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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8월호 | 나의 작업세계 ]

해체적 몰입의 외현
  • 홍종찬 작가
  • 등록 2024-08-30 14: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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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면 주로 물건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며 시간을 보냈다. 분해된 부품들이 서로 호환되었을 때는 본래의 것과는 전혀 다른 구조를 만들어 냈다. 원본을 해체한 뒤, 그 재료들로 하여금 또 다른 원본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부품 간의 호환성, 조립 그리고 결합의 과정에서 도자 작업에 대한 영감이 싹을 트게 된 것이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어떤 형태를 상상하고, 탐구하고자 하는 본성이 내재돼 있다. 나의 모듈 작업은 탐구하고자 하는 본능과, 증식하고 변화할 수 있는 형태에 대한 표현이다. 작업은 기하학적 형상이 변형과 결합을 거쳐 독자적인 아트피스로서의 개성을 띠도록 하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 


이 일련의 과정은 해체주의적인 관점을 반영하고 있다. 정지된 형태와 기호보다는 변화하는 양상 자체에 주목함으로써 새로운 인식 체계로 해석되는 것을 유도하고자 한다. 이러한 작업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제약과 규칙이 전제되어야 한다. 혼돈 속에서도 창작 과정을 조절하고, 균일한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수리적인 요소를 활용한다. 

작업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익숙한 모듈과 결합 방식으로 어떠한 형태를 만들더라도 무한한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 개체를 보더라도 단순한 기하학 도형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 동물을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시각적인 요소들은 인위적인 편의의 틀을 벗게 되면 사실은 무한한 갈래로 변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는 것이다.

초기의 첫 번째 작업에는 흙과 유약의 상반된 속성에 이입하여 실험적인 과정을 주로 담았다. 흙은 유연하면서, 다양한 변형의 가능성을 품은 것에 비해, 유약은 연결과 결합을 통해 안정성을 제공하는 고정 매개체이다. 캐스팅 과정에서 소지가 유약의 흐름을 따라 상호작용하며 뜻밖의 구조로 굳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작업 과정 전반은 새로운 차원에 대한 발견이자, 각 소재의 속성을 온전히 동원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하 생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4년 8월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과월호 PDF를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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