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치우껑위邱耿鈺 중국 칭화대학 도예과 교수
자료협조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소
중국 현대도예의 발전과 현황
중국은 7천 여 년의 도기제작 역사와 약 2천년의 자기제작 역사를 가지고 있다. 찬란한 고대도자문화에 비교하면 최근 백년간 중국도자의 발전은 여의치 않았다. 또한 중국의 현대도자는 세계 어느 나라, 어느 지역과는 다른 과정을 거치면서 진행하여 왔다.
1950년대에 시작하여 중국의 예술가들은 전통적인 도자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가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예술가로는 이후 중앙공예미술학원의 교수가 된 쭈따니엔祝大年, 쩡커鄭可, 까오주앙高庄, 매이찌앤잉梅健鷹 등이다. 이 작가들은 모두 외국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고 각자의 스승 또한 달랐다. 그들의 창작세계는 20세기 초 서양 현대도예의 발아기에 보였던 다원성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중국의 사회적 배경으로 인해 그들의 작품은 생산이 재개된 전통도자예술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전통도자와 기계적 생산과의 관계를 고려하는데 집중되었다. 따라서 전통도자의 대량생산을 목표로 50년대에는 건국자建國瓷라고 하는 국가연회용도자기를 만드는 것이 변혁의 상징이 되었다.
그들이 만든 건국자와 같은 도자기들은 전통도자를 사용하는 기반에서 개량 발전되었으며 이후 중국 양산도자의 모범적 사례가 되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희망하였던 중국도자기 제조업에 신선한 기운을 불러 일으켰으며 도자디자인은 1950년에서 80년대에 걸쳐 국가적인 발전의 주류가 되었다. 더욱이 이 시기는 근검절약을 미덕으로 하는 소박한 생활 속에서 현대도예라는 것은 사치스러운 감상품으로 치부되었고 따라서 정상적으로 발전할 수 없었다. 또한 실용도자라는 생산양식의 영향으로 인해 그 시기 도예가들의 생각과 상상력 그리고 개성적 표현은 상당한 범위 내에서 제한을 받게 되었다.
진정한 의미에서 현대도예가 중국에 나타난 것은 1980년대 중기부터였다. 당시 미술계에는 이후 ‘85미술사조’라고 하는 신예술운동이 일어났으며 이 운동은 개혁, 개방된 중국에 전면적인 모더니즘적 예술을 도입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중국미술계는 짧은 시간에 걸쳐 서양현대미술사의 여러 유파들을 모두 한 번씩 섭렵하였다. 동시에 어떤 지역의 조각가들은 향토적 느낌의 도자조각을 시작으로 현대도예를 창작하고 탐구하였다. 꾸이조우貴州지역의 인꽝쭝尹光中, 리우융劉雍, 광둥廣東지역의 탄창潭暢, 매이원딩梅文鼎, 쩡리曾力, 쩡펑曾鵬 등이 대표적인 작가들이다. 그들은 앞다투어 베이징北京, 광조우廣州 등지에서 도예전을 개최하였고 도자를 통해 스스로의 창작사상과 예술이념을 표현하려 하였다. 이와 같이 토기와 도기들을 중심으로 하는 도예조형은 프리미티브한 박진감으로 도예계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현대도예의 선구자적 역할을 하였다.
중국 현대도예의 창작적 주류는 대략 다음과 같이 세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도자대학 및 미술대학 도예전공의 교수들과 학생이다. 이 부류는 중국 제1대, 제2대 및 그 이후의 젊은 작가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들은 우수한 학술적 배경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실들을 빨리 받아들이며 작품에 대한 현대적 의식이 가장 뚜렷하여 중국 현대도예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른 한 부류로는 도자기산지의 작가들이다. 이 부류에는 대학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도 있으며 가업을 이어 활동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우수한 기술과 안정적인 창작조건을 가지고 있어 현대도예의 기반적 역할을 하고 있다.
나머지 한 부류는 자유로운 전업작가이다.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가장 활동이 뛰어난 부류에 속한다.
이러한 세 부류의 작가들은 서로 관련이 있으나 스타일과 학술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있음은 물론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동시에 중국 현대도예의 다원화된 창작의 카테고리를 구성하고 있다.
