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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월호 | 해외 ]

< 한일수교 60주년 도자 교류 프로젝트>를 회고하며
  • 김기혜 빌라더쿠 수석큐레이터
  • 등록 2025-11-28 17: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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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과 공예 사이의 시간



서울공예박물관은 2025년 한일수교 60주년을 맞아 도자 교류 프로젝트를 9월 16일부터 21일까지 진행했다. 선발된 20명의 참가자(도자작가 16 명, 연구자 4명)는 운영위원회와 함께 일본 중부 일대의 전시, 연구, 교육, 산업 기관을 방문하고 기관 관계자 및 해외 작가들과 교류를 진행했다. 행사 기간 중 참가자는 전시 관련 오사카시립동양도자박물관, 교토국립근대미술관, 기후현현대도예미술관 및 <2025 아이치트리엔날레>가 개최되는 아이치현도자미술관, 세토시신세기공예관을 방문했다. 또한 근대 일본 도자 산업의 발전을 살펴볼 수 있는 세토구라박물관, 노리다케크래프트센터, INAX라이브박물관을 찾았으며, 현재 도예가를 양성하고 있는 다지미시도 자기의장연구소Ishoken, 아이치현립예술대학, 도코나메도자기회관과도 교류를 진행했다.


세토구라박물관 전시실, 석탄가마와 함께 쇼와 초기의 검은 하늘과 흰 강 사진이 전시돼 있다.


근대, 세토의 검은 연기와 흰 강

나고야에서 세토시로 가는 길, 차창 밖은 늦여름에서 가을에 걸친 푸르른 풍경이 펼쳐졌다. 아직 여름 햇살이 뜨거운 맑은 하늘, 우거진 녹음 사이로 흐르는 강은 백 여년 전의 과거를 잊은 듯 맑았다.

세토구라박물관에는 한때 검은 연기와 흰 강으로 상징됐던 쇼와 40년대(1965-1974) 세토시 정경이 석탄가마와 함께 전시돼 있다. 세토구라박물관 관장은 도자기 공장에서 석탄 가마가 당시 대대적으로 유행해 시내 5~600여 개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씻어낸 흙들은 세토를 가로지르는 세토강으로 흘러들어 강이 희게 변할 정도였다. 이와 같은 환경문제는 업계 종사자들의 폐암의 원인이 되는 등 건강 문제를 일으켰다. 동시에 이 광경은 세토의 번영이자 성공의 상징이기도 했다. 

과거 세토 도자기 공장을 재현한 세토구라박물관 전시실에서 당시의 제작 상황을 엿볼 수 있으며, 실제 제작된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현재 세토구라박물관은 당시의 수출자기를 다시 사들여 전시하고 있는데, 한 예로 19세기 후반 가토 고스케四代 加藤五助 1839-1905가 제작한 「백자 청화 닭그림 장식 병 染付鶏図飾壺」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작품은 프랑스 세브르 화병 등 유럽 작품을 참고한 것으로 병과 받침을 개별 제작해 볼트로 접합한 것이 특징이다. 


가토 고스케 四代 加藤五助 「백자 청화 닭그림 장식 병 染付鶏図飾壺」 | 19세기 후반


나고야의 노리다케박물관은 정원이 아름다운 노리다케의 숲ノリタケの森 내 노리다케 크래프트센터 3층에 위치해있다. 전시실에는 메이지 중기부터 모리무라구미와 일본도자기가 제조 판매했던,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된 ‘올드 노리다케’가 진열돼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화려한 도안집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는 모리무라브라더스가 미국인의 취향과 유행을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뉴욕에 도안부를 설치해 현지에서 제작한 것이다. 또한 노리다케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미국 가정용 디너세트 ‘세단’ 등의 양식기를 감상할 수 있다. 


노리다케에서 최초로 미국 가정용 디너세트로 선보인 세단 Sedan, 1914년(다이쇼3)


기후현현대도예미술관에서는 《이토케이지 기도 앞으로 伊 藤慶二 祈·これから》전이 진행 중이었다. 이토케이지伊藤慶 二1935- 는 1954년 기후현립 다지미공업고등학교 도안과를, 1958년 무사시노미술학교 유화과를 졸업했다. 이후 1959 년부터 기후현 도자기 시험장에 근무하며, 촉탁직원으로 있던 도자기 디자이너 히네노 사쿠조日根野作三 1907-1983를 만나 사사받는다. 1965년 기후현 도키시의 지산도원知山陶苑에 근무했으며, 1975년 독립하여 같은 지역에 공방을 짓고 가마를 설치했다. 그의 초기 작업은 그릇의 형태에서 출발했지만, 이후의 작업은 ‘척도’를 비롯해 히로시마 등 ‘전쟁’, ‘전통’, ‘기도’ 등 다양한 주제로 확대된다.

다지미시도자기의장연구소(이하 Ishoken)는 1959년 설립 됐는데, 이토케이지가 Ishoken의 시간 강사로 재직하기도 했다(1970년 경-2000년대). 대학 혹은 기타 학교와는 다른 시립 공설의 시험 연구 기관으로서 Ishoken은 독자적인 커리큘럼을 구축했다. Ishoken은 기본적으로 2년의 연수과정으로 구성되며, 1년의 공통 실습 및 강의 과정에서 기초적인 기술과 지식을 습득한 후 실용성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 코스’와 공예적인 접근방식을 추구하는 ‘기술 코스’ 중 선택할 수 있다. 졸업생 중 다수는 도자기 제조업이나 유통업, 관련 기업에 종사하며 일부는 도예 작가로의 길을 선택해 활발히 예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토케이지 伊藤慶二 초기 그릇 작업의 예, 1980- 2000년대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5년 11월 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온라인 정기구독 포함)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로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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