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한·일도예교류전 <구림도기, 21세기 물레에 올리다>
2010.4.3~5.31 전남 영암도기박물관
구림도기는 한국 시유施釉도기 즉 유약을 사용한 도기의 시원始原으로서 도자문화의 발달과정에서 큰 전환점이 되었다. 도기의 기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점토가 가진 표현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조형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2200년의 역사를 지닌 전남 영암 구림마을. 이곳에서는 지난 1986년 1996년 1·2차에 걸쳐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에 의해 도기가마터(사적 제338호)가 발굴되었다. 1999년 10월, 영암군과 이화여자대학교가 관학협동으로 개관한 도기문화센터는 2008년 건물신축,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근거한 시설보유, 한국·일본 등의 도기자료 확충으로 개관 10년 만에 박물관으로 등록되어 박물관 승격기념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명장초대 <땅을 빚어 하늘을 그리다>를 선보인 바 있다.
지난 4월 3일, 영암도기박물관에서는 《구림도기, 21세기 물레에 올리다》를 주제로 한일도예교류전을 마련했다. 한·일 양국은 고대부터 지속적인 문화교류로 도예문화의 전개에서 많은 상관관계를 가지며 자국의 문화기반을 토대로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날, 2010 영암왕인문화축제와 더불어 열린 이 전시는 남북국(통일신라)시대 구림마을에서 생산했던 구림도기(사적 제338호)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한국과 일본 양국의 도예가들이 바라본 구림도기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한일교류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로 제시되었다. 25명의 참여작가들은 이번 전시 <2010 한·일도예교류전 ‘구림도기, 21세기 물레에 올리다’> 에서 점토의 색상과 질감의 차이가 특징인 장작가마 요변작품, 라쿠 번조의 특별한 표면 효과를 보여주는 작품 등 원시적인 아름다움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무유도기와 함께 타날, 박지, 철채, 연리문 등 독특한 장식기법이 조화를 이룬 작품, 여러 가지 색상의 유약을 활용한 작품, 작품의 형태적 조형성을 강조·부각시킨 조형작품 등 양국 도자의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전시기간 중 4월 3일부터 6일까지는 박물관 야외광장에서 워크샵이 진행되었는데 참여작가들의 작품성형시연과 함께 노천번조 및 라쿠번조가 진행돼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시민들은 자신이 빚은 도자기가 노천번조를 통해 구워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크게 기뻐하기도 했으며 이희순, 김영수 도예가에 의해 진행된 라쿠번조 시연 역시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이번 워크샵에서 노천번조를 통해 구워진 작품이 박물관에 기증되었다는 점이다. 참여작가 박순관 도예가는 “박물관 전시실 내 몇가지 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이번 워크샵을 통해 얻은 작품 4점_빗살무늬토기(신석기), 붉은간토기(청동기), 구멍무늬토기(청동기), 가지무늬토기(청동기)를 기증했습니다.”라며 뜻깊은 기증 소식을 기쁘게 전했다.
1994년 3월, 첫 전시를 시작으로 열한번째 전시를 맞은 한일도예교류회(한국대표 이희순, 일본대표 구리바야시 미츠에) 회원들과 영암지역외 다양한 지역의 도예가들이 함께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점토와 유약의 조형성이 빚어낸 다양한 질감과 색감의 아름다움을 통해 21세기의 한·일도예가가 생각하는 구림도기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할 수 있는 뜻깊은 행사였다.
참여작가는 가메이 아사오, 가와테 토시오, 강화수, 김상기, 김영수, 김옥수, 김윤곤, 김윤수, 민홍동, 박순관, 사카이 노부오, 서국진, 수에오카 노부히코, 시노다 노리아키, 신창희, 아라이 코지, 아마리 히로시, 안병진, 안시성, 이데 카츠유키, 이성근, 이학수, 이희순, 조성남, 하두용.
장윤희 기자 yoonheej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