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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9월호 | 해외 ]

교토의 네스트
  • 편집부
  • 등록 2020-10-08 18:42:01
  • 수정 2020-10-08 18: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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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교토의 네스트
글·사진. 류제윤
자유기고가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일본의 관광도시 교토는 신사들과 절, 다양하고 신선한 볼거리가 즐비한 일본 문화의 정수가 남아있는 고도古都다. 화려한 번화가 외에도 한적하고 소담한 교토 근교에도 예스러운 정취를 엿볼 수 있다. 교토 근교에 자리한 공방 <네스트>은 시내에서 대중교통으로 1시간 정도 걸리는 니시야마西山 아래 오오하라 大原 마을에 있다. 네스트는 그 마을에서도 꽤나 인기 있는 신사와 절들에 둘러 쌓여 있다. 덕분에 관광객 중에서도 손님들이 꽤나 찾아오는 편이다. 공방 겸 카페를 운영 하고 있는 나카가미 마사코仲上雅子를 만나보았다.
오래된 가옥을 리모델링한 네스트는 작업실을 비롯해 숍과 카페로 사용중이다. 2층은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머물 수 있는 개인공간이다. 공간 전체에서 느껴지는 일본 특유의 감성과 이국적인 취향도 엿볼 수 있는데, 이는 영국 유학생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였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모래놀이나 물건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초등 학교 4학년 때 집 근처의 도예교실에서 흙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는 장래희망을 도예가라고 적을 정도로 흙 작업을 즐거워했다. 중학교 2학년에 들어서 도예선생님이 고령으로 도예교실을 정리하게되자 집에서 점토를 만지며 도예가로써의 꿈을 키워나갔다. 담임선생님의 도움으로 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해 도예를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교토예술단기대학(현 교토예술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했다. 도예 외에도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원했 던 작가는 영국 유학을 결심한다. 영국에서 드로잉과 디자인 공부를 하던 중 한 일식 레스토랑으로부터 일본 식기 제작의뢰를 받게 된다. 지인의 스튜디오를 빌려 오랜만에 흙작업을 접한 작가는, 익숙하게 움직이는 손을 보고 작업을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영국에서 만든 기물임에도 일본의 특징과 감성이 드러나는 점을 확인하고 내면에 녹아있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주목하게 된다.

일본으로 돌아와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된 작가는 이른 나이에 이혼을 겪는다. 이를 계기로 자신과 아이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 작가는 고향인 교토의 오오하라에 공방을 차리게 된다. 고향에 돌아와 공방 운영이 녹록치 않아 카페를 운영하게 됐고, 취미였던 요 리를 메뉴로 제공하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가 만든 그릇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공방도 활발히 운영되었다. ‘점심식사가 있는 도예체험’은 체험자가 완성한 그릇에 작가가 만든 오리지널 요리를 담아 제공함으로써, 체험자는 자신의 그릇이 새롭게 쓰이는 경험을 하게 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한 작가는, 산에서 내려와 농작물에 수해를 입히는 멧돼지나 사슴 고기를 마을 사냥꾼에게 제공받아 창작요리를 선보였다. 체험자는 도예를 경험하고, 요리를 통해 그릇 의 매력을 더욱 깊이 인지하게 되며, 나아가 산(환경)이 안고 있는 문제를 알게된다. 그는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 며 사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라고 전했다.
나카가미는 순도높은 백자토와 마을의 산에서 채집한 흙을 사용한다. 백자토로는 조명이나 화병을 주로 만드는 데, 백색 순도와 빛의 반사성을 높이기 위해 유약을 반죽해 흙과 섞는다. 이 점토는 유약을 바르지 않아도 자체적인 반사광도와 무유의 매트한 질감을 갖는다. 산에서 직접 채취한 흙은 불순물을 제거하고 수비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지만, 흙의 거친 질감을 조절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고. 수비한 흙은 철분 함유량이 높아 다른 흙과 섞어 내화도를 조절하며 사용한다. 거친 태토가 가진 표정을 드러내기 위해 제형 또한 거칠게 깎아내 흙의 움직임에서 작가의 표현을 빌려 ‘흙의 얼굴’을 끌어낸다. 그의 작업은 쿠로 라쿠야키라는 노천번조로 완성한다. ‘쿠로 라쿠야키’는 압강석(카모가와세키)이라는 재료를 사용한 흑색 유약을 표면에 발라 구워내는 번조기법이다. 그는 라쿠번조를 위해 ‘테고네(てごね)’라는 기법으로 성형하는데, 핀칭기법의 일종이라고 한다. 노천번조의 경우 숯을 이용해 1200도 이상까지 온도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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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0년 9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를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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