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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의 도자기 기행
  • 편집부
  • 등록 2013-03-06 12:09:11
  • 수정 2013-03-06 1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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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의 도자기 기행 _ 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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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영 도예가

 

라벤터 꽃이 온 세상을 보라 빛으로 물들이고 하늘은 높고 햇살이 유난히 강한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으로 도예탐방을 나선 필자는 이 지역의 자연적인 아름다움과 함께 이곳을 자연을 담은 도자기 작가들의 흔적을 찾아 다녔다.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에 2주 정도 머물면서 여러 지역을 탐방했고 다양한 현대도예의 흐름을 볼 수 있었다. 같은 프로방스 지역에도 도시, 마을, 등 지역에 따라 사용하는 점토, 작품 표현 등이 달랐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어느 곳에 가든 도예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이 특별했다.

 

 

프로방스의 루베론the Luberon 지역의 도자기 산업

필지가 탐방한 프로방스의 루베론the Luberon 지역은 서쪽으로부터 동쪽으로 루베론 산Little Luberon, 큰 루베론 산Big Luberon 그리고 오리엔탈 루베론 산Oriental Luberon 세 개의 산맥으로 둘러쳐진 지역이다. 최고 고도 1,256m, 면적은 600km² 정도로 자연이 아름답고 토지가 기름져 각종 농경과 와인산업이 발달되어 있는 지역으로 이지역의 농작물들은 유럽 전 지역에 공급된다. 주요 생산물은 포도, 올리브, 야채와 과일이다. 기름진 땅으로 발달된 농업 못지않게 도자기에 적합한 흙으로 많은 도예가들이 이 지역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다.

국립공원인 루베론의 산맥은 라벤터와 삼나무로 유명하여 어디를 가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이 지역의 아름다움 때문에 폴 세잔느, 파블로 피카소, 마크 샤갈과 같은 화가들이 이곳에 거주했고 많은 도예가들은 이 지역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었다.

프랑스 남부 지역은 주로 저온의 테라코타(terracotta) 점토를 이용하여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데 프로방스의 흙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저온의 테라코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지역의 도자기는 마르세유가 항구도시로 자리를 잡게 되면서 BC 600년 그리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스페인과 이탈리아와의 무역 통하여서도 상호영향을 주고받았다. 따라서 이지역의 도자기는 지중해적인 특징을 나타내고 있으며 13세기부터는 아비뇽에 거주하던 교왕을 위한 타일제작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생캉탕Saint Quentin에서 열리는 유럽 도자기 페스티벌Festival Europeen des Arts Ceramiques

아비뇽에서 45km정도 떨어진 생캉탕Saint Quentin은 13세기부터 교왕을 위한 도자기와 타일을 제작했던 마을로 남부 프랑스의 도자기로 유명한 곳이다. 1970년까지 활발하였던 전통적인 공방들이 위기를 맞게 되기도 하였으나 1980년대 들어서 이지역의 도자전통을 복원하고자하는 정부의 노력으로 다시 활기를 되찾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명실상부한 현대도자기의 중심지로 도시 전체가 작고 큰 공방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필자가 생캉탕을 방문했을 때는 매년 열리고 있는 유럽도자기 페스티벌Festival Européen des Arts Céramiques이 개최되고 있었다. 이 행사는 도자기로 이름난 도시 생캉탕의 문화적인 부응을 위해 1984년대부터 열려 왔는데 특이한 점은 그곳에 있는 장소특수성site-specific을 중요시하여 참여 작가들의 작업공간인 건물과 내부적인 공간이 작품과 조화를 이루는데 초점을 맞추어 매년 개최되고 있다. 행사는 7월19일부터 22일까지 4일 동안 이루어졌으며 이 지역의 개인 집, 창고, 공방, 교회 등 거주공간부터 작업하는 공간까지 도시 전체를 전시장으로 바꾸어 참여 작가의 작품과 하나가 되어 전시가 이루어진다는 부분이다. 매년 20명의 작가들을 선정하여 그 지역 미술관, 갤러리 등에서 동시에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그밖에 행사 기간 동안 워크숍과 어린이를 위한 예술 체험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다. 이 페스티벌의 기본 컨셉은 도자기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여행 ‘Parcours Céramique, Terralha´라는 명칭으로 생캉탕 전도시를 전시장으로 변화시킨다. 개념부터 전시를 개획한 방법들이 특별하고 공간의 다양성 때문에 어떤 작품들은 보다 좋게 보이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 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올해 참여 작가들 중 영국 카디프에서 공부하고 그곳에서 작업을 하는 한국인 김진의 작가도 있었다. 그 외에 오스트리아,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전역에서 참여했다. 작품도 설치 작품부터 실용도자기, 조형적인 작품 등 다양한 종류의 작품이 출품되었다. 그 중 필자의 시선을 끈 작가는 프랑스와스 갈리싸레François Gallissaires 였다. 1938년 출생인 이 작가는 조형성과 실용성을 고려하면서도 작품성을 살리고 있었다. 작품에 고래의 뼈나 대나무 등의 자연의 부산물을 이용하여 하나의 장식적인 특징을 더 하고 있었다. 얼핏 일체의 조각처럼 보이지만 부분적으로는 분해되어 실용성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자벨 도블라스 쿠토드Isabelle Doblas-Coutaud의 작품도 흥미로웠다. 인체를 표현하는 이 작가는 마치 사람의 피부를 잘라서 독특한 조형적인 해석으로 조형하는 것 같았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점토 표면에 광을 내고 자연적인 점토의 색채에 독특한 형태로 변형된 작업이 특별했다.

