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지역에서 전쟁기념관 입구로 이어지는, 사람들이 잘 지나다니지 않을 법한 한적한 길가. 삼각지역 11번 출구 앞에 위치한 카페 ph5 COFFEE는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해 보이는 개인 커피숍이다. 일견 평범해 보이는 이 공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입구에서부터 진열된 아기자기한 커피잔들이다. 안쪽에는 요즘 보기 드문 클래식한 디자인의 찻잔들이 매장 곳곳에 가득하다. 곳곳에 놓인 앤티크 소품들과 가구들이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ph5 COFFEE에서 언제 들러도 한결같이 미소를 띠고 손님을 맞이하는 김지원 큐그레이더Q-grader를 만났다.
Interview
김지원 큐그레이더Q-grader, ph5 COFFEE 대표
Q. 카페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지원(이하 김) ph5 COFFEE는 앤티크 및 빈티지 소품을 콘셉트로 하는 카페입니다. 개인 또는 기업 커피숍이 워낙 많다보니 카페를 운영하면서 차별화 된 콘셉트를 고민하다 소품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단순히 예쁜 소품이 아니라 희소하면서도 독특한 소품을 찾다 앤티크·빈티지 도자기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직접 커피를 만드는 일을 하니까 특히 커피잔에 관심이 많아지더라고요. 커피 및 음료에 어울리는 잔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이제는 생산이 되지 않고 구하기 어려운 커피잔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매장을 함께 운영하게 됐습니다.
Q. 카페 인테리어가 굉장히 독특합니다. 다른 인테리어 소품들도 앤티크·빈티지를 사용하시는 편인가요?
김 네. 별도로 인테리어를 맡겨서 한 것은 아니고 제가 직접 소품들을 고르고 디스플레이 했습니다. 인테리어 비용을 생산적으로 활용하고 싶었고, 손님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아기자기하고 유니크한 소품을 모으고 싶었어요. 커피숍은 인테리어 비용 및 커피머신, 집기 등 투자비용이 꽤 많이 필요한 업종이긴 합니다. 이 중 커피머신이나 집기 등은 고정된 지출이지만 인테리어는 기본적인 틀이 있으면 바꿔나갈 수가 있거든요. 공간의 컨셉에 맞게 앤티크·빈티지 소품을 직접 장식하고, 판매에 따라 새로 구입하고 교체하고 있습니다.
Q. 카페에 있는 커피잔은 총 몇 점정도인지, 어떤 도자기 브랜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 현재 약 300조 정도 있습니다. 유럽은 독일·영국·프랑스 브랜드 잔이 있고 일본 브랜드 잔이 많습니다. 앤티크·빈티지 잔에 대한 수집을 시작하면서 관련 강의와 웹 사이트 등을 통해 도자기와 브랜드에 관해 공부하기도 했어요. 가령 노리다케ノリタケ, Noritake는 컬렉션 북Collection Book이 있는데, 잔 바닥의 백마크를 보면 어느 시기에 제작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잔마다 이름이 있는 경우도 있고 생산량이나 넘버가 적힌 경우도 있고요.
일본 현지에서는 나루미ナルミ, Narumi도 노리다케만큼이나 역사가 깊고 인지도 있는 브랜드입니다. 나루미의 잔 세트는 보통 잔에 약간 굽이 있고 잔을 받치는 소서가 평평한 것이 특징입니다. 원래 소서는 접시 안쪽이 살짝 파여 있어야 되는데 동아시아 쪽에서는 다도茶道 문화에서 소서를 잘 쓰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제작된 것 같습니다. 반대로 유럽은 잔과 소서를 함께 놓고 디저트 접시Dessert Plate를 따로 두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한 세트가 트리오Trio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편적인 구성입니다.
Q. 추천할만한 커피잔을 소개해주세요.
김 빈티지다 보니 같은 모델이 자주 들어오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모델이나 패턴이 예쁜 잔을 몇 개 보여드릴게요. 이 노리다케 커피잔은 장미와 격자 패턴으로 디자인되었는데 웨딩기념으로 만든 잔이에요. 접시 바닥에 웨딩몰이라고 적혀있는데 이렇게 디자인 컨셉이나 주제를 바탕으로 한 이름이 적힌 제품도 있습니다. 기형은 요즘으로 치면 노리다케 중 하나사라사와 비슷한 느낌이에요.
요시노 라인도 노리다케의 커피잔 중 하나인데 바닥에 요시노라는 이름이 적혀있어요. 이 패턴은 동양풍의 꽃무늬 장식이 많고 화려한 색조가 특징이에요. 잔 안쪽까지 꽃 프린팅이 된 경우도 있는데 바닥에 꽃그림이 있는 찻잔에 차를 부으면 꽃이 떠오르는 느낌이 들죠. 1981년에 만들어졌어요. 이 푸른 장미잔은 노리다케 중에서도 니토로얄이라는 이름이 적혀있는데 이 이름이 표기된 것은 1971년, 1973년, 1976년이에요.
또 노리다케가 잠깐 미국에 넘어간 시기도 있는데 그때 만들어진 잔은 패턴이 달라요. 미국 빈티지 같은 느낌이 납니다. 몇몇 잔은 카페에서 직접 커피를 서빙할 때 사용하고 있는데 이 잔이 그 중 하나에요.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5월호를 참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