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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2월호 | 특집 ]

진화하는 한국도자재단!
  • 편집부
  • 등록 2011-02-10 11: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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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을 돌아보며 10년 앞을 그려보다

이홍원

한국도자재단 비엔날레 사무국장

 

영광스럽던 2001세계도자기엑스포와 한국도자재단
2001년 봄, ‘세계도자기엑스포’의 전시를 기획한다는 설레임으로 재단의 사무실을 들어서던 때를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다. 그 후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했었다. 큐레이터들, 공무원들, 작가들.... 그 당시 행사 기획과 사업에 참여한 스텝들의 자부심은 참으로 대단했었다. 일주일을 꼬박 밤을 세워 일을 해도 그 누구도 불만을 품지 않았다. 당시, 미술계에서 ‘국제엑스포’라는 행사 자체가 거의 초유의 행사였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 이천, 여주, 광주 행사장은 공사판 그 자체였다. ‘과연 올해 행사를 치룰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행사 전날까지 계속됐다. 천신만고 끝에 행사를 치러냈고, 행사 이후로 계속 ‘재단의 존폐문제’는 도마 위에 올려졌다. 어쩌면 당연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한국 문화의 100년 앞을 생각해서 만들어진 엑스포도, 조직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문화와 예술, ‘도자陶瓷’를 사랑하는 마음보다 정치적, 지역적 ‘문화헤게모니’를 둘러싼 이권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토사구팽’은 당연지사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 각 분야의 전문가와 문화마인드를 겸비한 오피니언 리더들, 그리고 정열을 불태웠던 젊음들이 있었기에 그 큰 행사들을 치러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러나 밖에서 재단을 보는 시선들은 곱지만은 않았다. 행정 관료들의 치적 쌓기에 끌려 다녀야했고, 그들을 이해시키느라 적잖은 시간을 되풀이해야만 했다. 문화헤게모니를 쟁취하고자 하는 인사들과 몇몇 관료들의 결정에 따라 재단의 운명과 사업 방향을 새로 잡아 가야했고, 그 과정에서 재단은 ‘풍전등화’의 신세를 면치 못했다. 과연, 그네들이 생각하고 말하는 ‘문화’와 그들이 바라는 ‘문화재단’은 무엇인가? ‘대안 없는 비판’, 다시 시행착오를 거쳐야하는 또 다른 ‘위험한 시도’는 아닐까? 본인이 참여한 일이 아니면 우선 질타부터 먼저 해대는 우리네 습성은 언제쯤이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진정한 ‘비판문화’로 성숙될 수 있을까? 엄청난 예산을 들여서 ‘문화서비스사업’과 ‘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항상 한 쪽 팔과 다리엔 또 다른 짐을 한 덩이씩 짊어지고 가야 하는 꼴이다. 재단 내부의 인력들은 필요이상의 에너지를 다른 곳에 쓰는 일을 감수해야만 한다. 그런 상황들을 참지 못하고 떠나간 아까운 인재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렇게 희생자를 낳으면서도 재단은 조금씩, 조금씩 진화해 갔다.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다섯 차례의 비엔날레와 IAC총회 유치, 국제도자페어 유치, NCECA 참가 등을 통해서 국제네트워크를 구축해냈고, 토야테이블전 유치와 각종 지원사업들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판매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한 3개 행사장의 전시관을 운영하면서 도예전시의 기회를 꾸준히 마련해 왔다.

