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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월호 | 해외 ]

도자기를 향한 집착의 끝 독일 도자기 여행
  • 편집부
  • 등록 2018-01-02 17:19:38
  • 수정 2018-01-02 17: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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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제 시기의 중국 도자기

 

아우구스투스 2세의 컬렉션
 

 1709년, 드레스덴의 북쪽 작은 소도시의 작은 성에서는 오랜 시간의 기다림을 뚫고 격렬한 환호성이 널리 퍼졌다. 그 환호성의 주인공은 유럽 최초의 자기 생산에 성공한 강건왕 아우구스투스 2세Augustus Ⅱ the Strong와 연금술사 뵈트거Johann Friedrich Böttger였다. 이 순간을 위해 이들은 성 밖을 나가지도 못한 채로 기나긴 인고의 세월을 거쳐야 했다. 이 도전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기, 중국과 일본의 도자기에 미쳐있었던 아우구스투스 2세의 수집욕은 대단했는데, 1미터의 화병을 얻기 위해 자신의 기마병과 바꿀 정도였다. 이렇게 30년간 그가 모았던 도자기는 3만 5천여 점에 달한다.

 
왕의 도자기 사랑은 사 모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반투명의 하얗고 튼튼한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내겠다는 열망으로 불타올랐다. 도자기를 얻기 위해서는 2-3년의 긴 항해와 높은 금액을 감당해야 했기 때문에 효율성 측면에서도 개발하는 편이 훨씬 이득이었다. 또한 자기를 직접 생산했을 때 유럽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전망 또한 이런 욕구를 부채질했다. 당시 유럽에서 도자기는 금이나 유명 화가의 그림처럼 높은 가치로 인정받아 화이트골드라고 불릴 정도였다. 이는 중국·일본의 자기를 모방한 델프트 블루처럼 파이앙스 도기의 생산으로 이어졌지만, 한 번도 단단한 자기의 생산이 직접 가능했던 적은 없었다.

 

 그러나 아우구스투스 2세의 강렬한 의지와 넉넉한 투자, 오랜 시간에 걸친 뵈트거의 연구는 결국 유럽 전체를 흔들어 놓을 ‘마이센’ 자기를 탄생시켰다. 뵈트거는 고령토의 성분과 점토를 발견, 1710년에는 마이센 도자 제작소를 설립했다. 제작소 초기에는 왕이 심취해 있었던 일본 가키에몬 스타일의 모방품이나 중국 도자기에 많이 등장하는 용 디자인을 많이 생산했으나 점차 마이센만의 독창성을 찾아갔다. 1722년부터는 작센 선제후국 문장인 쌍칼을 새겨 생산지 표시를 공고히 하고자 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왕의 소망처럼 바로 수익이 창출되지는 못했으나, 왕의 사후인 1730년대에 이르러서는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

 

츠빙거 궁전 도자기박물관

 츠빙거 궁전Dresdener Zwinger은 유럽에서 가장 많은 동양 도자기를 수집한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는 2만여 점의 도자기가 제 2차 세계대전의 위기 속에서도 대부분 잘 보존되어 궁전 안의 도자기 박물관porzellansammlung에 남아있다. 이들 도자기는 본래 드레스덴의 일본 궁전에 보관되어 있었다가 요하네움Johanneum을 거쳐 1962년에 들어서야 현재 장소로 옮겨졌다. 현재 전시되어 있는 도자기는 그 중 일부인 2000여 점 정도지만 반나절도 충분히 보낼 수 있을 정도로 다채로운 컬렉션을 자랑한다.

 

마이센 도자 제작소

 츠빙거 궁전의 도자기박물관에서 동양 도자기 수집품과 초창기 마이센도자기의 변화과정을 살펴보았다면 드레스덴에서 조금 떨어진 마이센에서는 실제 마이센 도자 제작소Porzellan-Manufaktur Meissen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볼 수 있다. 18세기부터 발전을 거듭해온 마이센 도자기는 현재도 여전히 사랑 받는 도자기를 제작하는 독보적인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마이센 자체는 작고 소박한 도시로 도자 제작소가 과연 있을까 싶은 곳이지만, 커다란 작센 마크가 비교적 큰 건물 곳곳에 장식되어 방문객들을 반긴다.

 

독일의 또다른 도자기, 로젠탈Rosenthal

 북부 지역에 마이센이 있다면 남부의 작은 도시 젤브Selb에는 색다른 매력의 로젠탈을 찾아볼 수 있다. 로젠탈은 마이센보다는 훨씬 뒤인 1879년, 필립 로젠탈Philip Rosenthal에 의해 설립된 도자기 회사이다.
도자기 소매상의 아들로 태어난 로젠탈은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카우보이, 우편물 배달원, 심부름꾼을 전전하다가 디트로이트 도자기 수입회사 MD까지 다양한 경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는 특유의 사업가 기질과 자신만만한 성격을 바탕으로 프랑스 도자기를 표방한 ‘신 로코코Neo-Rococo’ 스타일 도자기 제작을 시작한 뒤 모던함에서 전통적인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자기를 생산해내며 적극적으로 회사를 성장시켜나갔다. 특히 1910년부터는 장식적인 도자기 그릇과 인형을 전담하는 특별한 부서를 만들고 로얄 코펜하겐에서 영입한 디자이너를 그 수장으로 임명하는 등 혁신적인 운영을 이어나갔다.

 

쾰른의 응용예술박물관

 쾰른하면 600년간 지어진 성당 혹은 음악 유학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쾰른은 현대 미술관부터 응용 예술 박물관까지 다양하고 알찬 예술 컬렉션을 자랑하는 박물관이 다수 위치한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독일 서남부 지역에서 머무를 예정이라면 맥주 투어도 할 겸 충분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쾰른의 응용예술박물관Museum für Angewandte Kunst Cologne은 보석, 도자기, 가구, 무기 등의 다양한 공예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쾰른 대성당과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여 찾아가기 쉽다. 파이앙스 도자기부터 이슬람 도자기, 동양의 도자기를 모방한 도자기, 자기 기술이 들어온 후의 작품까지 유럽 도자기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 공예 발전의 흐름을 다각도에서 파악할 수 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10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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