 이들은 음식을 맛보며 자연스럽게 각 요리의 특성에 따라 그 쓰임새에 맞게 빚어진 그릇을 접하게 된다. 그래서 이곳은 ‘사람과 도자기와 요리가 직접 소통하는 공간’임이 틀림없다.    
<손가주방>이라고 쓰인 붉은 도자기 간판 아래로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선반 칸칸마다 다양한 쓰임새의 식기류 도자기들이 빼곡하게 들어있다. 안쪽 주방을 지나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넓지않은 아늑한 공간에 15명 가량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놓여있다. 이곳의 주메뉴는 각종 우동과 덮밥으로 신선한 재료가 푸짐하게 들어있어 찾는 이들에게 반응이 좋다. 또한 요리가 담겨져 나오는 그릇을 보고 맘에들어 구입해 가거나, 중간마진이 없는 좋은 가격이기에 까페나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많이 찾아와 주문을 한다.
흙을 빚는 도예가가 요리집을 운영하는 일이 아직은 많지 않아 생소할 수 있지만 그렇기에 이곳은 더욱 특별하다. 도자기 작업을 시작한지 벌써 20여 년이 지난 이들 부부도예가는 1년에 한 번씩 꾸준히 전시를 가져오며 작가로써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손가주방이 문을 열게 된 것은 손창귀 도예가가 작업도중 허리에 무리가 되 작업을 당분간 쉬게 되면서부터이다. 꾸준한 운동으로 허리가 치료되기까지 그는 자신의 그릇을 납품하는 일본식당 요리사에게 찾아가 요리를 배우게 되었다. 배우는 과정이 녹록치 않았지만 도자기 작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생활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요리를 택해 열심히 준비했다. 현재 손가주방에서 선보이고 있는 메뉴들은 일본인 요리사에게 배운 요리를 자신만의 한식메뉴로 재개발한 것이다. 이렇게 준비된 <손가주방>의 각종 요리들은 그 맛이 일품이다.
손창귀 도예가는 작가라는 본업에 충실하며 손가주방을 운영하기 위해 바쁜 일과를 소화하고 있다. 아침 7시부터 손가주방에서 밥을 준비하고 작업실로 돌아가 11시까지 작업을 한다. 이후 손가주방에서 3시까지 점심시간 운영을 하고 다시 작업실에서 5시까지 작업을 마친다. 5시부터 8시까지 손가주방 저녁 운영을 마치고 나서야 비로소 개인 시간이 주어진다. 작가로써, 손가주방 운영자로써, 가정의 가장으로써, 현재는 이외에도 대학강사, 영어마을 체험학습 교육자 등의 다양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런 쉽지않은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그는 학부시절, 도자기와 타재료의 비율은 7:3까지만. 그 이상 내어주게 되면 위험하다고 배운 내용을 현재 삶에 적용하며 도자기 작업외의 다른 일들은 어디까지나 작업을 지속하기 위한 수단으로써만 감당하며 꿋꿋이 지켜내고 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요리를 해도 그것을 담은 그릇이 죽었다면 소용없다. 그릇을 선택하는 것이 번거롭고 엄격하다고 말하지 말라. 그릇을 사용하고 다루는 일을 즐겨야 하며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요리와 그릇은 하나로 맺어지게 된다. 즐거운 그릇이 된다면 요리도 즐거운 것이 된다.” 
                             - 로산진


<손가주방>은 참된 도예가의 삶을 실제적으로 살아내는 표본이 되며 마치 전쟁터에서 총을 들고 맨 앞에 선 수색대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올 겨울이 지나기 전, 헤이리 <손가주방>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뜨거운 우동 한그릇과 오뎅전골, 그리고 땀과 열정이 베인 그릇들과 함께 성실한 한 도예가의 삶을 만나보길 권한다.
손가주방 T.031.947.4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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