재단은 아직 열 살, 초등학생!
사람에 비유하면 겨우 열 살 밖에 되지 않는 우리 재단에게 많은 외부의 시선들은 30, 40이 돼서야 해낼 수 있는 일들을 기대한다. 10년의 세월이 결코 짧지 만은 않은 시간일는지 모르겠으나 그들이 원하는 그 모든 것을 해내기엔 역부족함이 사실이다. 또한, 도자와 관련한 모든 것을 재단이 해결할 수는 없는 일이다. 때로는 경기도가 해결해야할 일도 있고, 시·군이 나서야할 일도 있으며, 그리고 지역조합과 도자 단체들이 나서서 해결해야할 일들도 있다. 차라리 재단은 그것들을 묶어내고 연결해 주며, 그런 장과 기회를 만들어 주는 역할에 충실 하는 것이 옳을 일이다. 이러한 총체적 난국 속에서 여전히 재단의 존폐에 대한 설왕설래가 계속됐고, 경기도는 최선의 카드로 남이섬 대표 ‘강우현’씨를 재단 이사장으로 임명했다. 원래 재단의 이사장직은 ‘경기도지사’ 또는 ‘경기도부지사’가 역임하는 것이 관례적이었다. 그러나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인 문화재단에 사기업 경영 마인드를 통한 현실적, 효율적 경영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실, 그것에도 어폐가 있다. 기본 문화마인드 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국민적 정서 속에서 과연 하나의 문화를 지원하고 서비스하는 재단의 10년의 성과를 평가하고 사기업마인드로 경영하라는 논리는 성급해도 너무 성급한 처사이다. 문화는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순리일지도 모른다. 요즘 세상에서 너무 진부한 얘기로 치부될 수도 있는 일일지도 모르겠으나, 쉽게 이해하고 문턱을 낮추는 일과 근본부터 대중문화와 문화사업으로 가는 일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문화 컨텐츠를 대상으로 10원을 쓰고 10원을 벌어들이기 위해서는 그 전에 그만큼의 서비스와 교육이 선행된 후에 이뤄져야 할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분명 그 후유증이 금방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올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한국도자재단의 기로에 선 도전!
이런 부담을 안고 작년부터 재단은 이천, 여주, 광주 행사장을 ‘복합 공예문화 테마파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과정에서 “일반 경비는 긴축하고 직접적인 도예인 지원(소재 매입사업 등)과 일자리 만들기(조형물제작 및 테마파크 조성 참여프로젝트 개발)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비엔날레’행사는 전문 학술·전시 프로그램 위주로 간다는 계획이며, 그 과정과 결과물은 고스란히 테마파크에 담아낸다.”는 내용을 골자로 모든 사업을 집중하고 있다. 즉, 지속적 하드웨어 구축을 통한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그것을 통해 기본 운영경비를 충당해 가겠다는 것이다. 이미 그 계획을 실현하기위해서 현재 ‘이천세계도자센터’ 앞의 거룩해 보이던 시청스타일의 계단을 모두 허물었고, 그 자리는 넓직한 광장과 수水 공간 자리가 됐다. 또한 직원들이 사무실로 활용하던 사무동은 소장품미술관으로 이미 탈바꿈됐다. ‘여주행사장’도 이제 ‘도자프리미엄아울렛’ 개념의 테마파크가 조성되면서 전 세계의 유명 생활도자와 한국의 좋은 ‘생활도자 판매의 메카’로 탈바꿈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여주 벌판에 신세계 프리미움 아울렛이 연간 끌어들이는 판매 관광객 숫자는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했던 것을 보면, 한 번 기대해 봄직하다. 차기 비엔날레는 바로 이러한 전체적인 사업구도 안에서 앞뒤 연결고리를 갖는 중요한 비엔날레이다.   

2011 제6회 경기도세계도자비엔날레     
내년 9월 23일로 여섯 번째를 맞는 ‘세계도자비엔날레’는 지난 10년간 세계도자문화계의 이슈거리를 만들며, 전세계도예가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비엔날레로 자리잡아왔다. 그러나, 공공기관이 갖는 전시 행정 측면과 상시조직이 갖는 매너리즘의 한계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1회성 문화행사에 그쳐온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1년에 한 번씩 치루는 지역축제와 동시에 치러지면서 비엔날레에 대한 정체성의 문제 또한 극복해야할 문제 중에 하나로 지적돼 왔다. 이를 위하여 한국도자재단은 한 달간 행사 이후 공동화되는 이천, 여주, 광주 행사장의 365일 관광지화를 통해 항상 관람객이 찾을 수 있는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있다. 즉, 도자문화를 기반으로 관광, 놀이, 체험, 판매가 한 곳에서 이뤄질 수 있는 One-Stop 도자 복합문화 관광지를 조성하여 자연스럽게 도자문화 저변확대를 이뤄내면서 도예인 일거리 창출과 도예계 생존기반 확대 사업을 실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들을 상시 가동하면서 각 분야 예술작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끊임없이 예술작품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지속 진화하는 관광지가 조성된다는 것인데, 이천에는 ‘조형’, 여주에는 ‘생활’, 광주에는 ‘전통’이라는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진 도자관광 밸트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러한 사업 진행과 연계하여 이번 비엔날레를 준비한다는 것이 ‘한국도자재단’측의 설명이다. 즉, 비엔날레만을 위한 소모성 비엔날레 준비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차기 비엔날레는 기존 1/3의 예산으로 치러질 것
이번 비엔날레의 행사에서의 변화 중 하나는 불요불급한 전시성행사를 과감히 폐지, 365일 테마파크 프로그램으로 활용 가능한 사업, 그리고 전문 학술·전시 위주의 대폭 정리된 구성 형태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연계하여 한국도자재단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과 각계각층의 모든 문화를 도자문화에 용해시켜 끊임없는 창의적 문화 컨텐츠 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면서 ‘문화관광산업’의 미래를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 의미를 상징하기위해 재단은 ‘CeraMIX’라는 컨셉어를 만들어 내놓기도 했다. 다음에 치러질 비엔날레는 이러한 거시적 차원에서 2년에 한 번씩 진행 성과물을 보여주는 ‘하이라이트’ 전문 예술행사이면서 행사장을 업그레이드해 간다는 분명한 목표를 삼고 있다. 1년 6개월을 준비해서 1달을 치루는 그 간의 비엔날레 행사가 아니라, 비엔날레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작가와 관람객 동시 참여 프로그램이 된다고 상상하면 될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대대적 발전방향 전환의 시점에서 보수성 강한 도예계의 포용력을 요구하고 있다. 즉, 도예계의 그릇을 이전 보다 훨씬 크게 만들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0.12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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