 

 

샌드린 토넬리에Sandrine Tonnelier 작품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건축적인 요소를 작품에 반영하여 독특한 양식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표면 장식은 기하학적인 건축적 특성을 갖고 있지만 전체적인 형태는 유기적인 형태를 나타내고 있었다. 마치 기하학적인 표면 장식들이 도자기라는 재료를 둘러싸고 감추고 있는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유리처럼 보이기도 하고 금속재질로 보이기도 했다.

 

 

생카낙Saint Cannat의 거리에서 열리는 도자기 마켓

 

이 지역의 또 다른 특성은 도자기 판매를 위한 마켓, 측 판매를 위한 페어, 마르쉐 드 포티에르Marches de Potiers이다. 프로방스의 인구는 계절에 따라 변동이 있다. 여름철은 다른 유럽국가들에서 또는 전 세계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 인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예가의 작품 판매도 이시기인 6월부터 8월에 집중되어 있다. 이시기에는 프로방스 전역과 그 인근 지역을 순회하며 도자기 마켓이 형성된다. 비상설로 열리는 도자기 마켓이라고 해서 상업적인 도자기라고 차짓 오해 할 수 있는데 상업적인 마켓개념의 도자기 판매가 아니라 전업 작가들이 협회나 단체를 구성하여 단위별로 개최하는 전시 겸 판매 부스라고 보면 된다. 필자가 방문했을 당시는 생카낙Saint Cannat이라는 마을에서 도자기 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다양한 작품들이 잘 꾸며진 부스에서 가로수를 따라 1km정도 줄지어 자리 잡고 있었다. 실용적인 도자기서부터 조형적인 조각 작품들 그리고 장신구로 만들어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놀라운 것은 이곳을 찾은 일반인들이었다. 이곳 사람들을 연간 발행되는 도자기 마켓 시간표 참고로 하여 일부러 이와 같은 마켓을 찾아다닌다는 점이었다. 그만큼 수요가 있고 운영하는 단체들이 체계적으로 진행과 홍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들 중에는 일반인들에게 꽤 이름이 나있는 작가도 있었고 구매자가 미리 전화로 작품을 예약해 놓고 찾아가는 사람도 볼 수 있었다. 그곳의 작가들은 실수요자들과 긴밀한 호흡을 나누고 있었으며 거리에서의 격의 없는 만남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프로방스 방문을 통하여 그들의 고객과 소통하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고, 그들이 만들어낸 공동체가 얼마나 작가들에게는 효과적이고 유용한가 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에는 2개 정도의 도자기 협회가 있고 프랑스 전역을 운영하는 단체를 합하면 4개 정도의 단체가 있다. 이들은 정보 교류와 전시 및 도자기 페스티벌과 페어를 위하여 서로를 잘 활용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필자와 그곳 작가들의 만남, 그리고 도자기 마켓과 특정지역을 안내해주었고 아낌없이 공유하고 가르쳐 준 것에 대하여 크리스틴 데니엘과 그의 남편 장 이브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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