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너머의 세상」
모든 사회는 저마다의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하여 인적 자원을 양육하고 공급하기 위하여 많은 종류의 교육 시스템을 활용한다. 교육과 훈련이 때로는 공동체 구성원들로 하여금 저마다의 위장의 기술을 요구하기도 한다. 지금 우리 사회의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방어와 공격의 수단을 가지고 자신을 보호하며 저마다의 공간을 확보하려 애쓰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사회 구조를 목격하며 성장하였고, 공동체의 틀 속에서 배척당하지 않기 위하여 즐겁고 행복하게, 때론 장난스럽게 스스로의 정체성을 위장하며 생활했다. 긍정의 모습들만 요구되는 사회 속에서 불안과 우울, 환멸과 무너짐, 고통의 감정들은 내면에 자리 잡고 하나의 군집으로 형성되어 또 다른 자아가 되어 살아가고 있었고 때론 나만 의 안식처가 되어 주었다.
나는 개인적 경험과 겪은 감정, 생각 또는 직관적인 상상의 형태를 덩어리처럼 압축된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이때의 덩어리는 구체적인 물질이나 형태를 넘어서서, 심리적 혹은 감정적 의미를 포함한다. 자신과 사회 그리고 속한 그룹 사이에서 느끼는 거리감 과 이질감에서 출발한 작업은,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내고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한 과정으로 이어진다. 자연에서 얻은 이미지를 단순화한 형태 위에 패턴의 동판을 부착하고 부식이나 광택 등의 기법을 더해 작업을 완성해 나갔다. 멀리서 보면 다양한 도형과 재미있어 보이는 형태가 마치 포장된 듯 동판으로 덮여 있다. 이 시각적 대비는 내면의 진짜 모습과 외적으로 드러나는 포장된 모습을 동시에 표현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고 거리감을 좁히려는 시도는 나에게도 중요한 삶의 방식이 되었다.
「Adventure」 60×60cm | figurine of ceramic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4년 10월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