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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2월호 | 특집 ]

대학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 편집부
  • 등록 2011-02-10 11: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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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동부산대학 생활도예과 교수

 

대학에서 도예교육이 시작된 지 반세기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짧은 기간 동안 전통도예의 연구와 계승, 현대도예의 다양한 시도, 발전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며 도예문화의 확산과 대중과의 소통에 큰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시대는 끊임없는 생성과 소멸과 성장의 반복과정 속에서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하루가 다르게 속도가 빨라지며 세계의 변화들이 점점 더 우리 삶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도예계 역시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청년 실업, 사회적 불안, 학력 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환경의 변화 등으로 그 어느 때 보다도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1950년 후반 대학에서 도예교육이 실시된 이후 70년대 고등 교육 인력 양성을 위해 대학 정원의 증가와 대학 학력 인구의 증가로 전국의 모든 대학에서 도예 관련 학과 및 전공을 개설하게 되었다. 이후 도예 인구의 폭발적 증가와 각종 도예 관련 단체들이 창립하며 활발하게 움직였고 경제적 생활문화 수준의 향상으로 문화센터, 도예 학원, 도예 공방 등을 통한 도예 인구가 놀랄 만한 성장을 보여 왔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은 졸업 후 해외 유학, 대학원 진학, 공방 창업 등 사회적 활동의 기회로 증대되어 작가로서, 공예가로서, 교육자로서의 진로가 다양하게 제공됐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최고 인기학과에 속해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각 대학마다 대학의 생존 경쟁을 위해 과감한 학과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백화점 식으로 나열된 학과를 과감히 정리하고, 대외 경쟁력 있는 학과, 유사학과의 통합, 국제 사회가 선호하는 인재 양성을 위한 시대 변화에 맞는 재편으로 대학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추세이다. 이 징후는 일부 학부제를 시행하고 있는 대학에서도 학생들의 관심이 전공 선택과 취업이 최우선이 되면서 인기학과 쏠림 현상도 현저히 나타나고 있다. 이미 2~3년제 대학에서는 도예 관련 학과 및 전공이 과반수이상 사라졌고, 4년제 대학 역시 부산,  대구 지역마저도 내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것은 특정 대학의 단순한 문제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그 여파가 확산될 경우 우리 도예계는 더욱 위축될 것이며 젊은이들이 이 분야를 외면하게 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맞게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의 교육 시스템을 한번 쯤 진지하게 되돌아보는 것은 자기 성찰과 미래 도예 교육에 대한 방향성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 여겨진다. 일부 서울, 경기 지역은 예외라 할 수 있을는지는 모르지만 전국의 도예 대학이 질적 하락과 학과 경쟁력에서 뒤쳐진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우리의 현실과 상황을 잘 판단하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나누는 것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도자문화 패러다임의 변화
디자인의 목적은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라고 한다. 인간의 오감五感에 호소하라는 감성 키워드는 디자인 혁명이다. 눈에 보이는 것을 바꿈으로써 새로운 변화를 유발하려는 것이다. 고객들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디자이너이고, 디자이너야말로 고객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고객이 무엇을 요구하고 추구하는가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고객에게 만족을 주고 감동을 주는 도예 작가가 필요한 시대이다. 품질과 기술력의 차이가 좁혀진 글로벌 무한 경쟁의 시대에는 감성적인 접근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아트 비즈니스가 요구된다. 아울러 우선 현재와 다가올 미래에 대한 정확한 상황을 인식해야 할 것이며 공예 디자인 분야의 주요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것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첫째, 글로벌디자인Global Design개념의 확산이다. 디자인이 세계인을 대상으로 세계인의 입장에서 다양하게 개발될 것이다. 한식의 세계화와 더불어 도자기의 세계화를 위한 구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둘째, 경제적 패러다임의 디자인에서 문화적 패러다임의 디자인으로 변화한다. 