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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월호 | 뉴스단신 ]

최고의 전문 도슨트를 만나는 행운
  • 편집부
  • 등록 2011-10-11 16:21:32
  • 수정 2011-11-17 14: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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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전문 도슨트를 만나는 행운

얼마 전, 대학 교수로 은퇴한 선생님 한분을 만났다. 도예가와 교육자로서의 활동을 마치고 오히려 전시기획자로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보이시는 분이다. 그는 한국 현대도예의 진가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후배 도예가들을 독려하며 여러작품을 각국의 유수한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보내 전시로 알리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외의 여러 박물관과 미술관을 방문하게 됐고, 그때마다 느낀점이 한 가지 있다고 했다. 전시장 안에서 안내일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과 연배가 비슷한 이들이라는 것과 그들이 지닌 예술적 지식과 관객을 대하는 태도가 무척 전문가답다는 것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전직 대학교수 혹은 작가, 이론가 등의 이력을 가진 이들로 은퇴 후 자원봉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선생은 “현역에서 은퇴는 했지만 제가 가진 자질을 활용해 도예전시 현장에서 그들과 같은 모습으로 자원봉사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하고싶다.”고 말했다.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전시를 안내하고 작품을 설명하는 이를 일컬어 ‘도슨트docent’라고 한다. 도슨트는 라틴어 ‘가르치다’에서 유래된 용어로, 원래 대학의 강사를 지칭하던 것이 점차 작품을 설명하는 자원봉사 안내요원으로 변화한 것이다. 일정한 교육을 받고, 전시 관련 설명을 하며, 관람객을 안내하고 인도하는 지식을 갖춘 인력이다. 도슨트는 1845년 영국에서 처음 생긴 뒤, 1907년 미국의 보스턴 미술관Boston Museum of Fine Arts에서 자원봉사자들로 이루어진 전시안내원의 등장과 영국박물관에서 1911년 가이드 설명인guide lecture의 출연과 함께 전 세계 각국으로 확산된 제도로 우리나라에는 1995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처음 도입되었다. 최근에는 국내 유수의 미술관과 박물관에서도 도슨트 제도를 도입,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우리 도예계는 어떤가. 아직까지 올바른 도슨트 제도가 도입됐다고 보여지긴 힘들다. 매년 대형 비엔날레와 전시가 꾸준히 열리고는 있지만 전시장 안에 배치된 인력은 알바(?)를 목적으로 한 동네 아주머니이거나, 관련 대학의 협조로 동원된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의 역할은 가끔씩 “작품에 손대지 마세요!”라고 소리치는 단순히 관람객 질서유지만을 목적으로 할 뿐이다. 진정한 도슨트로써의 역할은 전혀 해내지 못하는 것이다.
도슨트는 전시관에서 관람객과 처음으로 만나는 인력으로 박물관 혹은 미술관의 설립목적과 전시 및 소장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관람객과 탄력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미술품은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에 관람객이 갖는 작품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전달해야 한다. 도슨트의 역할과 자질에 따라 전시의 성패가 좌우될 수도 있는 것이다.
2006년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박물관__미술관 교육 전문인력 양성 및 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도슨트는 학사학위 이상 인자로 박물관 관련학문 전공자이며 박물관의 분과학문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있고, 박물관의 전시와 소장품에 대한 지식과 해석력, 다양한 관람객 층을 대상으로 한 원활한 의사소통 능력, 전문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발전 의지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도슨트의 업무는 교육적 행위일 수 있다. 올바른 전시자료의 해석, 주제와 연결된 배경지식 등의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관람객의 학습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또한 관람객의 요구사항을 수집, 분석해 전시주최 측에 전달하는 대변적 역할도 한다. 사실 도슨트의 대부분은 무보수의 봉사직이다. 대부분이 자원봉사로 활동하기 때문에 특별한 애정과 보람, 긍지가 없이는 위와 같은 역할을 해내기 힘들다. 따라서 전시에 관련한 해박한 지식이 있고, 관람객과 탄력적으로 소통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무엇보다 그 일에 대한 애정과 긍지를 가진 이들이 도슨트로서의 자격이 있는 것이다.
올 가을 개최되는 두 곳의 비엔날레 전시실에서 도예분야 최고의 전문 도슨트를 만나게 되는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김태완 월간도예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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