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주락경 건축환경도예가 ‘대형 도자 벽화’
총12점 중국서 제작, 서울 밀알학교 신축별관에 설치
정신지체 아동의 생명의 존중과 청아한 정신상징
‘시간과 공간의 창상’
음악공연때 음향조화 최적화 음악홀 양벽에 세계최초 설치
가로 16m 세로6m 흙 40여톤 안료 10여톤 소요된 대형도자벽화
‘생명의 빛’
꽃 형상화 한듯 540개 도자 조각, 가로 17.12m 높이 6m
도판조각 백색무광유약, 흑 백 회색의 톤 생명의 빛 어울려
중국 경덕진에서 활동중인 건축환경도예가 주락경(朱樂耕, 50세)씨의 대규모 도자벽화작품이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정신지체아동 교육기관 ‘밀알학교’의 신축 별관에 설치되고 있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밀알학교의 신축 완공일인 오는 11월 2일에 맞춰 설치되고 있는 도자벽화는 총 12점으로 10월 18일 현재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설치되는 모든 작품은 밀알학교 측의 지원으로 도예가 주락경씨가 중국 현지에서 지난해 2월부터 제작했다. 부분조각으로 완성된 도자벽화는 주씨와 함께 올 9월부터 배편에 실려 들어와 벽면에 설치되기 시작했다. 설치되고 있는 작품은 음악홀 내부에 있는 대형도자벽화작품 ‘시간과 공간의 창상(暢想)’과 음악당 바깥 벽면의 작품 ‘생명의 빛’, 이밖에 소형 도자벽화 10점이다.
음악홀 내부에 설치되는 대형도자벽화 작품인 ‘시간과 공간의 창상’은 음악 공연시 음향의 반사효과를 최적화 할 수 있도록 한양대 음향학 연구팀과 도예가 주락경씨가 공동으로 설계, 제작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수 차례의 음향 울림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로 각기 다른 높낮이의 사각기둥을 구성해 음향의 흐름과 반사효과를 최적화 한 것으로 전체 크기가 가로 16m, 세로 6m인 도벽이 홀 양쪽 벽면에 설치돼 작업에 투입된 흙이 40여톤, 안료가 10여톤에 이르는 대형도자벽화작품이다.<사진1>
밀알학교측은 이 작품에 대해 “도자기를 이용해 음악공연장의 벽면을 시공한 것은 세계최초”라고 한다. 한양대 음향학팀은 도자벽면으로 만들어진 이 음악홀의 음향연구 결과를 시뮬레이션화해 지난해 영국에서 열린 세계음향학술대회에 발표하기도 했다. 벽면에 설치된 도자기는 각기 다른 높이의 사각기둥으로 공명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장 윗판을 두껍게 제작하고 음향의 퍼짐을 위해 곡선으로 처리했다. 또한 다양하지만 차분한 색의 안료를 사용해 은은하고 차분한 음악홀 조명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씨는 이 작품에 관해 “음악의 시간적 개념과 도자의 공간적 개념을 마음것 상상(창상, 暢想)한다란 의미로 표현한 것이다. 벽화와 벽화 사이를 나누고 있는 몇 개의 건물기둥을 이용해 병풍을 이미지화 했다. 또한 학교의 특성상 정신지체 아동들의 청아한 정신을 상징하기 위해 숭고함이 내재한 듯한 편안하고 차분한 색상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음악홀 바깥 벽면에 설치된 작품 ‘생명의 빛’은 꽃을 형상화 한 듯한 540개의 도벽조각이 사용된 것으로 가로 17.12m 높이 6m의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대형도자벽화작품이다.
다양한 형태와 크기로 제작된 도판조각에 백색무광유약으로 시유해 설치됐다. 전정에서 비춰지는 조명에 의해 높낮이가 다른 도벽조각의 음영의 효과가 잘 나타나 흑, 백, 회색 톤이 잘 어우러져 ‘생명의 빛’이라는 제목과 잘 어울린다.<사진2> 주씨는 이 작품에 관해 “도자벽화와 건축물 그리고 인간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인간 생명 존중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1∼3m 크기의 소형벽화 10점은 건물 내 계단과 복도 곳곳에 설치돼 건물 전체가 미술관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사진3> 이번 작품설치는 국내 최고시설 수준을 자랑하는 정신장애아교육기관인 밀알학교(교장 권정순)에서 신축중인 별관의 내부장식을 위해 2년간 약 4억8천만원(40만불)을 투자한 사업이다. 사업에 참여하게된 중국 도예가 주락경씨는 밀알학교와 지난 97년부터 연을 맺어왔다. 밀알학교 측의 한 관계자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우연히 주씨의 작품전시회를 관람하고 그의 작품을 밀알학교 측에서 구입, 소장하게된 것이 인연이 됐다.
이후 주씨는 지난 99년 9월 원광대 초청 ‘한국, 중국, 인도의 예술전’에 참가하고 밀알 미술관에서 ‘도자예술’이란 주제의 강연도 했다. 주락경씨는 52년 중국 경덕진 출생으로 85년 경덕진 도예대학에서 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도예대학 교수로 재직했다. 또한 중국내에서 열리는 주요 도예공모전인 ‘도자미술백화상’과 ‘전국예술자기 비교평가전’ 등에서 수차례 1등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저서로는 ‘주락경 도예예술’이 있다. 김태완 기자 anthos@hitel.net <작품설치장소> 주소 :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713 밀알학교 전화 : 02-3412-1133 <사진1> 좥시간과 공간의 창상좦 음악홀 벽면에 설치된 대형작품 <사진2> 좥생명의 빛좦 음악홀 바깥 벽면에 설치된 대형작품 <사진3> 복도에 설치된 소형도자벽화 중국인 도예가 주락경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