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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9월호 | 특집 ]

‘2010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 옹기甕器 이상의 가치를 담다
  • 편집부
  • 등록 2010-11-16 17: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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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조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 기획본부장

 

산업화 이후 ‘속도전’으로 상징되던 현대문명이 점점 그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작게는 패스트푸드의 범람으로 인한 건강문제에서부터, 크게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잦은 기상이변과 자원고갈, 식량문제까지…. 모두가 우려하고 있지만 이미 현대문명의 편리함에 길들여진 인류는 선뜻 그 ‘파국의 질주’에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느림의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삶의 여유와 깊이를 위해 느리게 살자’라는 취지의 ‘슬로 라이프Slow Life’를 비롯해 1986년 이탈리아에서 출발한 속도를 제거한 식생활인 ‘슬로 푸드Slow Food’, 1999년 이탈리아에서 제정해 19개 국가 125곳이 지정된 ‘슬로 시티Slow City’, ‘타지 말고 걷자’라는 ‘슬로우 페이스Slow Pace’ 등 ‘천천히’에서 파생된 많은 용어들이 서구사회에서는 이미 삶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즈음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24일까지(25일간) 《숨쉬는 그릇, 미래를 담다》라는 주제로 울산광역시 울주군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세계에서 처음으로 옹기를 소재로 한 <2010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가 개최된다. 옹기엑스포에는 세계 41개국에서 구입한 도기 800여점을 이용한 갖가지 전시와 도예분야 장인·작가, 국내외 도예관련 전공학생들이 참여해 옹기의 미래 가치를 새롭게 해석하고 다양한 제작방법을 시연하게 될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또 전통 및 현대옹기제작체험, 발효음식의 우수성을 통해 옹기가치를 재조명하게 될 식문화관 등 다양한 전시와 체험, 학술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특히 이번 학술심포지엄에서는 옹기의 소지와 유약이론을 정립하고 기공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식품보관의 상관관계를 입증하게 되며, 무엇보다 옹기의 인류학적 의미, 쓰임새, 조형적 변천을 되짚어보고 미래 옹기문화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번 엑스포는 울산의 문화역량을 높이고 옹기의 미래가치를 제시한다는 대 전제하에 옹기를 통해 쉼 없이 달려온 산업사회의 폐단을 뒤돌아보고 한걸음 떨어진 거리에서 우리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단순한 항아리 이상의 대접을 받지 못했던 ‘옹기’의 어떠한 부분이 이러한 거창한 의미를 담아내고 있을까?
옹기의 특성과 사용 용도를 살펴보면 그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물, 불, 흙, 바람의 어울림으로 만들어지는 옹기는 그 성분 면에서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현존하는 그릇 중 가장 친환경적이다. 옹기에 입힌 유약도 부엽토의 일종인 약토와 식물성 재를 물에 개어 만든 잿물로, 자신의 소임을 다한 후에는 다시 자연의 일부분이 된다. 옹기의 용도도 ‘슬로 푸드’의 대명사인 발효식품의 저장용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점에서 Slow Culture적인 요소와 가장 부합한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지금, 한국의 김치, 된장, 고추장 등은 세계가 주목하는 슬로우 푸드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발효음식들은 오직 옹기에서만 제대로 된 맛과 영양을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오래전부터 자연환경에 알맞은 전통 발효식품을 만들어 왔으며 현재 우리의 식생활에서 발효식품은 영양과 음식문화면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미생물을 이용해 발효시킨 식품은 식품의 영양가를 파괴하지 않고 오랫동안 저장해 먹을 수 있어 예로부터 가장 발달된 저장법으로 알려져 왔다. 장류, 김치류, 젓갈류, 식초류, 주류 등의 저장 발효식품은 곡류 위주의 우리 식생활에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 됐으며 우리의 음식문화를 대표하는 식품으로 정착했다.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의 구수한 맛, 봄에 먹는 묵은 지로 끓인 김치찌개, 겨울 통김치의 신선하고 뭐라 표현할 수도 없는 그 맛을 모르면 어디 사는 참맛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옹기의 미세한 숨구멍은 옹기속의 음식물을 서서히 변화시켜 발효의 과정을 거치도록 하지만 음식물의 본질 그 자체를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옹기제작 연료로 사용되는 나무도 연소과정에서 탄소와 연기가 발생해 옹기에 검댕이가 입혀지는데 이것은 옹기에 방부성 물질이 입혀지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옹기의 유약으로 사용되는 잿물속의 재의 기능도 검댕이와 같은 기능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전통의 음식문화와 그 명맥을 이어올 수 있게 한 주인공이 바로 옹기인 만큼 올해 정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식세계화 사업도 옹기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처럼 우리민족이 수천 년 동안 사용해 온 옹기에는 숨은 과학적 비밀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아직까지 이를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옹기의 과학성, 제작기법, 현대인들의 생활양식에 맞는 활용방안 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하다. 따라서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을 통한 옹기의 미래가치 창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옹기산업도 발전하게 될 것이다. 옹기의 특성 중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옹기의 ‘통기성’은 자연과의 소통을 상징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옹기는 ‘느림’과 ‘참살이’,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인류사적 철학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옹기문화엑스포는 이러한 옹기의 철학적 의미를 구현하는 장場으로서 ‘속도 바이러스’에 걸린 현대인을 치유하고, 몸과 마음의 여유를 찾는 ‘쉼’의 장소를 제공하려 한다. 이러한 역할을 통해 세계최초 ‘Slow Life Expo’의 이정표를 세우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물론 처음 시작하는 ‘옹기문화 엑스포’인 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민족의 소중한 문화자산인 옹기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미래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수혜는 제기될 비판을 수백 번 잠재우고도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수천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옹기는 사라져가는 과거의 문화유산이 아니라 인류의 건강을 지키는 발효음식 저장용기로서의 가치와 생명의 근원인 자연환경 보존적인 가치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인간은 자연으로 돌아갈 때 가장 편안해 진다고 한다. 휴식이 필요한 모든 이들이 엑스포장을 방문해 느림의 미학을 깨달고, 옹기 속에 담긴 자연, 인간, 문화의 소통을 통해 참살이를 배우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Interview 박맹우 울산시장