앞으로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접근으로부터 디자인이 창출되는 문화에 근거한 디자인Culture Oriented Design이 추구되리라고 볼 수 있다. 기능적 상품시대는 가고 고부가가치의 문화상품의 시대가 오는 것이다. 셋째, 동서 문화의 융합으로부터 창출된 디자인 트렌드가 한 주류로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마지막으로 위의 세 가지의 개념을 배경으로 하여 창출되는 디자인에서 고유성Originality이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향후 세기를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런 환경의 변화와 트렌드를 인식하여 우리 도자문화 재정립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타 학문과의 융합화
공간·기술·문화 등의 융합이 새로운 상품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융합의 물결은 복합화와 컨버젼스conversence를 지나 퓨젼fusion을 통해 전혀 새로운 변종을 만들어 내는 단계까지 접어들었다.
이종의 학문이 결합하고 상극의 기술이 수렴하는 시대로 우리의 전통적 생활양식은 점차 타문화를 모방, 흡수, 통합하는 현상이 보편화되어 가는 상황이다. 공예 분야만 봐도 섬유와 패션, 목공예와 가구 및 인테리어, 도자기와 유리, 금속과 장신구 등은 이미 융합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도예와 IT·공학 및 건축·복지·미술치료 등 앞으로 타 분야와 접목으로 새로운 분야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 준비를 위한 교육은 복합성Complexity, 인간다움Humanity, 창의성Creativity이 중요시 되어야 할 것이며 새로운 해법을 찾아내려면 우리 세대보다 훨씬 더 창의적이어야 할 것이다.
도자디자인은 생활 속의 미적 감각과 개념의 구현으로 디자인의 기본요소인 심미성, 인간공학, 제품화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도자디자이너는 도자 제품의 형태, 색채, 기능 등 디자인의 조건들을 소비자의 변화 요인을 직접 그려가는 역할도 담당해야한다.
도자식기류의 경우 소비 패턴의 변화와 더불어 식문화의 다변화와 주방구조의 변화, 첨단 조리기구의 발달 등의 생활문화가 하나의 Total Coordination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수한 도자 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전통과 현대미, 기술과 예술을 조화시킬 수 있는 디자인 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
우리나라가 다변화하는 현대 사회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가장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일 수 있는 문화 상품의 개발과 끊임없는 기술의 개발, 새로운 생산시스템 개발을 위하여 대학은 우수 인재 양성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다양한 문화와의 접목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도자기 자체만으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으며 도자기의 발전 단계를 보면 식생활문화에서 꽃이 피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와 달리 지속적인 경제적 불황 속에서도 일본의 도자기 문화를 꽃 피울 수 있었던 것은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도자기를 생산하고 다도문화와 꽃꽂이, 음식문화 등이 대중과의 밀접한 관계를 갖고 생활 속에 깊이 스며들었기 때문에 가능 하였으리라 여겨진다. 도예 인구의 저변 확대와 수익 기반을 넓히기 위하여 도자기와 음식, 도자기와 꽃, 도자기와 차, 도자기와 술 등 서로 시너지 효과로 조화롭게 어울리는 생활 문화를 연구해야 할 것이다.
생활도자기로 우리 공간에 자리 잡게 된 것은 최근 들어 여성잡지, 요리 전문지, 인테리어잡지 등에 특색 있는 그릇에 음식을 담아 화보로 소개되어 보여진 것이 큰 역할을 하였으며, 미각에서 시·미각으로 소비자의 삶에 풍요로움이 더해진 것도 사실이다.
웰빙 시대를 맞아 작가들이 만든 개성과 나만의 매력 있는 도자기 그릇을 사용하는 것이 요즈음 주부들 사이의 새로운 유행으로 되어가고 있다. 고급이미지로 차별성을 부각하여 만든 그릇을 중점적으로 제안하는 광주요, 이도 등 도자식기 전문샵들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 잡고 다양한 테이블웨어전 개최로 고유한 멋을 담은 상차림 연출 등이 이벤트화 돼 판매전략 또한 다양해졌다. 판매전략, 즉 마케팅은 작가에게 적절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서 그들이 작품을 선보이고 소비자가 접근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작가는 고객의 필요를 만족시키고 구매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이처럼 도예와 사회와의 문화적 코드를 다양하게 효과적으로 접목시켜 도예를 전공하는 학생에게 다변적 취업의 기회가 제공되고, 공방을 운영하는 작가에게 생산과 소비에 있어 사회적으로 안정을 가져올 수 있고 도예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도예가 문화영역으로부터 좀 더 열려 있고 발전적인 방향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연구하고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0.12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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