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 프린트 A to Z ②
전사의 역사Ⅱ
김선애 도예가
청화백자, 영국 컬리 공장Caughley Factory, 하회전사, 18세기 말, 영국 콜포트 박물관
How?
하회 전사Hot Press Printing - Underglaze Print
영국에서 19세기부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국민 아이템’이기에 영국인이라면 누구나 할머니 댁 부엌에서 한 번씩은 보았음직한 도자기가 있다. ‘청화백자Blue and White Porcelain’라고 통용되는 영국 전통 도자기다.
하회 전사로 만들어진 청화 그릇이 영국에서 폭넓게 사랑받은 이유 중 하나는 저렴했던 가격도 있었지만, 상회 전사로 장식된 기물보다 훨씬 더 중국 청화백자와 비슷한 느낌을 지녔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된다. 유약 밑에 자리 잡은 진한 코발트 그림이 마치 중국 청화를 연상시켰을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그림의 주제가 있었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보기에 그림은 퓨전에 가까운 느낌이다. 동서양의 스타일이 함께 담겨 중국의 붓 터치와 유럽의 페인팅 감성이 섞여 있다.1)
열 전사 방법은 본래 상회 전사에 먼저 사용됐다. 하회 전사가 대부분 열전사로 분류되는 이유는 제조과정에서 달궈진 뜨거운 동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회 전사 잉크는 오일과 가루를 이용해 색을 섞기 때문에 상온에서는 잘 굳어지는 잉크에 열을 가해 동판에 더 잘 스며들게 만드는 원리다.
코발트를 이용한 청화 하회 전사Underglaze Blue는 1757년경 우스터 자기 공장Worcester Porcelain Factory에서 코발트가루를 효율적으로 안정화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 이전에는 코발트의 특성 때문에 유약을 만나서 재벌에 들어갔을 때 이미지가 흘러내리는 경우가 많았다.2)
동판을 이용한 하회 전사 방법을 자세히 알아보자. 크게 시기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평평한 동판을 사용하여 전사하는 방법, 실린더 롤러를 사용하는 기술 그리고 Murray Curvex 기계를 사용하는 전사로 분류된다.
1. 평평한 동판을 사용하는 방법
Stage 1. 동판 준비
가장 먼저 필요한 작업은 동판 표면에 디자인을 새기는 일이다. 뾰족한 도구Burin로 동판을 산화시켜 자국을 깊게 만드는 일도 동반된다.
Stage 2. 티슈페이퍼에 동판 이미지 인쇄하기
열판에 이미지가 새겨진 동판을 올려놓고 잉크를 섞어서 그림 속에 스며들게 한다. 이때 열 때문에 오일이 섞인 코발트 등의 잉크가 잘 흐르게 되어 판에 골고루 스며들게 할 수 있다. 잉크를 동판 전체에 넓게 펴 바른 후 잘 닦아서 그림에만 잉크가 스며들게 한다. 젖은 티슈페이퍼를 동판 위에 놓고 프레스기로 찍어서 인쇄한다.
Stage 3. 기물에 이미지 전사하기
인쇄된 티슈페이퍼를 조심스럽게 동판에서 떼 기물의 디자인에 맞게 자른다. 인쇄된 쪽이 기물 표면 쪽으로 향하게 놓고, 카리 비누와 물을 이용해서 두드려서 이미지를 기물에 안착시킨다. 이미지가 전사되면 티슈페이퍼를 제거해준다.
Stage 4. 시유와 번조
이미지는 오일을 섞어서 만든 잉크로 전사했기 때문에 1000도 정도에서 한 번 더 번조한 후 시유한다. 재벌 온도에서 다시 한 번 더 번조하면 완성이다.
2. 실린더 모양의 롤러를 사용하는 방법
1830년대부터 평평한 동판copperplate은 점차 ‘롤러 프린팅roller-printing’으로 대체됐다. 패턴이 새겨진 실린더 모양의 동판에 티슈페이퍼를 넣고 돌려서 인쇄하면 계속 이미지가 찍혀 나오는 원리이다. 그래서 다른 방법보다는 훨씬 빠르고 효과적으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1920년대부터는 동판 롤러가 크롬으로 대체된다.3) 지금도 영국의 벌리Burleigh 공장에 가면 실린더 롤러에서 나오는 패턴으로 하회 전사를 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월간도예 2014년 10월호 참고)
# 일부 내용과 이미지는 생략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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