1. 지난 임기동안 울산지역 내 문화·예술 관련 사업을 위해 역점을 두었던 점과 그 성과를 듣고 싶습니다.
“문화의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문화시설확충과 문화유산 복원 등 지역의 정체성 있는 문화브랜드를 발굴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울산은 광역시 승격 이후 10여년 동안 문화예술 인프라를 대폭 확충해왔습니다. 고래, 대곡, 암각화 시립박물관(‘11년 준공)으로 기존 1개에서 5개로 확충됐으며 특히 고래와 암각화 산업사관 박물관은 다른 곳과 차별화돼 이제 박물관 도시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구의 울주문예회관, 중구의 방어동복합문화회관(11년 준공) 등은 문화예술인들의 창작의욕 고취와 더불어 양질의 문화예술 프로그램 제공으로 시민들의 문화 기대욕구 충족시킨다고 자부합니다. 기존 문화유산의 지속적 복원·정비와 관광자원화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태화루건립을 비롯해 언양읍성·병영성 정비, 최현배선생 및 박상진의사 생가복원, 박제상 유적지 복원과 특히 세계적인 걸작품인 반구대 암각화는 우리 울산의 보배로서 보존대책 마련과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입니다. 또한 울산은 메세나운동 확대를 통한 문화예술 활성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기업위주에서 개인과 사회단체까지 참여를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41개 기업이 동참했으며 2011년까지 100개 기업 참여를 독려할 계획입니다. 추후 울산메세나 운동을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메세나 운동의 성공모델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 창조적 문화도시 건설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문화시설을 확충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미술관과 문학관 등도 현재 타당성 연구를 하고 있으며, 조만간에 건립하여 산업과 환경문화가 어우러지는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날 것임을 확신합니다.”

2. 9월말 개최예정인 [2010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에 대한 지역적, 문화적, 그리고 역사적 의미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번 엑스포는 우리의 전통 옹기와 세계의 도기문화를 소재로 한 세계 최초의 국제문화박람회라는 점과 울산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대규모 국제 문화행사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그 의미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옹기는 인류 최초의 생활용기인 토기로부터 시작해서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생활용기입니다. 미세한 기공이 있어 발효식품 저장기능이 탁월한 기능적 우수성과 친환경, 웰빙문화의 확산과 함께 새로이 주목받고 있는 전통 문화자산으로서, 정부는 2006년 ‘100대 민족문화상징’의 하나로 선정했습니다. 옹기엑스포는 울산, 나아가 대한민국이 세계인을 대상으로 이러한 옹기의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옹기의 미래가치와 활용가능성을 함께 모색해 보자는 화두를 던지고자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옹기문화를 발전적으로 계승하고 국제적으로 우리 옹기문화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울산은 2000년부터 매년 옹기축제를 개최하면서 옹기문화 계승발전의 주도적 역할을 자임해 왔고, 2007년부터는 전국 최대 옹기집산마을인 옹기마을의 문화관광자원화를 추진하는 한편 세계옹기문화엑스포를 준비해 왔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도시로서의 확고한 위상을 가지고 있는 울산은 이제 생태·환경도시로 거듭나고 있으며 이번 엑스포는 울산이 전통문화의 발전적 계승과 세계화를 주도하는 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확보해 선진문화·산업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전기가 될 수 있는 점에서 지역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행사입니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0.09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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