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와 이천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이천시도자기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한 <제38회 이천도자기축제>가 지난 4월 25일부터 5월 6일까지 이천도자예술마을, 사기막골도예촌 일원에서 열렸다. 이번 축제는 ‘자연에서 도자기가 피어나다’라는 슬로건을 화두로 삼아 지속가능한 쓰임의 당위성에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는 지역상생 통합축제로 기획됐다. 가정에서 사용하던 플라스틱 식기류를 가져오면 도자기를 구매할 수 있는 쿠폰으로 교환해주며 방문객의 친환경적 실천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축제의 전시는 이천 도자의 우수성을 알리는 명장전을 중심으로 해외교류전, 현대작가공모전 등으로 구성되어 다양한 전시 취향을 겨냥했다. 대형돔에 마련된 전시관 중앙에 유근형, 지순택, 서광수, 김세용 등 이천시 명장 33인의 예술혼을 담은 작품을 한데 모았다. 한글을 수놓은 청자, 목단과 화문을 새긴 분청 등 ‘부귀영화’를 주제로 이천 도자의 진수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중국 경덕진, 일본 세토, 프랑스 리모주 등 이천시 자매도시의 작가들이 ‘잔’이라는 공통 주제로 선보인 해외교류전은 계단식 전시로 몰입감을 더했다. 3D 프린팅 도자기 전시 및 체험을 구성한 한국세라믹기술원전, 깨진 도자기를 활용한 친환경 업사이클링 전시 등 이천 도자의 궤적과 미래를 한 눈에 짚을 수 있었다.
예스파크의 거리에는 이천 도자 공방 2백여 곳의 부스를 설치해 방문객과 소통하여 니즈에 부합하는 작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협소한 부스 규격에도 불구하고, 소형 간판과 조명, 인테리어 소품 등을 채워 각자의 독립적인 공간으로 특색을 부각하고자 한 노력이 돋보였다. 백자, 분청 등 담소한 인상의 전통 도자는 물론, 비비드한 컬러감을 부여한 생활자기의 라인업의 비중도 높아 젊은 세대의 취향을 겨냥했다. 제품군에서는 조명, 인센스홀더, 커피드리퍼, 공깃돌 등 기존 쓰임에 대한 대중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는 참신함이 돋보였다.
광장에 조성한 체험 공간에는 명장 작품시연, 물레체험, 달항아리 페인팅 등의 도자 체험과 함께 유리공예, 가죽공예 등 타 분야의 공예도 아울러 22여 종의 체험 프로그램으로 채웠다. 대한민국 명장과 이천시 명장 한도현, 이연휴 등 22인의 도예가가 찻사발, 주병 등을 직접 빚거나 상감 무늬를 새겨 넣는 과정을 시연하며 도자 문화에 대한 기초 지식을 전하며 가족 관람객의 호응을 끌었다. 달항아리에 저마다의 소망 글귀를 적거나 개성을 표현하는 페인팅을 그릴 수 있는 페인팅 체험으로 나만의 공예 작품을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시키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천세계문화축제, 핸드드립 커피 시음, 다례체험 등의 팝업 행사로 식도락의 여흥을 제공하고, 전국 공모로 선정된 버스킹 팀의 공연으로 거리의 활기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