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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3월호 | 칼럼/학술 ]

[문화재 돋보기 ①] 고려백자 은투각 새꽃넝쿨문 다완
  • 김대환 문화재평론가
  • 등록 2021-04-02 10:02:51
  • 수정 2024-07-05 11: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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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돋보기 ①

 

고려백자 은투각 새꽃넝쿨문 다완
글.김대환 상명대 석좌교수, 문화재 평론가

 

이 작은 찻잔은 우리나라에서 도자기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한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유물로 10세기경에 한반도의 서남부지방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바닥의 굽은 일명 해무리 굽으로 낮고 넓어서 안정감이 있고 삿갓처럼 거의 직선으로 뻗은 기벽은 두 손에 꼭 들어오게 하였다. 두꺼운 유약을 몸체에 골고루 시유했고 빙렬이 잔잔하게 나 있으며 굽바닥엔 내화토 받침 흔적이 남아있다. 그릇의 안쪽 면에는 내저원각內底圓刻이 있으며 갑발을 사용하여 한 점씩 소성한 고급 백자이다. 여기까지는 우리나라 초기 도자기 제작의 일반적인 것으로 특이할 것이 없다. 그런데 도자기의 몸통을 정교하게 투각된 은판이 감싸고 있다. 당시 세계적인 금속공예 기술을 첨단 도자기에 접목시켜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작품으로 재탄생시켜 낸 것이다.
도자공예와 금속공예의 결합이며 소박함이 미덕인 양 잘못 알려졌던 그동안의 잘못된 문화 상식을 타파하고 중국에도 없는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찻잔을 탄생시킨 것이다.얇고 넓은 은판을 부채꼴 형태로 만들고 당시 유행하던 연꽃잎과 꽃 넝쿨 속에 노니는 새를 밑그림으로 그린 후, 일정한 힘의 세기로 은판의 밑그림을 따라 정釘으로 새겨 넣고 쪼아서 공간을 따낸다. 무늬는 굽 부분과 입술 부분의 꽃잎을 종속문으로 둘렀고 몸체의 주문양은 대칭으로 올라온 두 줄기의 넝쿨이 온몸을 휘감고 있다. 그 사이사이에 17송이의 꽃과 10마리의 새를 털끝처럼 가느다란 새김 조각 기법인 모조기법毛彫技法으로 정교하게 조각하였으며 투각된 은판을 곱게 다듬고 금으로 도금하였다. 그 다음에, 아교와 같은 접착물질을 사용하여 붙였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어떻게 천년동안 거의 변함없이 붙어있게 했는지는 후손들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이 투각은판의 무늬는 남북국시대 신라에서 즐겨 사용하던 자연의 동식물문양으로 몸통인 해무리 굽 백자와 제작 시기도 일치한다.
국내에 도자기와 금속공예가 결합된 유물은 몇 점이 확인되고 대표적인 유물로는 국보 제253호로 지정된 「청자양각 연화당초 상감모란문 은테발」이 있는데 국보로 지정된 가장 큰 이유는 입술 주변에 은테를 둘렀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려왕의 행궁인 혜음원지에서 주석으로 입술 주변을 감싼 청자각접시 몇 점이 출토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파손되기 쉬운 도자기의 입술 부분에 금속 테로 감싸서 장식성보다는 실용성을 더 감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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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1년 3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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