중국 현대도예의 최근 추세를 볼 때 다음과 같이 크게 두 가지 경향이 있다. 하나는 전통적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양식이지만 강렬한 콘트라스트가 부족하다. 그러나 제작기술이 우수하며 예술적 개성과 심미적 정감의 구현을 중시한다. 때로 그들은 전통도자의 기술과 스타일의 변화를 통해 도예의 새로움을 추구한다. 또 하나는 예술적 표현과 현대적 개념의 전개를 중시하며 가장 많은 작가들이 선호하는 경향이다. 현대도예의 표현성과 관념성 등이 그들의 작품 속에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까지 작품의 진행과정을 보면 중국의 현대도예는 전통도자의 모방과 그로 인한 개념상의 방황을 거친 후 신세대의 작가들이 점진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서양 현대예술이 가지고 있는 특징으로는 개성적인 창작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의식하기 시작하였고 정신적인 측면에서 출발하여 자연스러운 조형언어를 획득하여야 문화적 함양과 개성적 특징이 있는 작품을 창작할 수 있음을 의식하게 되었다. 또한 그들은 사상적 함양을 중시하고 아울러 작품의 내용과 대응하는 언어의 표현방식의 수립을 추구하였다. 이와 같은 의식 전환의 과정을 거쳐 중국 도예는 스스로의 세계를 각성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중국 현대도예의 문제점
첫째는 제도권예술에서 유리되어 곤경에 처한 점이다. 현대도예는 중국에서 약 2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제도권 예술에서 유리되어 있는 점이다. 이전, 중국정부가 주최하는 전국적 규모의 미술전람회에서 도예는 포함되지 않았다. 도자기라는 재료적 문제 즉 쉽게 파손된다는 이유때문인지 도예작품을 공예품으로 인식하였고 결국 작품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느낌을 주었다.
둘째는 지나치게 품위가 높아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렵다. 중국인들이 도자기에 대한 애정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현대도예에 대한 일반인들의 지식은 매우 낮으며, 어떤 면에서는 도예는 한 울타리에 모여 사는 사람들의 일로 치부되고 있다. 대도시나 산지 등에서만 어느 정도 인지되고 있으나 산지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현대도예가 예술을 아는 사람들만이 감상하는 고상한 예술이라고 생각하고, 생산과정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비록 존중은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는 없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들이 현대도예가 대중과 유리되는 원인이며 도예시장이 활발하게 형성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직업적인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큰 결단이 필요하다.
셋째는 창작과 이론연구와의 괴리이다. 창작과 이론연구와의 괴리는 지금까지 현대도예의 발전 중에 존재하는 문제이다. 중국에서 현대도예의 평론은 작가 자신의 이론적 탐구와 결론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작품에 상응할 수 있는 전문적인 도예평론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바로 이 점이 현대도예가 건강하게 발전하는데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중국 현대도예의 발전 전망
총체적으로 볼 때, 중국의 도예는 20 여 년의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의외의 성과를 거두었다. 최근 몇 년 해마다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각기 다른 규모의 도예전시가 여러 차례 개최되었다. 예를 들어 중국미술가협회 도자예술위원회에서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전국적인 도예전과 중국의 미술대학에서 개최하는 학술적 성격의 도예비엔날레, 광둥廣東미술관의 현대도예학술초대전, 각 예술대학교와 각 지역 도자협회의 도예전 등이 있다. 전시도 다양하고 출품 작품의 수준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작년 중국미술관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작품소장을 목적으로 하는 중국미술관도자예술초대전은 중국 정부와 문화관리기관의 동시대 도예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의 표상이었다.
또한 중국의 도자예술교육도 발전추세에 있다. 이전, 중국에서 전문적으로 도자를 교육하는 곳은 징더전景德鎭도자학원 한 곳이었고 고등미술원 즉 대학에서는 현재의 칭화淸華대학 미술학원인 중앙공예미술학원에서 도예를 교육하였다. 그러나 현재에는 푸지앤福建, 광둥廣東의 도자산지에서 도자학원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전국적으로 도예과가 있는 대학은 10여개에 이르고 천여 개의 대학교 중 백여 개의 대학에서 도예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도예를 전공으로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수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기량이 뛰어난 젊은 도예가들도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이전에는 현대도예의 평론이 작가 자신의 이론적 탐구와 결론에 의해 이루어졌으나 일부의 전문평론가들이 현대도예의 발전에 관심을 보였으며 그 결과 언론매체 또한 현대도예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미술가협회 도자예술위원회는 몇 년 전부터 중국 유일의 전문잡지인 『중국도예가』를 출판하여 현대도예의 확산과 발전에 적극적으로 노력하였다.
또한 각종 국내외 학술교류가 갈수록 증가하였으며 어떤 대학에서는 장기적으로 외국의 대학들과 교류를 지속하였고 매년 정기적으로 초빙교수에 의한 수업을 하고 있다. 2006년 칭화대학미술학원에서 제1회 국제도자교육회의를 개최하였으며 많은 대학에서는 정기적으로 교수들을 외국에 내보내 연수시키고 있다.
앞으로 중국은 현대도예의 발전에 대한 믿음이 있고 한편으로 책임감을 느낌과 동시에 매진하여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판디안范迪安선생은 “미국과 유럽 등의 나라와 비교할 때 중국의 도자는 전통에서의 새로움이 많이 부족하고 가까운 일본과 한국 등과 비교하면 도자를 응용하여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보편화되지 않아서 일반인들과 도자문화가 서로 어울림 또한 매우 부족하다. 때문에 도자예술이 어떻게 하면 도자산업을 발전시키고, 어떻게 하면 도자산업이 진정한 문화산업으로 거듭날 것 인지가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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